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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아버지 모시고 나온 아들같네
2012-12-30 23:50:16최종 업데이트 : 2012-12-30 23:50:16 작성자 : 시민기자   오새리

서울에 볼일이 있어 나선 토요일 오후. 수원역에서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며 추운 날씨에 오들오들 떨다가 전동차가 오는 소리가 들려 저만치를 쳐다 보니,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보였다.
아, 이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을 이끌며 전철을 타는구나. 
나는 안내견에 대해 이전에 한번 우연히 안내견을 키우는 곳에서 현장견학을 한적 있어서 웬만큼 알고는 있었는데 시각장애인을 이끌고 직접 전철에 타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안내견이 주인인 시각장애인을 모시고 올라와 지하철을 타게 해 주는걸 옆에서 지켜 보니 대견스럽고 예뻤다. 아니 개지만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옆으로 가서 슬그머니 쳐다 보니 참 잘생기고 총명해 보였다. 시각장애인에게는 눈과 똑같은 존재 아닌가. 
안내견은 주인을 자리에 앉히고는 자기 스스로도 주인의 발 아래 다소곳이 앉아 다리를 펼치고는 편한 자세로 주인을 지킨다. 그 모습이 못돼먹은 사람들보다도 의젓해 보였다. 

안내견, 아버지 모시고 나온 아들같네_1
안내견, 아버지 모시고 나온 아들같네_1

누구나 살다 보면 불의의 사고를 당할수도 있고, 태어나면서부터 뜻하지 않은 장애를 입고 나올수도 있다. 그중에 시각장애를 가질수도 있는데 안내견의 도움이라도 받을수 있으니 안내견에게도 고맙고, 시각장애인도 눈과 길잡이가 돼주는 안내견이 목숨처럼 소중할 것이다. 
의젓한 안내견이 못돼먹은 사람들보다도 나아 보인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따로 있다. 마치 다큰 아들이 보행이 부자유스러운 아버지를 편히 부축해 모시고 전철에 올라타 자리를 마련해 드리는 모습같은 안내견을 보니 불쑥 그런생각이 든 것이다.

작년에 7월에 지하철 4호선 안에서 한 여성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보고 "누가 이런 큰 개를 지하철에 데리고 타나? 교양이 없는 것 아니야? 당신한테는 귀여워도 내 눈에는 더러워. 당장 사과하고 그 개 데리고 내려!"라고 소리를 친 것이 온 나라를 시끌벅쩍하게 만들었다.
신체 멀쩡한 몸으로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이 여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결국 비상용 SOS 전화를 이용해 해당 사실을 역무원에게 신고까지 했다. 

이로 인해 결국 열차 운행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고 당시 인터넷에는 이 여성의 무개념을 질타하는 비난 글이 넘쳐났다.
시각장애인용 안내견은 공공장소나 기타 어디든지 출입이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이 같은 규정을 몰라서 안내견에게도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아주 안타깝다. 

이 여성도 처음에는 몰랐을수 있다. 하지만 안내견을 이끌고 들어오는 사람을 보면 시각장애인인지 아닌지를 몰라서 그랬을까.
더군다나 역무원이 다가와 법적으로 허용된 사항이며,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라고 설명까지 했는데도 막무가내였으니, 미안하지만 이 여성은 정말 개만도 못한 못돼먹은 사람이다.

이런 경우는 지하철 안에서뿐 아니라 시내 할인점에서도 목격했다.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들어가려 하자 직원이 애완견 동승 입장 금지 그림이 그려진 푯말을 가리키며 입장 불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동행인이 이 개는 그냥 애완견이 아니라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며 어디든 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직원은 끝까지 안된다고 했다. 

마침내 실랑이가 벌어지고, 잠시후 관리책임자를 불러 달라고 해서 설명한 끝에 겨우 입장하는 장면을 보았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일반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빚어낸 해프닝이었다.
당시에 지하철 4호선 사건을 두고 네티즌들은 "지하철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무지와 패륜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이 고충을 겪는 일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에는 용인 죽전에 갔다가 우연히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장에 들러보는 기회를 얻은적이 있었다.
착하게 생긴 순한 안내견들이 정규 안내견이 되고자 일종의 수습과정을 이수하고 있었다.  안내견은 리트리버종이라는데 시각장애인을 안내해야 하므로 도로 상에서 듣고 보는 모든 것에 대한 훈련을 아주 강도높게 실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우산 펴는 소리, 엘리베이터 소리도 처음 듣는 개에게는 곧 두려움이었다. 벤치, 계단, 인도, 횡단보도 따위에도 익숙해져야 하고 건물입구나 매점 등 번잡한 곳에서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요령도 익혔다. 식당의 식탁 아래에서 얌전히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화장실 출입도 도와야 한다. 버스 정류소 위치는 물론, 승하차 보조도 맞추는 수준에 올라야 안내견이다.

그리고 이들 훈련견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며 "이리 와" "쭈쭈"거리며 부르지도 않는다. 
이런 훈련장면을 보면서 지하철 안에서 안내견이 의젓하고 예쁘다는 이유로 과자를 주려 하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는 행동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금세 알수 있었다.
우리 e수원뉴스 독자님들과 수원시민 여러분들께서는 혹시 지하철이든 버스안에서든 안내견에 대해서 이런 기본적인 것은 꼭 알아두시고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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