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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이웃을 함께 돌보는 가장 따뜻한 먹거리 '공유 냉장고'
누구나 음식을 넣고 가져갈 수 있게 경제적 어려움 겪는 이들에게 먹거리 나눠
2020-05-14 11:06:04최종 업데이트 : 2020-05-14 11:10:2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화영

누구라도 음식을 넣을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은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공유 냉장고>

누구라도 음식을 넣을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은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공유 냉장고>


잠잠해진 줄 알았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세를 보인다. 매일 확진자의 수가 늘어나고 지역사회 감염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위축된 경제활동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약 없이 일을 쉬게 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난다. 수원에는 한 끼가 더욱 간절한 사람들을 위해 누구라도 음식을 가져갈 수 있는 '공유 냉장고' 제도가 있다. 마을 안에 설치된 지정 냉장고 안에 신선한 음식을 넣어두면 필요한 사람이 자유롭게 가져가는 것이다.

지난 13일, 원천동에 사는 몇몇 어린이들이 '공유 냉장고'에 기부할 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지원하는 마을 공동체 활동을 하는 부모와 자녀들이다. 이들은 마을 안에서 환경을 돌보는 작은 활동을 계획중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주변의 자연환경도 소중하지만 지금은 우리 주변의 사회 환경 즉,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실천으로 식품을 구입해서 인근 우만동에 설치된 '공유냉장고'에 기부하는 활동을 계획하였다.


환경을 지키며 이웃도 도울 수 있는 장보기 활동을 떠난다.

환경을 지키며 이웃도 도울 수 있는 장보기 활동을 떠난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어린이들의 활동은 세 가지 단계를 거쳐 진행됐다.
첫째, 마을 안에서 지역 상권을 지키는 장보기 활동을 한다. 장을 보는 장소는 대형마트가 아닌 작은 규모의 소상공인 점포로 정했다. 침체 된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일회용품으로 포장되지 않은 식품을 구매하려는 목적이다. 장을 보러 갈 때도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 이동했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혹시 모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장을 볼 때는 개인 장바구니를 지참하고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포장된 제품은 가능한 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구매한 신선식품을 우만동 종합사회 복지관 앞에 설치된 공유 냉장고에 기증했다. 자연환경을 지키는 장보기 활동을 하면서 우리 주변의 이웃도 함께 도울 수 있다.
 

일상과 방역을 함께 하는 시기이기에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로 손을 세척하고 있다.


일상과 방역을 함께 하는 시기지만 방심은 있을 수 없다. 구성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로 손을 주기적으로 씻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역 내의 소규모 청과물 상회로 향했다. 가는 길에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오랜만에 즐거운 외출이었다. 가게에 도착해서는 각자 약속한 예산 금액에 맞춰 먹거리를 구매했다. 플라스틱과 비닐로 포장되지 않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 비닐로 포장되어있긴 하지만 요긴하게 먹을 수 있는 밑반찬 등을 천천히 고민하며 구매했다.
 

일회용품으로 포장되지 않은 식품을 구입하기 위해 고민하는 어린이들의 모습

일회용품으로 포장되지 않은 식품을 구입하기 위해 고민하는 어린이들의 모습
환경과 이웃을 함께 지키는 장보기 활동,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점포에서 장을 보았다.


장보기를 마쳤으니 이제 '공유 냉장고'를 채울 차례다. 아이들 모두가 직접 가고 싶어했지만 '공유 냉장고'가 있는 곳은 차량으로 15분가량 가야했다. 여러 인원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은 접촉의 위험이 있기에 어른 몇 명이 대표로 다녀오기로 했다.
 

경기 불황 탓인지 텅 비어있는 <공유냉장고>의 모습

경기 불황 탓인지 텅 비어있는 <공유냉장고>의 모습

도착한 '공유 냉장고'는 텅 빈 모습이었다. '누구나 넣고 가져다 드셔도 됩니다'라는 문구와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한 사람당 1개씩 가져가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노인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곳은 도움의 손길이 더욱 필요하다고 한다. 텅 빈 냉장고를 채우기 시작하자 근처에서 기다리던 어르신들이 다가오셨다. 어르신들은 이렇게 찾아줘서 반갑고 고맙다고. 여러 사람이 잘 나눠서 먹을 수 있게 작은 봉투로도 담아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채운 <공유 냉장고>를 어르신들이 반가운 마음으로 보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채운 <공유 냉장고>를 어르신들이 반가운 마음으로 보고 있다.
 

이번 활동을 함께 한 신애리씨(38세)는 아이들과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마음을 밝혔다. "재난소득을 받고 일부 금액은 기부해야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먹을 것을 필요한 분들에게 직접 전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작년에 환경 모임에서 아이들과 '공유 냉장고'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버려지는 음식 자원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라고만 얘기했는데 이렇게 의미 있게 쓰일 줄 몰랐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주변과 나누는 법을 직접 배울 수도 있고요. 다음번에는 쌀을 사와서 아이들과 함께 채우고 싶어요."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한된 자원을 나누는 방법은 무엇일까. 제도가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메꾸는 것은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일 것 이다. 꼭 구입한 물건이 아니어도 괜찮다.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야채, 만들다 보니 너무 많아진 반찬 등을 이웃과 나눌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큰 금액이나 거창한 형식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냥 마을 안에 있는 냉장고에 신선한 음식을 나의 마음과 함께 담아두기만 하면 된다.


문의: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031-258-5965

공유냉장고, 수원시 지속가능도시재단, 우만종합사회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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