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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잃은 새에게 새 집 만들어 주기
야생조류 보호 위해 인공둥지 설치.. 환경수도 수원의 지속적인 노력
2020-04-11 16:23:04최종 업데이트 : 2020-04-13 11:20:4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화영

 

야생조류의 번식처로 이용되는 인공둥지를 매달아 놓았다.

야생조류의 번식처로 이용되는 인공둥지를 매달아 놓았다.
 

얼마 전 반가운 기사를 읽었다. 수원시에서 야생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인공둥지와 먹이통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코로나와 국회의원 선거 등 굵직굵직한 뉴스에 가려졌지만, 앞으로의 자연환경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반가운 뉴스이다.

 

수원시는 지난 8일 팔달산과 올림픽공원 일원에 야생조류를 위한 인공둥지 30여 개와 먹이통 6개를 설치했다고 한다. 인공둥지란 야생조류가 머물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새집이다. 박새나 곤줄박이 등 비교적 몸집이 작은 다양한 종의 조류가 사용할 수 있다. 일 년간 설치되며 새들이 산란기에 번식처로 사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일 수원시는 야생조류 보호를 위해 인공둥지를 설치하였다/ 수원시

지난 8일 수원시는 야생조류 보호를 위해 인공둥지를 설치하였다. 사진/수원시
 

사람들을 위한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새들을 위한 공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숲이 줄어들면서 새들이 둥지를 만들 수 있는 '나무구멍'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 인공둥지는 새들이 머물 수 있는 산란처를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봄철 새들의 생존경쟁을 줄이고 번식을 도울 수 있다. 새들이 이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야생동물이 겨울을 나기 위한 안식처로 이용하기도 한다.

수원시 관계자들이 나무에 인공둥지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이다./수원시

수원시 관계자가 나무에 인공둥지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인공둥지를 설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원시는 해마다 숲과 공원 일대에 인공둥지를 설치하여 지역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보호·모니터링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3년간 광교호수공원에서 진행하는 인공둥지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터라 그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가족 참여형으로 진행된다. 생태 전문 활동가와 함께 지역의 야생동물을 알아보고 인공둥지를 직접 설치해보는 활동이다. 프로그램의 시작에 앞서 숲 선생님은 지난해에 설치한 인공둥지 하나를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박새가 둥지로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다른 인공둥지 안에는 설치류가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이들은 야생동물이 사용한 둥지를 보면서 환경을 아끼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듯했다.
 

아이들이 만든 인공둥지에는 새가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아이들이 만든 인공둥지에는 새가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참가자들은 깨끗한 나무로 만들어진 새 인공둥지를 하나씩 받게 된다. 그 위에 새들이 이용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자연이 보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자신만의 메시지를 적게 하였다. 참가자들은 둥지를 다 꾸미고 난 후 직접 나무에 매달게 된다. 숲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새들이 찾아오기 쉬운 나무에 설치하면 된다. 사람이 자주 다니는 곳, 너무 높은 나무는 피하는 것이 좋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둥지의 설치는 노끈과 매듭으로만 이루어졌다. 아이들은 숲속에 자신들이 만든 새를 위한 집이 생겼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숲속에 설치된 모든 인공둥지는 위치를 정확하게 기록하여 관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해 동안 어느 장소에 어떤 동물이 서식하는지 보호·관찰한다고 한다. 사용한 둥지를 수거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기록이다. 올해의 둥지를 설치하며 지난해의 인공둥지를 수거하는 일도 함께하였다. 한 해 동안 자연 안에서 낡아진 인공둥지를 찾는 것은 보물찾기처럼 재미났다. 작년의 누군가가 뱁새를 생각하며 적은 마음들이 보였다. 인공둥지의 뚜껑을 열자 어느 둥지에는 새가 이용한 흔적이, 어느 둥지에는 작은 곤충들만 모여 있었다. 어느 쪽이든 아이들은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기뻐했다.
 

수원시는 야생조류의 보호와 관찰을 위해 인공둥지를 지속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수원시는 야생조류의 보호와 관찰을 위해 인공둥지를 지속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내년에 또 만나자고 웃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느라 새의 둥지를 찾는 일은 취소된듯하다. 하지만 숲 안에 새들을 위해 둥지를 만들었던 마음, 야생동물이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대로 남아있다. 아이들과 인공둥지를 만들며 가장 좋았던 것은, 내 주변의 자연환경이 나만의 것이 아니며 잘 지키고 함께 살아가야 할 생태계임을 배운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숲 안에서 직접 체화하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람들의 활동이 제약되면서 자연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한다. 매연으로 보이지 않던 산맥이 보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야생동물이 돌아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봄철의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사라진 것도 체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금은 참고 있는 영화 관람이나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조금 더 멀리는 주변 환경을 지키는 '지속가능한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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