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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는 집으로 가는 음주 문화 만들자
과도한 음주는 사회·경제적 비용 커
2008-03-19 08:43:42최종 업데이트 : 2008-03-19 08:43:4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며칠 전 신문 보도 중에 주목을 끄는 것이 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선미 박사팀이 보건복지가족부 지원으로 실시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연구 결과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4년 한해 20조 990억원으로 1995년 13조 6230억원(보건사회연구원), 2000년 14조 9352억원(연세대 보건대학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한다. 

'2차'는 집으로 가는 음주 문화 만들자_1
'2차'는 집으로 가는 음주 문화 만들자_1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음주 손실비용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9% 수준에 해당하며 캐나다(1.09%), 프랑스(1.42%), 스코틀랜드(1.19%) 등 주요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음주 손실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9년에서 2003년까지 전체 음주 인구 비율은 64%대로 일정하게 유지된 반면 음주 인구 중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과음 인구'는 28.8%에서 43.6%까지 급증했다. 

사실 술은 음식이기 때문에 마시면 몸에 좋은 면도 있다. 적당량의 술을 마시면 심근 경색 등의 질환을 예방해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술은 소화제 역할도 한다. 식사 전에 적당한 음주는 소화 계통 내의 각종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여 위장의 소화와 섭취 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적당한 음주는 사람의 정신을 쾌활하게 하고, 우울증과 긴장감을 완화시켜 정신적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신문 보도에서 보듯이 술은 해가 많다. 가장 먼저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친다. 과도한 음주는 간경화나 간암을 유발해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술을 많이 마시면 민첩성이 떨어지고 다음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한다.  

그런데도 최근 우리 주변에는 술을 과도하게 먹는 경우가 많다. 술 모임은 친목을 목적으로 시작하지만 몸이 망가질 때까지 마신다. 심지어 대학생도 술을 과도하게 마신다. 매년 3월이면 대학 신입생이 과도한 음주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올해도 대학 신입생이 환영회 자리에서 술을 먹고 목숨을 잃었다. 더욱 과거에는 술 먹는 문화가 남성 위주로만 형성되었는데, 이제는 여성도 술을 마시는 데에 뒤지지 않는다. 이번 조사에서도 여성 음주인구 비율이 47.6%(99년)에서 49%(03년)로 높아졌다는 통계도 있었다. 

우리 선조는 즐거운 일이 있을 때 늘 술이 함께 있었다. 집에 잔치가 있을 때 손님을 초대하고 가족과 함께 술로 흥을 더했다. 조상께 제사를 올릴 때도 술은 주된 음식이었다. 삶이 힘겨울 때도 술로 위안을 삼고 심신을 달랬다.  

술은 이웃과 더불어 사는 정겨운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아랫사람이 어른과 술을 마실 때에는 뒤로 돌려 마시며 예를 찾았던 것처럼 우리 문화의 자랑거리였다.   

술자리는 따뜻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모임이다. 하지만 과도한 술자리는 건전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망가뜨리게 된다. 충분히 먹어서 취할 때로 취했는데 2차니, 3차니 하면서 무릎으로 훑고 다니는 것은 올바른 음주 문화라고 할 수 없다.  

과도한 음주 문화는 쓸데없는 남성성의 과시와 맞닿아 있다. 
술을 무리하게 먹는 것이 남성끼리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으로 여긴다. 또한 술을 무리하게 권하는 것을 미풍양속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거부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술 먹는 문화가 왜곡되어 가고 있다. 
외국인이 우리 문화에 대한 칼럼을 쓴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술을 억지로 권하고, 싫어하면서도 그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술 문화를 꼬집은 것이었다. 

술은 마시는 순간부터 직접적인 지출이 상당하다. 그리고 술은 술로 끝나지 않는다. 술을 먹은 다음 음주 운전과 기타 폭력 사고 등 2차적인 사고로 이어져 개인에게 미치는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게 크다. 

더불어 사는 친구, 선배 등과 술잔을 부딪치며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즐거운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발주나 내림술이나 폭탄주를 돌리면서 넘치는 술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몸을 잃게 된다. 즐겁게 술을 마시고 2차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한다면 자신의 몸도 챙기고 가정도 챙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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