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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반딧불, 안전귀가 가로등길
조경효과와 방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곡선동
2020-05-08 10:24:23최종 업데이트 : 2020-05-08 10:24:15 작성자 : 시민기자   양서린

오후 3시에 걷는 곡선동의 안심귀갓길. 한 낮에는 조경효과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오후 3시에 걷는 곡선동의 안심귀갓길. 한 낮에는 조경효과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지난 3월, 수원시는 수원천 세천교에서 공군부대까지의 산책로마다 가로등과 CCTV 등의 설치로 안전문제를 꾀했다. 기본적인 환경 정비와 보행 환경의 안전을 위해, 4월 말부터 교량도색, 야간조명설치, CCTV 설치, 산책로 계단 정비 등 대대적인 공사가 들어간다.

  이번 공사 이전에 이미 곡선동을 중심으로 시도된 바가 있다. '곡반정어린이 공원' 앞에는 안전부스 및 폴리스박스가 개소되어 운영 중이며, 곡선동의 안전한 환경 조성과 순찰강화를 위한 거점 근무지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안전취약지역에 범죄예방환경디자인(셉테드 CPTED :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를 적용하여 테마거리를 조성했다.


  CPTED란, 1961년 미국 사회운동가 제인 제이콥스에 의해 시작된 용어이며 지역 환경을 인위적으로 변화시켜 범죄율을 낮추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즉, 범죄자 및 피해자, 환경조건의 취약함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어 도시환경설계를 통한 범죄 예방 기법을 말한다.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는 이미 도시건축 단계에서 이런 디자인을 채택하여 진행하고, 완공 시에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04년 국내 최초로 부천시에서 CPTED 시범사업을 운영하여 효과가 알려졌으며, 2014년 부산의 '김길태 성범죄 사건' 이후에 부산지방경찰청 및 부산지방경찰청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저녁 9시의 곡선동 안심귀갓길. 가로등과 조경등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저녁 9시의 곡선동 안심귀갓길. 가로등과 조경등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저녁 9시의 곡선동 안심귀갓길. 가로등과 조경등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튤립 속 빛나는 조경등 사이 흙바닥에는 담배꽁초나 쓰레기같은 오물이 보이지 않았다.


  곡선동에 CPTED 환경 조성 전에는 누군가 벤치에 앉아 있으면 고개를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려 했다. 혹은 취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화단이 많이 더럽혀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제는 확 바뀐 거리를 걸으면서, 오히려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경우가 적어졌고 더이상 취객이 앉아있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겨우 내 공사를 진행하던 끝에, 조경효과와 방범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곡선동의 노력이 돋보인다.

  3월 중에는 개선된 거리를 중심으로 점차 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거리 분위기를 더 환하게 해주고 있다. 낮에는 형형색색의 튤립이 봄바람에 흔들리며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저녁에는 조명의 빛에 꽃잎이 비춰지며 또다른 볼거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저녁 9시의 곡선동 안심귀갓길. 가로등과 조경등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저녁 9시의 곡선동 안심귀갓길. 가로등과 조경등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CPTED의 효과로 인해 쓰레기나 담배꽁초 등을 함부로 투척하는 사례가 줄어들었다. 시민들은 바닥에 비춰진 글귀를 사진 찍으며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CPTED의 효과로 인해 쓰레기나 담배꽁초 등을 함부로 투척하는 사례가 줄어들었다.
시민들은 바닥에 비춰진 글귀를 사진 찍으며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바닥으로 내리쬐는 가로등의 조명은 아름다운 글귀로,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부드럽게 순화시켜준다. 기자가 글귀를 찍는 동안 지나가던 주민들이 글귀를 사진 찍어가거나, 잠시 멈춰서서 감상에 빠지기도 했다.

  서울시에서는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안심도가 56.5% 증가하고, 마을에 대한 애착심은 13.8%, 이웃관계는 42.3%나 증가했다고 한다. 곡선동의 CPTED의 효과로 기자의 애향심과 안심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이웃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더불어 수원 곳곳의 거리들이 곡선동의 사례를 모범삼아 안전하고 감성적인 귀갓길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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