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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꽃길...꽃송이가 수만 마리 나비 되어 훨훨 날아
황구지천 벚꽃 오솔길을 걸었어요.
2020-04-09 12:10:43최종 업데이트 : 2020-04-10 11:49: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사계절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 흙길이 깔린 황구지천 오솔길이다. 봄에는 벚꽃터널이 형성되어 마음까지 환하게 비춰주는 곳이다. 늘 찾던 곳인데 그동안 카톡이나 문자로 벚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만족하고 말았다.

지난8일 점심때쯤 혼잡하지 않을 시간대를 선택해 황구지천 오솔길을 찾았다. 오현초등학교 담장과 황구지천을 두고 형성된 벚꽃 오솔길 사이로 하나 둘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아이들 셋을 데리고 나선 아이엄마가 내 앞서 가고 있다. "애들아, 이게 벚꽃이야 예쁘지? 여기서 예쁜 사진 찍고 가자, 알았지?"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아이들은 손에 든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느라 바쁘다.

거대한 벚꽃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아치형으로 높다랗고 풍성한 꽃 대궐이 펼쳐져 자연스럽게 감탄과 포즈를 취하게 만드는 곳이다. 등산복 차림으로 이곳을 찾거나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봄 아가씨들이 꽃길을 걷는다. 북적이지 않고 한산함이 느껴지는 곳이라 사람들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나도 같은 마음이 들었으니 말이다.
 
오현초등학교 담장과 황구지천 사이로난 벚꽃 터널은 한적하고 걷기에도 좋은 흙길이다.

오현초등학교 담장과 황구지천 사이로난 벚꽃 터널은 한적하고 걷기에도 좋은 흙길이다.


"아, 우리 예전에는 아카시아 꽃도 참 많이 따 먹었는데, 벚꽃을 보니 그 일이 생각난다." 조심스럽게 늘어진 벚꽃가지를 만지작거리며 옛 추억에 젖는 상춘객도 보인다. 흙길을 사뿐히 밟으면서 걷다보니 벚꽃나무 사이사이로 작은 텃밭에서 새싹이 움튼 모습도 볼 수 있고, 논도 매실 밭도 보인다. 도심 속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한적함이 이곳 오솔길의 매력이다.

걷다보니 '오목천동 허수아비 전시관'이란 팻말이 보인다. 길게 컨테이너 박스로 연결된 곳 한쪽 창으로 다양한 허수아비가 보인다. 해마다 오목천공원에서 허수아비 축제가 열렸었는데 행사 때 사용했거나 전시한 허수아비를 보관하고 체험적으로 활용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벚꽃 오솔길의 경관을 즐기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벚꽃 오솔길의 경관을 즐기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아주 오래된 다리 아래 터널은 늘 어둑어둑했는데 어느 순간 새 옷을 입었다. '언제나 꽃길' 문구와 함께 주변 벽에는 온통 꽃그림이다. 산뜻하게 변모한 모습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밝음을 선사해준 것 같아 작은 변신이 고맙다.

중간쯤 갔을까?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경치가 제일 예뻐서 몰려있는 걸까 싶어 궁금함이 들었다. 빙 둘러진 무리사이로 촬영장비가 높다랗게 세워져 있고, 감독과 배우 연출자들이 촬영을 하는 현장이었다.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로 벚꽃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촬영을 마치고 신속하게 움직여 철수하는 모습도 보인다.

바람이 많은 날이었다. 꽃송이가 수만 마리의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장면이 수시로 연출된다. 오늘은 이곳에서 바람이 한 몫 해준다. 어디서든지 누구나 주인공이 된 듯 별다른 연출이 필요치 않아 보인다.

황구지천 벚꽃 오솔길에는 쉴 수 있는 벤치가 많아 노약자들이 이용하기 편하다. 인상적인 것은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을 위해 벤치 두 군데마다 한곳에 손세정제가 비치되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동참하기를 부탁하는 현수막과 지켜야할 것들을 알려주는 안내도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소'도 한 곳 설치되어 이곳에서는 손소독제와 예방수칙 안내장이 있어 이용객들에게 간혹 당부를 부탁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힘든 순간은 저 겨울바람처럼 모두 지나갈 거예요.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고 건강하고 활기찬 봄이 오길 함께 마음을 모아 응원합니다.' 라는 문구를 게시해 놓았다. 이곳 벚꽃 오솔길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다시 한 번 경각심과 안심할 수 있을 때까지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현수막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과 예방수칙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현수막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과 예방수칙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바로 쓰레기 처리다. 마스크가 길거리에 버려져 있고, 꽃이 심겨질 화분상자에는 먹고 버린 음료수 쓰레기가 자리를 잡았다.

조용하던 곳에 갑자기 소방차 싸이렌 소리가 요란해 사람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오솔길 너머 밭 매립지에서 까만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가까이 가보지 못했지만 건조한 날씨와 바람이 부는 탓에 누군가 던진 담배 불씨가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주변사람들의 추측이다. 건조한 날씨에 정말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이 화기다. 특히 야외에 나와서는 쓰레기와 작은 불씨에도 민감하고 뒤처리를 제대로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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