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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통장 잔고가 신경 쓰인다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2012-12-18 13:19:50최종 업데이트 : 2012-12-18 13:19:50 작성자 : 시민기자   홍명호

60대 초반이신 우리 회사 청소 용역 담당 할머니가 계시다. 물론 연세로는 할머니시지만 겉으로 보면 전혀 할머니스럽지 않다. 또한 요즘 60대 초반은 할머니 할아버지 축에 들어가지 않는다고들 하신다. 단지 장년층일 뿐이지.
이분은 젊으시고 열심히 항상 건강한 웃음에 활기가 넘쳐 보이신다.

점심나절에 열심히 복도를 닦고 계시길래 자판기에서 음료수 한 캔 사 드리며 "애쓰십니다"하고 인사를 건네자 "에고..."하시며 허리를 펴신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 했던가. 이 참에 조금 쉬게 해드려야겠다 싶어 말을 걸었다.
이제 국민연금도 나오는데 청소일을 그만 두시고 노인정에도 나가고 취미생활이나 운동하시며 하루들 보내시면 어떻겠느냐고 말씀 드려 보았다. 

그러나 이분은 일하던 사람이 일하지 않으면 병 생긴다면서 70세까지는 일할 수 있다고 자신있어 하신다. 그리고 운동이랄게 뭐가 따로 있겠냐며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게 운동이지 뭘 더 필요로 하냐시며 웃으셨다.
그 말씀도 백번 옳으셨다.
국민연금은 지금 고스란히 모아둔다고 하신다. 할아버지께서도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시다가 정년퇴직을 하셨기에 국민연금이 적잖게 나오고 있어서 두분의 것을 다 합치면 생활에 약간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내 통장 잔고가 신경 쓰인다_1
내 통장 잔고가 신경 쓰인다_1

하지만 할아버지 역시 건강하시기에 그 국민연금조차 까먹기 아까워서 지금 주유소에서 일을 하시며 소일거리 삼아 뭔가 하나 더 일거리를 찾고 계신다 하셨다.
세월을 거꾸로 사시는 듯, 참 열심히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사시면서 말씀도 잘하시는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과연 언제까지 일을 할수 있을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흘러간 팝송을 좋아 하시는 분, 그리고 팝 음악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존 바에즈와 밥 딜런이라는 가수를 알것이다. 중년층 이상이면 알만한 유명한 미국의 팝 가수이다.
두 사람이 60년대에 부른 노래중에 'Blowin' in the Wind 라는 노래가 있다. 노래 가사중 일부를 보면 이렇다.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한 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고개를 더 쳐들어야 사람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타인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산은 바다가 될까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이 노랫가사는 사실 지금 이야기 하려는 부분과는 좀 다르기는 하다.
다만 나는 위 가사의 일부처럼(혹은 모든 내용을 다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음)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난 후에야 진정한 자유와 휴식을 얻을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며, 우리의 삶과 여유와 휴식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어서 장황하게 시작하게 되었다.

노래 가사중 내가 관심 갖는 부분은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라는 대목이다.
우리 노후에는(보통 일선에서 물러 나는 50대 후반부터 정년퇴직을 하는 60대초) 과연 얼마나 더 오랫동안 일을 해야만 그보다 더 늦은 노후(70대, 80대까지와 그 이상)를 편히 쉬며 여생을 보낼수 있을까.

우리 회사 청소 담당 미화원 할머니께서도 건강하시고 일을 즐기시니까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분 역시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여생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일하시고, 심지어 두분이 매달 꼬박꼬박 받는 국민연금조차 쓰지 않고 저축을 하고 계시다고 한다.
정말, 우리는 얼마나 더 살아야 자유로워질수 있을까. 지친 갈매기는 얼마나 더 날아야 사막에서 편히 쉬며 잠들 수 있을까 하며 고민했던 한 가수의 노랫말처럼.

부모가 돈 걱정 없이 안락하게 노후를 보내시도록 해 드릴수 없는 자식들은 그저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요즘 부모님들 역시 자식들에게 어렵다며 손 벌리시는거 원치 않으시기에 직접 일들도 많이 하신다. 우리 세대는 그게 더욱 확실한 사회의 모습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우린 과연 얼마나 더 살아야 자유로워질수 있을까. 문득 은근히 철학적인 이런 고민 앞에 서 보니 내 수중 통장의 잔고에 더 신경이 쓰인다. 
앞으로 살 날도 무진장 많이 남았고, 아이들 키우는 일도 한참이나 많이 멀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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