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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법원 조정위원 천리안】준비된 결혼, 이혼율 낮춘다
수원가정법원 306호 조정법정…재판상 이혼, 흙탕물싸움 각오해야
2019-08-22 18:30:13최종 업데이트 : 2019-08-23 16:42: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결혼하는 사람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이혼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결혼의 연령층이 낮아지게 되면 반비례적으로 이혼율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 2017년도 인구동태 통계에 의하면 1988년 혼인건수는 410,129건이었다. 이혼은 20,757건으로 혼인대비 이혼율은 약 5.1%였다. 30년이 지난 후 2017년에는 혼인건수는 264,455건이었다. 이혼건수는 106,032건으로 이혼율은 40.1%나 되었다.

이처럼 이혼율이 높아가는추세인데  이혼하는 것에 대해 당사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자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결국 사회가 급격하게 변함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가사업무가 증대되어 수원가정법원을 독립적으로 신축하고 있다.

가사업무가 증대되어 수원가정법원을 독립적으로 신축하고 있다.

21일 오전10시 수원가정법원 306호 조정법정을 찾았다. 기자는 지난 6년 동안 수원지방법원 가사4단독 상근 가사관련 조정위원의 일을  해 오고 있다. 오늘 조정은 모두 5건이다.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조정 일정이 잡혀 있다. 조정위원 2명이 오늘의 사건을  맡아 진행한다. 조정장은 담당 판사이다. 상대방 조정위원은 가사를 전문으로 하는 여성변호사이다.

일단 전자문서를 통해 소장을 중심으로 이혼사유를 살핀다. 소장은 대부분 당사자가 선임한 변호사의 도움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것들을 기술한다. 길게 서술한 소장은 80페이지 분량 이상인 경우도 있다. 통상 1건을 1시간 안에 마쳐야 하므로 핵심을 잘 짚어야한다.

원고와 피고, 각각의 대리인과 자리를 잡았다. 기본적으로 이혼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당사자로부터 자세하게 들었다. 보충질문도 했다. 원고와 피고 또는 청구인과 상대방의 입장의 차이가 너무 커서 처음부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른바 이혼을 당하는 입장에선 감정이 심하게 격화되어 좀처럼 배려하거나 양보를 하지 않으려 한다.
결혼은 행복이지만 곧 어려움의시작이다.

결혼은 행복이지만 곧 어려움의 시작이다.

오늘 첫번째 사건은 이미 이혼한 상태에서 밀린 양육비와 향후 양육비를 얼마 지급할것인가  쟁점이었다. 보통 양육비는 자녀가 성년 될 때까지 피양육자가 의무적으로 양육자에게 일정금액을 지급해야한다. 과거 밀린 양육비 청구인 경우 원만하게 마무리되기가 쉽지 않다. 양육비는 내가 낳은 자녀를 위해 지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녀에게 양육비가 돌아간다는 확신을 못해 지급을 꺼린다.

양육비 산정은 부부의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한다. 소득이 낮으면 양육비도 낮게 책정된다. 양육비 지급과 반대 급부로 면접교섭권이 인정된다. 다행히 상대방의 직업이 일정하지 않고 소득이 별로 없어 양보 끝에 원만하게 합의를 이끌어냈다.

위자료 청구 역시 쉽지 않은 사안이다. 당사자가 받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금전적으로 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가 위자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 이혼의 경우 재산분할은 가장 관심의 초점이다. 재산을 숨겨 놓아 서로의 재산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재산을 추적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특히 재산형성 과정을 중시한다. 여기에는 혼인기간이 중대한 기준이 된다. 혼인기간이 길면 재산분할을 공평하게 5:5로 하기도 한다. 재산형성이 부모의 전적인 도움이라면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쟁점 역시 재산형성의 기여도를 놓고 분쟁을 한다. 5:5 혹은 6:4 등등, 상대방을 인정하면 쉽게 해결되는데 심한 다툼이 있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감정이 좋지 못한 상태에선 모든 것이 부정적이다. 공동의 재산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준비가 필수적이다.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린다. 남성 입장에선 여성의 가사노동을 잘 인정하려고 하지 않아 난감해지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냉정한 대리인(선임 변호사)의 조언과 지혜가 필요하다. 살아가면서 재산은 부부가 공동으로 함께 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쩔 수 없이 앉아야하는 306호 조정법정 지정석

한때는 부부였던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앉아야하는 306호 조정법정 지정석

20년 혹은 30년 이상 부부로 살아오며 왜 그렇게 냉냉하고 무정한가? 우리나라에서 이혼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성격차이, 경제문제, 가족 간의 불화, 배우자의 부정, 정신적 육체적 학대 순이라고 했다. 연령대를 보면 20-30대는 성격차이, 경제적인 이유, 외도와 부정의 순이었다.

우리나라 법은 결혼은 매우 쉽게 할수 있도록 된 반면 이혼은 어렵게 되어 있다. 이혼은 확실한 유책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혼의 방법으로 협의상 이혼인 조정을 많이 선택한다. 감정에 호소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을 그래도 많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조정이 안 돼 재판으로 가자고 으름장을 놓는 경우도 있다.

법정에서 꼭 이기고 지는 것이 있을까? 이미 받은 상처를 어떻게 회복하고 치유할 수 있을까? 조정을 통해 원만한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마음의 상처가 심한 상대방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판상 이혼은 그만큼 자료 준비도 많아야하고 준비기간도 긴 만큼 그야말로 흙탕물 싸움을 해야 한다. 막다른 골목으로 내 모는 격이다. 재판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괴롭다. 서로의 마음은 망가질 대로 다 망가진다.

게시판에 법정에 온 방청객을 위한 안내문이 적혀있다.

게시판에 법정에 온 방청객을 위한 안내문이 적혀있다.

결혼을 너무 쉽게 하면 이혼도 쉽게 생각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결혼은 비극을 초래할 위험이 그 만큼 높다. 특히 갓 성년이 된 경우의 결혼은 유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아 이혼율이 높기 때문이다. 결혼을 함에 있어서 상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조건만을 앞세운 결혼은 행복해지기가 어렵다. 여기에 이혼으로 인한 자녀 양육문제는 또 다른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혼에 앞서 건강한 가정을 위해 부부상담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꼭 부부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건강한 부부와 가정을 위해 권하고 싶은 말이다. 결혼을 촉진하고 이혼을 줄이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되길 바라는 마음이 이혼조정을 해오고 있는 조정위원의 일관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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