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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시장 보게 하는 지혜
2012-11-30 02:44:58최종 업데이트 : 2012-11-30 02:44:58 작성자 : 시민기자   오새리

1시간짜리 동네 뒷산 산책만 하는데도 에베레스트 정복하는 복장으로 가는 우리나라 어른들. 1시간거리 뒷산에 산책하는데 등산복 상하 70만원 한 벌에 고급 스틱, 고급 배낭 짊어지고 가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시욕이라고 해서 얼마전에 해외 뉴스에까지 나왔다.

어른들의 이런 브랜드 풍조와 과시욕구는 자라는 아이들에게 아주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게 돈 있는 사람들이야 입고 다니든 말든 상관 없지만, 엉뚱하게 서민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아직 철이 덜든 중고등학생들이 어른들의 그런 복장을 보고서는 집에 돌아와 애꿎은 엄마아빠에게 옷 타령을 하는 것이다.

서민들에게는 더더욱 유명메이커만 찾는 아이 때문에 집안 살림이 휘청휘청 할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시장에 갔다 오던중 우연히 이웃집 주부를 만났다. 얼굴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한숨부터 쉰다. 이유는 그집 중학교 3학년 딸내미의 명품 타령 때문이라며 우리 애는 어떠냐고 묻는다.
"우리 애들은 제 엄마가 가난하다는거 알아서 그런지 별로 그런거 사달라고 안하든데?"라며 웃자 날더러 좋겠다며 또 다시 한숨을 내쉰다.

그집 아이가 엊그저께는 집으로 오는 길에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을 봐놨다며 그 옷 사달라더란다. 
그래서 작년 겨울에 사준 옷만 해도 몇 개인데 그 많은 옷들은 다 어쩌고 또 옷타령이냐고 묻자 아이는 "유행이 얼마나 빨리 바뀌는데 엄마는 작년에 산 옷을 올해 또 입으란 말이냐"더라나. 

내가 들어도 어처구니 없다. 그러니 돈을 무더기로 싸 들고 있는게 아닌 그집에서도 한심하고 답답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투정을 부리는 아이를 이길수 없어서 큰 마음 먹고 하나 사줄 생각으로 아이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 나섰다고 한다. 

아이 엄마는 길거리 청바지 숍 정도려니 하고 갔더니 그곳은 다름 아닌 이름만 대면 유치원생도 아는 유명메이커였는데 그 티셔츠 한 장의 가격에 기절할뻔 했다며 서둘러 아이 손목을 붙잡고 나왔다나.
뒤에서 매장 직원이 "능력도 안되면서 왜 들어왔지?"라고 말하는것 같아 뒷통수가 엄청 간지러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에구, 내가 보니까 애들 옷은 다 그 옷이 그 옷이던데. 애들은 왜 그러는지 몰라"라며 안타까워 하자 이이도 역시 "그러게 말야. 그런데도 아이는 친구들은 벌써 다 입고 다니는데 나만 쪽 팔리게 구닥다리 옷을 입으라구요? 그러잖아. 내참 기가막혀서"라며 다시 한숨을 짓는다.

결국 옷 사는데 실패한 아이는 한동안 제 방문을 꽝 하고 소리나게 닫고 들어가 나오지도 않았고, 또 엄마는 엄마대로 화를 삭히기 위해 소파에 앉아 가쁜 숨을 내쉬기를 며칠간 계속했다고 한다.  이처럼 아이와 엄마의 생각에 변화가 없다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부모는 자녀가 원하는 옷을 기어이 사 주든지, 아니면 그에 준하는 어떤 것을 제안해서 해결을 할 것이다. 애들 이기는 부모 없기 때문인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녀는  부모가 사주는 값비싼 옷의 고마움을 모르게 되고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을 가질 뿐이다. 
아이들이 계속 유명메이커가 붙은 옷만 고집하고, 가정 형편상 그걸 사줄수 없는 경우 어떤 아이들은 아예 옷값을 마련하기 위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주부에게 아이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라고 일렀다. 그 한가지 방법이 바로 '장보기'이다. 
장보기는 시장에 가서 부모가 물건을 사오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이 원하는 물건을 스스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그 과정을 통해서 합리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시장 보게 하는 지혜_1
아이들에게 시장 보게 하는 지혜_1

우선 이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면서 비슷한 옷을 입고 다닌다는 사실에 착안해 친구들과 함께 남문 시정이나 팔달문 시장 같은 재래시장에서 비교적 싼 제품을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옷을 살 금액을 부모가 정해 주되 동참 해서는 안된다. 단, 물건을 구입하는 방법과 상품 식별 요령, 주의사항 등 약간의 정보는 주어야 한다. 물론 자녀는 부모가 준 금액 내에서 스스로의 선택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 장보기를 해야 한다. 

이런 방식이 잘 이루어졌을 때 아이는 주어진 비용을 초과하지 않고 물건을 선택하면서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제품의 질을 비교할 수 있고, 유통 과정을 알 수 있다. 또한 친구들과 어울려 물건을 구입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시각을 비교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 타인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습관도 배울 수 있다.  
요즘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어렸을 적엔 말이야'하는 식의 이런 교육은 통하지 않는다. 아이들 스스로 체험해 자신의 문제를 깨달을수 있게 하는게 최선의 교육방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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