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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才人)의 향연’ 남문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 문하생들과 재인무대 마련해
2019-07-19 22:21:46최종 업데이트 : 2019-07-29 09:38:16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남문아트홀 무대에서 연희될 '재인의 향연' 전단 표지

남문아트홀 무대에서 연희될 '재인의 향연' 전단 표지

'재인(才人)'이란 재능이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재인청(才人廳)>이라는 조직이 있었다. 민간조직인 재인청은 지금으로 본다면 한국예총이나 민예총과 같이 모든 문화예술인을 총 망라한 조직이다. 재인청에는 광대, 춤꾼, 소리꾼은 물론 무부(巫夫)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재인청은 경기, 충청, 전라 삼도에 있었으며, 1920년대 일제에 의해 우리문화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재인청이 폐청될 당시 재인청에 속해있던 재인의 수는 전국에 4만여 명이나 되었다고 하니, 그 규모는 현재의 예총이나 민예총을 능가하는 대단한 조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재인청에 속해있던 춤꾼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의 춤을 물려받은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이 27일 오후 7시부터 남문로데오거리에 소재한 남문로데오아트홀 무대에 '제20회 재인의 향연'을 올린다.

고 명인은 어렸을 때부터 이동안 선생에게서 재인청 춤을 배웠다. 이동안 선생은 18세에 서울 광무대에서 용인 춤꾼인 재인청의 김인호 선생에게서 재인청에 전해지는 춤을 배웠다. 이동안 선생이 김인호 춤꾼에게서 전수받은 춤은 태평무, 승무, 진쇠무, 검무, 살풀이, 엇중모리신칼대신무, 한량무, 승전무, 정진무, 학무, 화랑무, 무녀도, 극우, 장고무, 기본무, 노장춤, 신선춤 등 17종이었지만, 고성주 명인이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 전수받은 춤은 그보다 많은 30여 종에 이른다.남성다운 호쾌한 멋을 자랑하는 재인청 춤 '한량무'를 추는 고성주 명인

남성다운 호쾌한 멋을 자랑하는 재인청 춤 '한량무'를 추는 고성주 명인

스승을 생각하며 매년 스승의 춤 무대에 올려 

"어릴 때부터 이동안 선생님께 춤을 배워온 저로서는 선생님의 춤을 온전히 후대에게 전승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20년 넘게 선생님의 춤을 가르쳐 무대에 올린 많은 문하생들이 결국 선생님의 춤을 온전히 추지도 못하면서 재인청 춤을 춘다고 허울뿐인 재인청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상처를 받았죠. 그래서 춤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저마저 그만두면 그 많은 재인청 춤이 전승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매년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고 명인은 내림을 받기 전 춤과 소리 등을 많은 선생님들께 사사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내림을 받은 무격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춤에만 매달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고 명인에게서 춤을 배워 나간 사람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전국에 고성주 선생 문하생이 없는 곳이 없다'라고 할 정도로 많았다. 심지어는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제가 무격이기 때문에 안택굿은 매년 무대에 올렸어요, 재인청 춤은 올해가 20회 째니, 벌써 20년이나 춤을 추었네요. 그동안 경기문화재단 다산홀, 수원제2야외음악당(만석공원), 경기도박물관, 민속촌 등 많은 곳에서 재인청 춤을 추었어요.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었네요. 올해는 굿과 춤, 소리 등을 준비해 '재인의 향연' 무대를 준비했어요."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교방무를 추는 김현희, 김미경, 박미애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교방무를 추는 김현희, 김미경, 박미애

춤과 소리, 굿이 어우러진 '재인의 향연'

27일 남문로데오아트홀 무대에 오를 '재인의 향연'에는 재인청 춤인 노들강변, 교방무, 엇중모리신칼대신무(김현희, 김미경, 박미애)와 고성주 명인의 한량무와 살풀이 춤, 그리고 남도민요인 성주풀이 등을 연곡으로 강승의(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적벽가 이수자), 양용자, 조진숙, 이정은 등이 부른다.

굿 무대는 인간의 수명과 복을 관장한다는 제석굿을 고성주 명인의 굿으로 진행되며, 인간에게 재복을 준다는 신장·대감굿은 김진섭(경기도무형문화재 58호 안산 잿머리성황제 이수자)이 진행한다. 굿 반주를 하는 악사는 곽승헌(피리)과 전형길(바라)이 담당하며, 남도민요 고수로는 진민구 고수가 담당한다. 굿을 보조하는 담당자로는 이은애와 전승훈이 맡아본다.지난해 남문아트홀 무대에서 남도민요를 부르는 모습

지난해 남문아트홀 무대에서 남도민요를 부르는 모습

"이번 재인의 무대는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온 문하생들과 함께 무대에 오릅니다. 그동안 많은 인원을 동원해 무대에 올렸다면 이번에는 소박한 무대를 마련했어요. 남문로데오아트홀이 무대도 좁고 객석도 그리 많지가 않아 조촐한 무대로 꾸몄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무대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것입니다."

고 명인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집안에 무대를 꾸미고 두 달에 한 번 정도 재인의 무대를 올리겠다고 한다. 고 명인은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재인청 춤이나 뛰어난 경기재인청의 재능을 제대로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라면서 "이제는 나라도 경기재인청의 재능을 제대로 이어가야 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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