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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삶을 새롭게 보게 하는 마법같은 것
2012-12-19 12:20:55최종 업데이트 : 2012-12-19 12:20:55 작성자 : 시민기자   최종훈
아침에 피곤한 몸을 깨워 면도 하고 머리 감고 식사 후에 칫솔질까지 마친 뒤 본능적으로 옷을 챙겨 입는다.
와이셔츠를 입고 그 색에 맞는 넥타이를 골라 매고, 역시 적절한 양복을 골라 입은 후 두툼한 코트를 걸친 뒤 날씨가 추우니 가죽장갑을 끼고 서둘러 나간다. 바쁜 발걸음을 재촉해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이동한다.

이렇게 매일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마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인처럼, 그리고 때로는 기계적으로 정신없이 바쁘게 출근을 하다 보면 "내가 잠시전에 교통카드를 어떻게 찍고서 지하철을 탄  거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는 조금 전에 교통카드를 어떻게 찍었는지를 돌이켜 보지만 끝까지 생각나질 않아 포기할 때가 종종 있다. 출근길 걸어가면서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밤 사이에 도착한 핸드폰 문자 메시지도 확인하며, 지하철 안에서는 신문도 봐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매일 너무나 익숙한 몸놀림으로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새로울 것 없는 상황 속에서 애써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귀찮게 오감을 작동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조금이나마 짧은 거리를 선택하여 한 걸음씩 잰걸음으로 걷기에만 열중했던 원인도 있었다. 

여행은 삶을 새롭게 보게 하는 마법같은 것_1
여행은 삶을 새롭게 보게 하는 마법같은 것_1

그렇다면 항상 번거롭게 움직이는 내 이목구비는 언제 작동하는 것일까. 그것은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 있을 때일 것이다. 
일이 있어 지방 출장지를 찾아간다거나, 친구와 약속한 만남의 장소로 찾아갈 때에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나 주변 경치, 안내표지판과 교통수단의 생김새 등을 바라보며 평소와는 다르게 새로운 것을 느끼며 '어? 저런게 있었네'라든가 '맞아, 저거지'하고 느낀다든가 '우와~ 이건 뜻밖이네'라며 놀라기도 한다. 

결혼 전 학창시절에 이집트 여행을 다녀 왔다. 내가 가 본 이집트라는 나라는 우리와는 너무 다른 문화 속에서 독특한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서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다. 이슬람 문명의 문화가 전해져 오고 있는 나라이니 그럴만도 했다. 

이집트에서 머물던 3일째 아침, 숙소 밖 거리에서 들리는 큰 소리에 놀라 깬 적이 있는데, 이슬람 경전 읽는 소리가 '아, 아, 마이크 시험중. 동민 여러분, 오늘 대통령 선거 날이오니 모두 다 버스 정류장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봉고차가 대기하고 있사오니...'식의, 우리나라 시골마을 이장님의 확성기를 통해 나올만한 수준으로 온 동네에 방송되는게 아닌가.

그들은 무덤덤하게 그 소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이집트가 자랑하는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문화유산보다 그날 아침의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여행이라는 것, 우리 삶에 있어서 우리 스스로를 늘 새롭게 보게 만드는 것, 살다 보면 나를 전혀 다른 방향에서 보게 하는 여행이라는 그것이 주는 독특한 마법같은 힘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우리의 가을 하늘은 다른나라 여행객 누구라도 보면서 감탄하는 유유창천 푸른 빛깔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늘 보는 것이기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이국땅 동남아의 작렬하는 태양볓 아래 어디에 가서 그와 비슷한, 혹은 그보다 못하더라도 푸른 하늘을 보면 그렇게 새로울 수가 없단다. 이유는 여행이라는 독특한 삶의 여유와 휴식이 주는 마법 때문이다.

길거리에 무성하게 나 있는 풀들,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잡초와 나무조차도 이국땅에서 보면 더 새롭게 눈에 들어오고, 평소에는 존재조차 잊고 있던 공기를 깊이 들이마셔 보며, 국내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색깔의 하늘을 한동안 어지러울 정도로 높이 올려다보는게 여행인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하찮은 것도 하찮지 않게 느낄 수 있는 마법의 시간이다. 

주변을 보면 사람들이 상처를 받아 마음이 지치고, 일상에 대해 권태가 느껴질 때 여행을 가고 싶어 한다. 이 또한 오랫동안 자신의 습관으로 만들어진 고정된 틀과 규격화된 마음에서 떠나보고 싶은 이유 때문이다.

이 겨울, 여행을 떠나 보자. 
아이들 방학이 되면 가족 다같이 열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승용차를 가지고 멀리 남도 기행을 떠나도 좋고 동북쪽 겨울바다 여행도 좋을것 같다. 산속에 들어가 추위를 견디며 지리산 종주를 해봐도 좋을것 같고, 작고 아담한 펜션을 하나 빌려 가족 모두 오붓한 시간을 가지며 새해 설계를 해보는것도 괜찮을법 하다.
우선, 오늘 당장 지금이라도 고개를 돌려 하늘을 한번 보자. 그 속에 내마음의 풍경이 담겨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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