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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이웃사랑을 실천할수 있는 마음, 적십자 회비
2012-12-30 04:15:31최종 업데이트 : 2012-12-30 04:15:3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진순

얼마전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즘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이거 꼭 내야 하는 거야?"
"뭘 내야 한다고 그래?"
"적십자 회비 말야. 8000원이라네"
"그거, 잘 알다시피 의무는 아니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는 돈이라 하잖아. 너, 8000원 당장 없어도 네 남편이나 애들 굶어 죽지 않지? 그런데 정말 8000원으로 많은 돈이 모이면 굶고 힘든 사람 많이 도와줄수 있대"

설명이 적절했는지, 아니 설명보다 본인이 느끼는 바가 있었는지 처음 전화 했을때보다 사뭇 다른 목소리 톤으로 대답이 되돌아 왔다.
"하긴, 8000원에 목숨 걸 일도 아닌데 내가 과민했던거 같네. 네 말도 맞다. 나는 그 돈 없어도 사는건데... 알았어"
친구의 누그러뜨려진 목소리를 듣고 전화를 끊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 즈음에 인계동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물하는 이 적십자회비 모금 독려를 위하여 30만원 이상 고지된 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조기 납부 협조를 당부하는 동장 명의의 서한문을 발송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우리 주변에는 재난재해로 인해 불안과 절망감에 떨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이분들에게 작은 희망을 나누어 줌으로 이웃사랑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는 적십자회비 슬로건으로 적십자사가 국민들에게 회비를 걷어 재난 구호 사업을 한지도 오래 되었다. 

작지만 이웃사랑을 실천할수 있는 마음, 적십자 회비_1
작지만 이웃사랑을 실천할수 있는 마음, 적십자 회비_1

최근 기사를 보니 요즘 어려운 경제 환경속에서도 사랑의 냄비가 펄펄 끓는다고 한다. 수십에서 수백, 수천에 이르기 까지 정말 억 소리나게 성금을 낸다고 한다. (어찌 보면 누가 더 많이 내나 서로 내기라도 하듯이.)
덩달아 이 적십자 회비도 개인은 물론이고 여러 기업과 단체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앞 다투어 성금을 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남을 위해 자기 자신의 주머니를 여는 것은 너무나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TV에서 이런 내용의 기사를 보게 되면 왠지 나도 모르게 '와~ 정말 사회에 헌신적인 분들이 많이 계시구나'라는 감탄의 말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각 가정에는 이 적십자회비를 충분히 낼만한 여건이 되는데도 이것을 내는데 대해 부정적인 분들이 적지 않은듯 하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몇 년전인데 여럿 모인 가운데 우연히 적십자 회비 이야기가 나오자 한명이 듣고 있다가 어차피 내 봤자 북한에 다 갖다줄텐데, 뭐하러 이렇게 열심히 내느냐고 말했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적십자회비는 북한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쓰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만한 사람이 그렇게 말할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십자사가 북한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오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그의 말도 이해가 아주 안되는건 아니었다. 

몇 년전인가 적십자 회비 지로용지가 와 있었다. 인터넷 뱅킹으로 납부하려고 지로용지를 가만가만 살펴보다 보니, 한귀퉁이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적십자 회비는 북한 지원에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라고 씌여져 있었다.
당시에 약간의 놀라움이 생겼다. 
적십자사야말로 국경을 초월한 봉사단체인데 어찌하여 이런 문구까지 넣어야 하는지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어쨌거나 이런 문구를 보고 나서는 좋은 일을 하기도 참 어렵구나 하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TV를 보면 화재나 수해 등 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오는 사람들이 적십자사 사람들이다. 붉은 십자가 마크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달려온 사람들. 이분들은 평소에도 가정보건이나 응급처지 교육을 담당하는 등 우리 주위의 불우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그런걸 시민들이 알아 둔다면 적십자 회비의 용도에 대한 근거없는 오해는 사라질 것이다.  

어떻게 보면 8000원이라는 돈이 크고 아까워서 선뜻 내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낼수 있는 8천원이라는 금액을 단순히 힘든 노동의 대가로 받은 화폐가치로만 여기고 이웃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따뜻한 이웃사랑의 매개체로는 생각하지 못한다면 정말 그 돈을 아깝다고만 생각하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것은 차갑고 딱딱한 화폐 꾸러미가 아니라 적지만 이웃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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