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오늘은 동짓날 …동지팥죽 뿌리며 귀신쫓아
팥죽 드시고 새해 운수 대통하세요…대문간이나 문지방 주변에 팥죽 뿌려 액땜
2019-12-22 13:23:14최종 업데이트 : 2019-12-23 09:47:09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새알심과 찹쌀을 넣고 만든 팥죽

새알심과 찹쌀을 넣고 만든 팥죽

오늘이 음력 11월26일 동짓날(12월22일)날이다. 동지(冬至)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어릴적 어른들 말씀이 동지가 지나면 내일 부터는 손가락 한 마디 만큼씩 낮이 길어진다고 하셨다. 낮이 점점 길어지다가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가 지나면 다시 밤이 길어져 동지 팥죽을 먹고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지금은 1월1일 새해가 돼야 1살을 더 먹는다고 하지만 어렸을 적 어른들 말씀으로는 동짓날 팥죽을 먹어야 1살을 더 먹는 것이라고 하셨다. 일부에서는 새 달력을 만들어 돌리고 새해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래서 동짓날이 작은 설 명절이라고 하셨다. 수백 수천 년을 내려오는 동안 새해를 시작하는 달도 여러 번 바뀐 것 같다.

 

그중에 동지 팥죽을 먹으면 1살을 더 먹는다는 말과 작은 설 이라는 말이 어른들의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것을 보면 11월 동짓날을 새해로 시작한 적도 있다는 뜻인 것 같다. 또 12월을 섣달이라고 한다. 12월1일을 설로 쇤 적이 있어 사람들은 설이 든 달이라고 해서 섣달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1월1일이 설이지만 지금까지 섣달이라는 말이 그대로 내려오는 것도 그런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동짓날도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로 구별된다 동짓달 초순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하순에 들면 노동지 라고 하는데 애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먹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민족신앙이 없으니 토속신앙(土俗信仰)인 미신(迷信)을 믿었다. 장광에 냉수를 떠놓고 가족들의 무사안녕을 빌었고 서낭당에 마을의 안녕을 빌었다.

옛날에는 사람들에게 해코지 하는 귀신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가족 중 한사람이 이유 없이 신음신음 앓으면 귀신이 붙어서 그런다고 했다. 그러면 귀신을 쫓는다고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등 푸닥거리를 했다. 귀신 이야기도 많고 귀신을 두려워 했다. 어렸을 적 동지섣달 긴긴밤에 아이들이 잠을 안자면 잠재우려고 할머니나 어머니들은 달걀귀신, 채알귀신, 처녀귀신, 변소간귀신 등 수많은 무서운 귀신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럴 때마다 "아이고 무서워"하고 이불을 둘러쓰곤 했다.

 

동짓날에는 옛 부터 귀신 쫓는 액땜으로 붉은 팥으로 팥죽을 쑤어먹는 관습이 있다. 팥의 붉은색은 귀신(鬼神)을 쫓는다는 믿음이 있어 오랜 풍속으로 이어져 왔다. 그래서 동짓날이면 예방책으로 붉은 팥죽을 쑤어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문간이나 방 문지방 주변의 벽에 솔잎으로 찍어서 여기저기 팥죽을 뿌렸다.

 

세시 풍속에 별 관심을 두지 않으면 동짓날을 잊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많고 설사 안다 해도 그냥 넘기기 서운하면 죽집에서 팥죽을 사먹는 것으로 끝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만 해도 집안으로 들어오는 귀신을 내 쫓는다는 믿음 때문에 경사스런 날이나 재앙이 있을 때 고사를 지내면서 팥떡이나 팥밥을 해놓는 것도 다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종교 영화를 보면 하나님을 믿는 종교인들도 잡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양의 피를 방문앞 주변에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걸 보면 붉은색이 귀신을 쫓는데는 동서양이 따로 없었던것 같다. 우리 집도 매년 집에서 팥죽을 쑤어 먹는다. 영동시장 잡곡상에서 팥을 사다가 삶아서 믹서에 돌리면 곱게 갈아진다. 여기에 찹쌀도 믹서에 곱게 갈아 새알심을 만들어 넣고 끓이면 된다. 새알심과 찹쌀을 넣고 팥죽을 쑤기도 한다. 팥죽은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함께 먹어야 제 맛이 난다.

보기에도 시원한 동치미국

보기에도 시원한 동치미 국물

인계동에서 죽집을 하는 친구가 있어 동짓날에 팥죽이 얼마나 팔리는지 알아봤다.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죽을 많이 사먹는다고 한다. 나이든 사람들은 죽이라면 거부감부터 갖는다. 80대 전후 노인들은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에 자라면서 끼니를 굶거나 쌀 한주먹을 넣고 끓인 멀건 시래기죽으로 연명하다시피 살아와 배고팠던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그나마 죽도 못먹어 '배곯아 죽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니 쌀밥을 배불리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지금의 죽은 옛날 끼니를 때우던 죽이 아니다. 전복죽, 소고기죽, 버섯죽 등 10여종이 넘는 맛도 좋고 영양식 죽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많이 사먹는 것이다. 죽 한 그릇에 8500원에서 2만원까지 한다. 무슨 믿음이 있는지 수능시험 때면 죽이 더 많이 팔린다고 한다. 올해도 작년에 팔던 대로 팔릴 걸로 예상하고 500그릇 재료를 주문했다고 한다.

 

동짓날 귀신을 물리친다는 팥죽들 드시고 삼재(三災‧ 화재, 수재, 풍재) 팔난(八難‧ 배고픔, 목마름, 추위, 더위, 물, 불, 칼, 병란(兵亂)), 관재구설수(官災口說愁) 소멸하시고 2020년 새해 재수대통 하세요.

프린트버튼캡쳐버튼추천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