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걱정 없이 즐기는 오케스트라 공연 <베란다 1열>
수원문화재단, 비대면으로 즐기는 찾아가는 공연 준비해
2020-05-11 16:57:21최종 업데이트 : 2020-05-11 16:57: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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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공연 <베란다1열>이 열렸다.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을 위한 2020 '예술로 다가서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란다 1열'은 이번 프로젝트 중 하나로 관내 아파트 단지 안에서 야외공연을 열어 외출이 어려운 시민들의 문화적 허기를 채우는 것이다. 전염병이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피로감에 지쳐있는 상황이다. 음악을 통해 일상 속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적으로 코로나를 극복하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덧붙여 모든 공연이 중단되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베란다1열> 공연은 시민은 물론, 침체된 지역 문화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윈코리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진행되었다. 오후 4시에 시작하는 공연에 앞서 연주자들은 아파트 공원 안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 리허설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역시 아이들이었다. 오랜 집 안 생활에 지루하던 차에 아파트 단지 안에서 연주되는 악기와 선율에 곧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마침 공연날은 일상 생활과 방역을 함께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시기였다.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에 삼삼오오 몰려든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둔 채 공연준비를 지켜보았다. 각 베란다 창문에서는 고개를 내밀고 음악을 감상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베란다에서 보는 공연은 멀기는 하지만 음악을 감상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연주곡들은 클래식부터 영화 OST, 아기들을 위한 동요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모차르트, 아모르파티, 인기 동요인 아기상어 등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곡들이었다. 트로트 곡으로 인기를 얻은 '합정역 5번 출구'가 나왔을 때는 모두가 흥겨운 모습이었다. 박수를 치기도 하고 작은 탄성을 내기도 하고 친숙한 멜로디는 모두 함께 부르기도 했다. 마스크에 가려져 우렁찬 노래는 아니었지만 서로에게 위로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마스크를 쓰고 충분한 거리를 둔 채 공연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 공연을 관람한 김경옥씨(38세)는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이 음악을 통해 풀리는 것 같다고 한다.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주부들도 쉽지는 않은 시간이었어요. 무엇보다 가족들의 안전이 걱정되기도 하고 학교를 못가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매끼 식사는 물론 온라인으로 주어지는 과제까지. 집 안에만 머물러야하는 아이들의 신경질을 받아주는 것도 힘들었구요. 그런데 이렇게 집에서 좋은 공연을 보니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이 확 풀리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이 준 가장 큰 선물은 '위로'였다. 일상에 지친 시민을 위로하기 위해 공연을 준비중인 원코리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제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모두가 일상생활로 서서히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생활 속 방역을 지키는 것은 물론, 내가 받은 위로를 다른 사람과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수원시의 시정화두인 '노민권상(勞民勸相:서로를 위로하고 돕는 사람들의 도시)'이 유난히 와닿는 요즘이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서로 마음과 온기를 나누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 음악을 통해 시민을 위로하는 '베란다1열' 공연은 수원시 관내에서 앞으로도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수원문화재단 문화예술부 시민문화팀 031-290-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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