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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용연 안내판의 수원8경
용지대월은 일제의 잔재
2020-05-22 13:55:03최종 업데이트 : 2020-05-22 18:08:08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화성 용연에서 바라본 동북포루

수원화성 용연에서 바라본 동북포루





최근에 수원화성 문화재 안내판을 새로 제작해 세웠다. 기존의 안내판은 설명에 일관성이 없고 오류도 많은데다 제작한지 오래되어 낡았었다. 답사로에 사람 키 높이로 세워져있고 모서리가 날카로워 머리에 부딪친다는 민원도 끊임없이 있었다. 새로운 안내판은 디자인도 세련되고 산뜻해졌다.

새로운 안내판은 알기 쉬운 단어를 사용해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했다. 설명 하단에 화성성역의궤 도설, 한글 정리의궤 그림, 옛 사진 등을 첨부해 시각적인 이해도 도와준다. 가장 큰 특징은 수원화성을 평지 북성, 평지 남성, 산상 동성, 산상 서성 등 4개성으로 분류해 설명했다.

평지 북성에 대해 "화성을 축성하면서 네 구간으로 나눈 성벽 가운데 평지로 이루어진 북쪽 성곽이다. 북문인 장안문을 중심으로 동쪽은 북동적대부터 북수문(화홍문)까지 서쪽은 북서적대부터 서북공심돈까지 모두 10개 시설물이 있다. 이 일대는 지형이 평탄한 편이어서 방어에 유리하도록 다른 곳보다 성벽을 높게 쌓았다. 장안문 주변은 성벽이 약간 바깥으로 나온 편이다. 이는 처음에 화성의 성벽 위치를 결정할 때 민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을 피하고 남문과 북문의 거리를 확보하려는 정조의 뜻을 반영하였기 때문이다. 북성 구간에서 눈 여겨 볼 곳은 성문 양쪽에 적대를 세운 장안문, 수원천과 누각이 조화를 이룬 화홍문, 빼어난 군사 시설인 서북공심돈을 들 수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화홍문을 설명하면서 "누각은 본래 적군의 동태를 살피고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군사 시설이지만 평소에는 주변 경치를 즐기는 정자로 쓰였다. 수문을 통해 흘러온 물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장쾌하게 떨어지는 모습인 화홍관창(華虹觀漲)은 화성에서 꼭 보아야 할 아름다운 경치로 손꼽힌다"며 수원8경으로 소개했다.

용연을 설명하면서 "화성의 용연은 용머리처럼 생긴 용두 바위에서 유래했다. 용두 바위 위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용두각이라고도 부른다. 화성성역의궤에는 용연이 반달처럼 생겼고 용두 바위는 물고기를 잡는 조대로 쓸 만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용연의 물이 넘치면 서쪽의 출수구를 통해 수원천으로 흘러 나간다. 출수구에는 용이 되기 전 단계의 짐승인 이무기 상을 새겼는데 원형이 잘 남아 있다. 용연에 비친 달이 떠오르는 모습인 용지대월(龍池待月)은 화성에서 보아야할 아름다운 경치로 꼽힌다"며 수원8경으로 소개했다.

수원화성 용연에서 바라본 방화수류정

수원화성 용연에서 바라본 방화수류정


용연 설명에서 '용지대월(龍池待月)'이란 표현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다. 수원에서 회자되던 수원8경을 일제가 교묘하게 왜곡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문화적으로 열등감을 느낀 일제가 우리의 정신문화를 말살하려했던 간악한 흉계가 들어가 있다. 우리 선조들이 자주적으로 만든 명칭을 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일제의 잔재를 사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수원화성을 축성한 이후 정조대왕은 화성 춘8경과 추8경을 정했다. 용연의 개인 달을 '용연제월(龍淵霽月)'이라 해 추8경 중 하나였다. 1836년 홍길주가 쓴 표롱을첨에는 '용연후월(龍淵候月)'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1908년 최남선의 장편 기행체 창가에는 '달바라난 나각은 엇디되얏나'이란 표현을 사용했고 1912년 4월 7일 매일신보에 이원규가 채록한 수원8경에는 '나각망월(螺閣望月)'이 등장한다.

수원화성 용연 안내판

수원화성 용연 안내판


용연에서 보면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건축물인 방화수류정, 동북공심돈, 동북포루를 모두 볼 수 있다. 공간적인 배경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용연 서쪽에서 볼 때 수원화성 동쪽 성가퀴 위로 달이 떠오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용연제월, 용연후월, 나각망월은 용연이나 방화수류정에서의 달맞이 풍광이다.

화성성역의궤에는 '용연(龍淵)'이란 용어가 8번 나오지만 '용지(龍池)'라는 용어는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한자의 뜻은 같지만 당시의 용어 선택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수원시청 홈페이지에서도 수원8경 중 제8경을 '용지대월(龍池待月)'로 소개하고 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는 나라를 잃고, 역사를 잃고, 정신문화 또한 잃어버렸던 아니, 빼앗겼던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무엇을 빼앗겼는지도 모르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수원화성, 용연, 수원8경, 용연제월, 나각망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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