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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2012-11-29 12:27:27최종 업데이트 : 2012-11-29 12:27:27 작성자 : 시민기자   오승택

곧 칠순을 바라 보고 계신 할머니는 활동량이 많으시다. 
또래 할머니들 보다도 씩씩하게 다니시는 편이라 여행도 잘 다니시고, 오랫동안 걸어도 피곤한 기색 한번 없으셔서 이날 여지껏 일을 해 오셨다.
일을 하시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자식들을 결혼 시키고 나서 혼자 남게 되신 할머니는 집 안에만 계신 것이 답답 하시단 이유로 절에 다니셨는데 그 곳에서 일거리를 맡으신 것이다. 

음식 솜씨가 좋으셔서 특기를 살려 식당 같은 곳에서도 일을 꾸준히 하셨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을 차곡차곡 모여서 친구 분들과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고향모임에 가셔서 통 크게 한 턱을 내시기도 하신다. 손이 크신 할머니는 손자인 내가 놀러 갈 때 마다 배가 터질듯이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시고 만들어 주신다. 

때로는 며느리에게 한약을 해주고, 손자 손녀들의 대학 등록금을 간간히 대 주시는 낙으로 살아 오신 할머니는 일을 그만 좀 하라는 자식들의 권유에도 만류하고 고집을 부리셔서 갈등도 많았다. 
늙을수록 몸을 많이 움직여야지만 아픈 곳도 없다는 철학을 갖고 계신 할머니는 올 초까지만 해도 절에서 일을 계속 하시다가 다리관절에 통증이 있으셔서 일을 잠깐 그만 두셨다.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자식들이 일을 못하게 하려고 애썼지만, 할머니는 일을 찾아 다니신다. 아무도 모르게 나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나도 할머니가 취미로 삼든, 삶의 전부로 삼든 일을 안 하셨으면 좋겠지만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런데 알다시피 청년 실업도 어마어마한데 노인들의 일자리 구하기란 여간 쉽지 않을 것임은 짐작 할 수 있다. 평균 수명은 늘어만 가는데 퇴직을 하는 나이는 정해져 있다.
계속 해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고용하고 싶어 하고 보장된 정년보다 점점 짧아지는 퇴직 기간을 뒤로 한 채, 이제는 젊어서 열심히 벌어 놓은 돈으로 편하게 노후를 맞이할 준비 보다는 제2의 삶인 노후생활을 위해서 또 다시 돈을 어느 정도 벌어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노인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_1
사진/e수원뉴스 편집실

그렇지만 사람을 구하는 입장에서도 젊은 사람 보다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노인들을 쓸 리가 없다. 노인들을 썼다가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도 배제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순대 집 가게가 큰 곳이 한 군데 있었다. 장사도 잘 돼서 종업원도 많고, 별도로 순대 가게 옆에 수제순대를 만드는 간이 공장을 만들어서 남녀 구분 없이 순대를 만드는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규모가 커서 일손이 모자랐기 때문에, 사람을 구하는 수는 항상 0명이었다. 그만큼 수시로 계속 해서 모집한다는 뜻이었다. 홀 서빙도 아니고 주방일도 아니고, 앉아서 계속 수제 순대를 만드는 일은 할머니께 그나마 적합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미리 전화를 하고서 오라는 연락을 받은 뒤에 할머니와 함께 가 봤는데, 바로 퇴짜를 맞았다. 할머니라는 이유로 고용 할 수 없다고 했다. 

아주 단순하고 쉬운 노동들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겐 일자리가 주워지기 힘든 현실이다. 절에서 아주 오랫동안 절밥을 만드셨던 분이시기 때문에 힘도 세고, 튼튼하신 분이신데 나이를 확인하고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우리 할머니 보다 겉 모습이 더 쇠약 해 보이시는 분들은 일자리를 전혀 구하지 못할 것 같다.

그나마 간간히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보이지 않게 노력 하는 사람들 땜에 예전보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지만 아직도 턱 없이 모자란 것이 노인들의 일자리 구하기 같다. 청년 실업도 없고, 노인 실업도 없는 세상은 언제쯤 올까...

아직 바삐 움직여야지 숨 쉬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는 할머니는 집에 계시는 시간이 많은 요즘 답답하신지 계속 들락날락 거리시며 마실을 다니시고 계신다. 다음 주에는 꼭 일을 구해야겠다고 성화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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