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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인가, 흡연실인가?
수원8경 중 하나인 화홍관창 풍경 앞에 이런 일이!
2020-08-03 14:25:15최종 업데이트 : 2020-08-03 14:24:45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화성 화홍문, 7칸 홍예수문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수원화성 화홍문, 7칸 홍예수문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에서 관광객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사랑받는 장소는 어디일까. 단연 화홍문 주변이다. 수원천에 걸터앉은 화홍문, 용연을 내려다보는 방화수류정이 한 공간에 있다. 건물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주변 풍광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어 수원화성 제1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화홍문 7칸 홍예수문에서 쏟아지는 물보라는 수원8경인 화홍관창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매일같이 화홍관창을 볼 수 있다.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화홍문은 1909년 발행된 일원권 지폐 도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그 위상도 대단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절경이었다.

수원화성 방화수류정, 언제 봐도 멋스럽다.

수원화성 방화수류정, 언제 봐도 멋스럽다.


수원화성 축성 이후 두 번의 대홍수로 무너졌다 복원되는 수난을 겪었지만 그 위상만큼은 조금도 변하지 않아 오늘날에도 아름다운 풍광으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한지가 쓴 멋진 예서체 현판도 화홍문의 품격을 대변하고 있다.

방화수류정에 앉아서 용연을 내려다보거나 멀리 광교산을 바라보면 눈이 시원할 정도로 풍경이 장쾌하다. 용연에서 달맞이하는 풍경은 용연제월이라고 했다. 용연에서 바라보는 방화수류정도 그 멋스러움이 남다르다. 일찍이 김홍도는 '방화수류도'라는 그림을 그렸는데 용연에 비친 방화수류정을 아름답게 봤을 것이다.


수원화성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성 밖에서 본 모습

수원화성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성 밖에서 본 모습

 
정조대왕도 수원화성을 순행하고 방화수류정에서 활쏘기를 한 후 멋진 시 한수를 남겼다. 당대에는 정조대왕의 시 현판도 있었을 것인데 현재는 남아있지 않아 아쉽다. 방화수류정은 정자에 어울리는 풍류가 있었으리라. 

화홍문, 방화수류정, 용연은 별도의 포토존이 필요 없는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에 뭔가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이들 건물의 격에는 맞지 않는 것이다. 대상을 향해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되는 곳이다.

수원화성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성 밖에서 본 모습인데 180도 뒤집어 인쇄해 마치 성 안 모습처럼 보인다.

수원화성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성 밖에서 본 모습인데 180도 뒤집어 인쇄해 마치 성 안 모습처럼 보인다.

 
기자는 2018년 1월 3일 '화홍문 광장 뒤집힌 한 장의 사진'이라는 기사를 썼다. "이 사진은 화홍문 밖에서 화홍문의 뒷모습과 방화수류정, 동북포루를 한 화면으로 잡은 것인데 사진 원본 좌우가 180도 뒤집혀 화홍문 밖의 풍경이 화홍문 안쪽 풍경으로 바뀐 것이다. 무심코 보면 화홍문 안에서 바라본 모습 같지만 자세히 봐야만 사진의 좌우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2년이 지났음에도 화홍문 광장 한쪽 벽에는 여전히 이 사진이 붙어있다. 관광객이 이 사진을 보고 우리 문화재에 대해 잘못알게 될까 염려되어 안타까울 뿐이다. 화홍문 광장을 관리하는 관련 담당자는 이 사진이 뒤집힌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것일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되는 것은 진정성과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

수원화성 화홍문 광장에 새로 설치한 포토존

수원화성 화홍문 광장에 새로 설치한 포토존

 
최근에 화홍문 광장에 갔다가 또 다른 어처구니없는 것을 목격했다. 화홍문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성벽 앞에 포장마차 같은 게 있었다. 작은 바퀴가 있는 수레인데 위에는 지붕도 있고 밖에는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한 컷으로 담은 시원한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다. 옆에는 의자도 하나씩 놓여있다.

지나가다 보니 그 안에서 어떤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런 곳에 흡연실을 만들었을 리는 없을 텐데. 잠시 후 다가가서 보니 '포토존'이란 푯말이 붙어있다. 바로 옆에서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될 것인데 이런 포토존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력이 돋보일 뿐이다.

이런 일을 기획하거나 결정하는 사람들은 시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수원시민들은 우리고장의 문화재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에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애정이 원성으로 변하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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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화홍문, 광장, 포토존,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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