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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에 코로나19 희망 메시지를 새기다
선행초, 친구들에게 전한 미술시간 프로젝트
2020-10-12 11:49:00최종 업데이트 : 2020-10-12 13:05: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선행초등학교에서 시도한 미술시간 프로젝트(출처/3학년 학급밴드)

선행초등학교에서 시도한 미술시간 프로젝트(출처/3학년 학급밴드)

 
"처음에는 마스크 쓰고 더운 햇볕 아래에서 운동장에 오래 서있어야 해서 힘들었어요. 특히 글씨를 만들려면 물을 떠와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런데 수업이 끝난 후에 선생님이 완성된 사진을 찍어서 학급밴드(원격 학습을 위한 SNS)에 올려주셨는데 감동이었어요. 우리가 만든 작은 힘이 큰 감동을 만들어냈으니까요!" (선행초3 양시율)

코로나19로 등교하는 날이 학교마다 들쑥날쑥이다. 학급 명수에 따라서, 혹은 맞벌이 가정에 따라서 주1회에서 주5회까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따라 등교 방침은 학교 재량에 따르기 때문이다.

권선동에 위치한 선행초등학교는 주1회 등교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하나의 학급은 2개 모둠으로 나뉘어 반절씩 등교하고 있다. 나머지는 원격 수업을 실시하고 있고, 그 중에서 주 1회는 쌍방향 수업을 시도하고 있다. 소규모, 모둠별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같은 반 친구를 모르는 일이 허다하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반년이 넘어 2학기도 훌쩍 지나갔지만 아는 친구는 반절뿐이고 게다가 같은 모둠 친구들도 온라인에서 만나게 되니 서먹하기만 하다.

7일, 3학년을 맡은 A교사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수업을 진행했다. 미술시간을 활용해 같은 반 친구들에게 '코로나19 희망 메시지'를 만든 것. 준비물은 스케치북이 되어 줄 큰 운동장과 글씨를 새길 물만 있으면 끝! 넓은 운동장을 활용해 물을 뿌려 글씨를 새겨 한 눈에 들어오게 사진을 찍어 완성하는 일명 '대지미술'이었다.

A교사는 "친구들을 서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코로나19로 지쳐가는 요즘 서로 힘내라는 의미로 시도하게 됐다. 등교하는 날 아이들과 운동장에 나가 물을 뿌려 메시지를 완성했다. 작은 시도였지만 친구들과 서로 돕고, 격려를 전할 수 있는 뿌듯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글씨를 만들고 있다. (출처/3학년 학급밴드)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글씨를 만들고 있다 (출처/3학년 학급밴드)

 
짧은 시간 안에 학교 운동장에는 '같이 놀자! 보고 싶어♡'와 '코로나19 사라져! 얍!'이라는 글씨가 만들어졌다. 그동안 집콕 생활하는 학생들은 오랜만에 밖에서 마음껏 움직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3학년 이시우 학생은 "코로나19가 오기 전에는 항상 운동장에서 놀았다. 잠깐이나마 수업시간에 운동장에 나오니 예전에 마음껏 놀았던 생각이 났다. 기쁘기도 했고 한편 슬프기도 했다"고 말했다.

A교사는 글씨가 완성되자 사진을 찍어 학급밴드에 업로드했다. 학급밴드는 같은 반 친구와 학부모가 속해 있는 SNS다. 학부모, 학생들은 모둠이 만든 글씨를 본 후 반가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같은 반이지만 모둠이 달라 소통이 어렵지만 SNS를 통해 다른 모둠이 만든 글씨를 보며 함께 있음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만든 코로나19 희망 메시지 사진을 보고 참여 소감을 댓글로 남겨 달라'라는 교사 부탁에 다양한 댓글이 올라왔다. '물을 뿌리면서 옷이 다 젖었지만 기분은 최고였다', '다른 모둠이 만든 대지미술도 너무 예뻤다. 매일 집에 있어 힘들었는데 글씨를 보니 힘이 많이 난다'는 등 훈훈한 말들이 오고 갔다.   

사상 처음 온라인 등교가 이어지고 학교도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교사는 원격 수업 안을 새로 계획해야 했고, 스마트 기기를 다룰 줄 모르는 학생들도 쌍방향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이렇게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모두가 지쳐가는 요즘이다. 하지만 선행초에서  있었던 작은 시도가 훈훈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운동장에 새겨진 글씨들이 3학년 뿐 아니라 전교생, 이곳을 지나가는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커져만 갔다.          
  
학생들이 운동장에 물을 뿌려 '코로나19 희망 메시지'를 완성했다. (출처/3학년 학급밴드)

학생들이 운동장에 물을 뿌려 '코로나19 희망 메시지'를 완성했다 (출처/3학년 학급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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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초, 코로나19,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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