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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같은 사랑으로 평생 해로하는 부부
2012-12-19 10:39:27최종 업데이트 : 2012-12-19 10:39:27 작성자 : 시민기자   정순예

서로의 생각이 약간만 달라도 이혼 서류에 도장을 콱 찍어 대는 세상. 참 두렵고 허망한 일이다.
며칠전 TV 다큐멘터리 나온 한 노부부 이야기는 감동적이어서 드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나도 과연 저렇게 살수 있을까, 아니 우리 부부도 저렇게 살도록 노력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한 어르신 부부였다. 

할아버지는 93세, 할머니는 86세였다. 이분들은 70여년째 해로하고 있단다. 
두분 다 건강해서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했다. 자손들과의 관계도 좋았다. 우리는 흔히 "다복하세요"라는 덕담을 건넨다. 이 어르신 부부을 보면서 내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 하나는 그 다복이라는 말이었다. 두분에게 참으로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 다복...

아이들 다 카워놓고 두분도 늙으실만큼 연세가 드셨으니 삶이 무미건조한 일상의 연속일 법도 한데 이 어르신들은 닭살부부가 따로 없었다. 
할머니의 순박한 애교에 할아버지는 연신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이 할머니를 보면서 같은 여자로써 나는 과연 연애할 때 지금의 남편에게 저런 애교를 떨어 보았을까, 결혼후에는 그나마 결혼했다는 이유로 저런 애교를 모두 잊고 살아온건 아닐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은근히 남편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시골장이 서면 잘 차려입고 데이트를 나섰다. 방 안에서 장난기가 발동한 할아버지가 씽크대 물을 할머니에게 튀기며 짓궂게 장난을 치시자 물세례를 받은 할머니가 삐쳤다. 
이내 삐친 할머니를 달래는 할아버지. 그 모습은 영낙없이 연애하는 젊은 커플이었다. 
나이 들어도 알콩달콩 재미나게 사는 노부부의 모습을 보니 한폭의 그림 동화를 보는 듯했다. 끊임없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그분들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주기까지 했다. 죽을 때까지 시들지 않게 풋풋한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사라졌다. 

그리고 노인들이 출연한 또 하나의 TV프로그램 장면.
아나운서: 부부관계를 네 글자로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은?
할머니: 웬수.
아나운서 : 아니요, 네 글자로 표현하면?
할머니 : 평생 웬수.
정답은 천생연분인데 이 할머니는 너무 솔직하게(?) 대답했다. 주위의 방청객 모두 박장대소 했다. 

그 할머니 부부는 연세가 두분 다 90이 넘으신 분들이었으니 그야말로 백년해로 하시면서 '웬수'라고 생각할 여지가 없는 잉꼬부부셨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신만만 하니 대놓고 '웬수'라고 해도 그게 하나도 흠결이 되지 않고 재미있게 웃어넘길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대놓고 '웬수'라고 농담으로 받아 넘길수 있는 부부지간 백년해로 하는게 가정이든 사회와 국가든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모습 아닐까.

연리지같은 사랑으로 평생 해로하는 부부_1
연리지같은 사랑으로 평생 해로하는 부부_1

불가에서는 전생에 악연을 풀지 못하여 금생에서 부부가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금생에서 악연을 잘 풀라고 하늘이 짝 지어준 것이니 오순도순 잘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금생에서 악연을 잘 푼다면 후생에서는 더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부부는 3천겁의 인연이란 말도 있다. 1겁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지름이 1.6km가 되는 거대한 바위에 앉았다가 승천할 때 스치는 옷자락으로 바위가 다 닳아지는 세월이니 3천 겁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시간이다. 

이처럼 무겁고 무서운 인연을 다 버리고 부부가 너무 쉽게 갈라서며 이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세상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하늘의 뜻대로 금생에서 악연을 풀어야 하는데, 풀지 못하고 또 하나의 악연을 만든다면 후생에서는 죽고 죽이는 진짜 웬수가 될지 모른다.
뿌리는 다르지만 가지가 붙어 한 나무처럼 자라는 나무를 연리지라고 한다. 연리지는 아주 진한 부부애를 상징한다. 연리지처럼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 사랑을 연리지 사랑, 그런 부부를 연리지 부부라고 하는 것이다. 

수원시민 모두는 그런 연리지 같은 사랑으로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가정을 잘 꾸리고 그런 사랑 아래 자녀들을 바르게 키우며 백년해로 하는 부부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오래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혼자 가기엔 너무나 벅차고 고단한 인생이다. 손에 손 잡고 팔짱 끼고 소박한 이야기 나누며 함께 가는 인생이 아름답고, 나이가 들수록 말벗과 등 긁어주는 친구가 필요하다.

잠시 머물 이 세상이지만 서로 돕고 의지하고 동고동락하면서 백년해로하는 부부는 행복하지 않을까. 
다들 잘 아는 '파랑새'라는 동화가 있다. 주인공이 파랑새(행복)를 찾아 집을 떠나지만,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돌아온다. 파랑새는 어디에도 없다. 
내 마음 속에 파랑새가 있는 것이다. 내 마음 속의 파랑새를 발견하는 자가 행복한 사람이다. 내 마음속의 파랑새는 바로 아내이고 남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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