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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숲속에서 노래하는 아내
네팔인 아내 먼주 구릉과 함께하는 한국 여행기 16
2012-11-10 10:45:20최종 업데이트 : 2012-11-10 10:45:2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수원의 낯선 지인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우리 부부는 다음날 점심을 또 다른 지인들과 함께 중국집에 가서 짬뽕과 짜장을 먹었다. 아내는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인 날들에 대해 고단함보다 즐겁고 기쁘고 유익한 일들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교산 숲속에서 노래하는 아내_1
중국집 길림성에서 짬뽕을 맛보는 아내 먼주 구릉이다.

중국 술이 곁들여진 점심 식사를 마치고 광교산 자락을 거슬러 올랐다. 산에 오르며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산 초입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식사 후 배부른 증세를 조금 가시게 하고자 하는 휴식이다. 물론 맑은 광교산 공기를 들이마시는 일은 반가운 인사 같았다. 

아내는 산 초입에 설치된 운동시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네팔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힘든 시설물들이다. 나는 '팔불출 남편'이 된 듯 맑은 공기를 배출해내는 광교산 인사에 답을 하자고 마음 먹고 아내에게 노래를 불러줄 것을 청했다. 

매우 잦은 부탁이다. 사실 결혼을 하기 전에도 들어본 적 없는 아내의 노래를 한국의 지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여러 차례 듣게 된다. 적어도 내가 듣는 아내의 노래 부르는 소리는 참 좋은 소리다. 물론 누구라도 자신의 사랑이 불러주는 노래가 듣기 싫을 일은 없으리라 믿는다. 

광교산 숲속에서 노래하는 아내_2
노래하는 아내, '꽃의 눈으로 바라보면'을 노래하고 있다. 좋은 이야기를 담는 노래는 좋은 삶을 담아내리라 믿어본다.

광교산 숲속에서 노래하는 아내_3
관객이 세 명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미물들도 아내의 음성을 들었으리라 믿어본다. 현장은 사라져도 자취는 남는다.

아내는 망설이고 멈칫멈칫 사양하다 곧 노래를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작은 무대가 마련된 느낌이다. 세 사람의 관객과 남편이 듣고 있다. 그리고 바라보고 있다. 산에 산새들도 작은 산 벌레들도 저 멀리 흰 구름도, 서로가 서로 미물조차 살리자는 의미의 노래가 광교 산에 조용히 울렸다. 사랑을 담은 심장의 박동소리처럼 밝고 맑은 빛의 울림이길 소원해 본다.

그렇게 맑은 가을날의 오후는 단풍잎처럼 붉고 노란 빛으로 저물어갔다. 저녁 시간에는 사단법인 통일의 길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의 한 역을 찾았다. 

세상이 바뀌었다. 그러나 지독하게도 바뀌지 못하는 게 있다. 그것이 통일의 길을 여는 조직이 국가차원에서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맨살로 북풍한설의 대지에 놓인 것처럼 부여잡듯이 존재한 통일부가 있다는 것 말고는 진전이 없는 통일에 대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행사장을 찾아 공부하고 싶어졌다. 어떤 논의들이 있는지 알고 싶어져서다.

아내는 남북의 분단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그렇다는 것도 외국을 경험하며 알게 되었다. 물론 남북한의 분단에 대해 이해를 바로 못하는 것은 외국인 뿐은 아니다. 나는 그런 역사적 현실들을 보고 느끼며 "게으른 공부가 그릇된 역사를 만든다. 생각하게 되었다. 
산다는 이유로 살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현실에 묻혀 사는 사람들, 그들에게 역사는 눈앞의 이익, 교과서적 인식 앞에서 가볍게 취급되기 일쑤다. 

광교산 숲속에서 노래하는 아내_4
늦은 밤 서울의 한 역을 찾았다. 대회의실에서 통일의 길 창립식이 열렸다. 특별히 아는 사람은 없었지만 통일의 길을 열자는 다짐은 하나였다.

세상의 모든 역사는 교과서로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나는 초등학교 이후, 중학교 이후에 알게 되었다. 교과서에 기록된 역사야말로 지배자의 억지, 역사와 편의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린 학생들이 배우고 바로 알 수 있는 역사적 진실의 대부분은 고대사로 국한되는 지도 모르겠다. 현대와 근대의 역사는 현실의 지배세력들에 위해 그만큼 자의적인 판단과 해석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바른 역사와 바른 미래를 위해 역사의 기록에는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사가들의 기록정신과 논의의 구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란 생각이다. 그것이 통일의 길에서 우리 민족과 나라의 안녕 그리고 번영을 위한 우리들의 시급한 과제란 생각 때문이다. 나는 반쪽 국민, 반쪽 민족의 정체성으로 살기는 싫기 때문이기도 하다.

산단법인 통일의 길 창립, 먼주 구릉, 김형효, 지배자의 역사, 현실의 역사, 미래의 역사, 민족,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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