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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큼 어짜쓰까? 나 조깐 보세
영어 독해보다 어려운 사투리에 웃음보 터진 다문화 주부
2012-12-07 08:49:27최종 업데이트 : 2012-12-07 08:49:27 작성자 : 시민기자   박나영
시어머니 : "어쨔쓰까 이~잉. (어,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아?)"
며느리 : "........."
시어머니 : "여그 음석(음식)에 버큼(거품)이 왜 나와부렀어야?(나온거지?)"
며느리 : "........."
시어머니 : "아그야(아기야, 며늘 아기야) 나조깐 보세(나좀 잠깐만 보자)"
며느리 : "........."
이상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는 시어머님을 모시는 어느 다문화 가정 주부가 알려준 고충 아닌 고충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듣는 내내 우리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회사에서 다문화 가정 주부들과 아이들을 위해 한국어 몇가지 도움 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 큰 일은 아니지만 우리의 작은 도움이 그분들로 하여금 우리 나라 사회와 문화에 빨리 적응라고 동화 돠도록 돕는다는 생각에 늘 기분이 좋고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얼마전 베트남에서 온 주부가 전라도에서 이사 오신지 얼마 안되어 그곳 사투리를 아주 진하게 쓰시는 이 말씀을 알아듣지 못해 아주 난감했다는 말을 듣고 함께 배꼽을 잡고 한참을 웃었다.
이분들이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중에 종류도 참 많겠지만 우리는 아주 사소한거라 생각하는것 조차도 이분들에게는 태산같이 높은 장벽일수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이 버큼 어짜쓰까? 나 조깐 보세_1
이 버큼 어짜쓰까? 나 조깐 보세_1

다문화 가정의 상징은 무지개라고 한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그런데 만약에 빨강색이 예쁘고 강렬하니까 다른 색을 모두 빨강으로 바꾸면 그 무지개가 아름다울까? 아름답지도 않을뿐더러 그건 무지개라고도 불리우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일하기 위해서, 공부하기 위해서, 결혼하기 위해서등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나라, 우리 수원시에 들어온 많은 다문화 가정 시민들이 있다. 

특히 결혼을 하여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게 될 이주민과는 더 빨리 더 아름답게 더불어 사는 무지개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는데 이분들이 겪는 어려움도 적잖은듯 하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러저러한 대화도 나누지만 아이들 엄마인 외국인 주부님들은 한결같이 "한국이 참 좋다"고 한다. 좋은 사람도 많고, 환경도 깨끗하고,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등등. 

그리고 다문화가정 한사람 한사람을 보면 장점이 열 가지도 넘고 솜씨도 좋고, 끼도 넘치고…정말 보석처럼 반짝이는 분들이다. 
그런데도 남편이나 시집식구들과 화합이 어려운 이유는 한국 가족들이 이분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서인듯 하다. 예를들면 "어찌됐든 한국에 시집왔으니까 당신이 한국에 적응하고 한국 사람으로 변신해서 살아야 돼" 혹시 이런 생각을 갖는 건 아닌지...

또 어떤때는 낳은 자식에게 한 두 마디의 모국어를 가르치고 싶어도 남편이나 시부모가 못하게 말려서 혼자 울었다는 우크라이나 출신 주부도 있었다. 
하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 :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봄)해서 내 가족 중 누군가 외국사람과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그 땅에서 살게 된다면 어떻게 살기를 바랄까?
한국인의 모든 감정과 생각을 몽땅 버리고 그 나라사람으로 변신해서 살뿐 아니라 그 자녀도 한국어를 하나도 못하고 바나나처럼 겉 노랗고 속 하얗게 살기를 바랄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내 언니가 혹은 내 여동생이 외국으로 시집을 갔는데 그곳 시댁에서 한국어를 모두 버리고 그곳 말만 쓰라고 해서 몇 년만에 한국어를 완전히 까먹었다면 우리는 가연 그 사실을 알고 기쁠까 슬플까.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나라에 결혼하여 정착하는 외국인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답이 나온다.

앞으로 다문화가족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서로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채 성인이 되었는데 무조건 한국인으로만 살라고 할수 없는 법. 다문화 와국인들이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배우고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존중받을 때 상대방을 더 존중하고 그 무리에 섞이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무지개 색 중에서 빨강색이 예쁘다고 모두 빨강색이기를 바라지 말고 그분들의 노란색, 주황색, 파랑색 등 모두를 품고 사랑하고 이해하는 수원시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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