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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캐롤이 사라진 12월 크리스마스
2012-12-09 12:49:35최종 업데이트 : 2012-12-09 12:49: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90년대에 중 고등학교와 대학시절을 보냈다. 
당시 내가 기억하는 크리스마스는 무엇보다도 거리의 캐롤이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를 받아 mp3나 핸드폰으로 노래를 듣기 이전의 시대다. cd플레이어 이전의 시대, 바로 카세트 테이프로 유일하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때였다. 

서울의 명동이나 광화문, 종로 등지에서는 불법 카세트 복제품을 파는 리어커가 참 많았다. 1000원이나 2000원 정도면 4-5천원 하는 본품 테이프의 녹음된 복제품을 살 수 있었다. 
물론 당시 돈이 많았던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진퉁' 테이프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가수의 노래들이 믹스된 테이프를 사기 위해서라도 리어카에서 파는 복제품을 많이도 했었다. 어느 날부터 서서히 길거리에서 유통되는 노래를 살 수 없게 되면서부터 크리스마스의 캐롤도 사라졌다.

캐롤이 사라졌다

90년대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_2
90년대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_2

크리스마스 하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캐롤'의 계절이다.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롤들은 마음을 들뜨게 하고, 축제의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으니 얼마나 저렴하게 겨울을 행복하게 날 수 있었던지. 
거리에서 울려퍼지는 리어카의 캐롤들은 모든 연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서로의 속살로 더욱 깊이 파고들게 만든다. 길 위에서 사랑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낭만적인 시절은 이제는 그리운 추억 중 하나다. 

대학시절, 가장 좋아하던 레코드 가게가 있었다. 지금은 더 이상 레코드 가게를 볼 수 없지만 말이다. 학교진입로에는 몇 개의 레코드 가게가 있었는데 언제나 스피커를 거리 밖으로 내놓아서 모든 사람에게 음악을 들려주곤 했다. 

돈이 없어 가난하던 대학생 시절 레코드 가게 앞의 스피커에 귀 기울이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고 만남을 약속하기도 했다. 음악이 너무 좋을 땐 걸음을 멈추어 곡이 끝나기까지 기다리기도 했고, 그러다가 너무 좋으면 용돈을 아껴서 하나씩 음반을 구입하기도 했다. 
아마 대학로의 레코드 가게가 사라질 무렵부터 대학생들은 스펙쌓기와 생존경쟁에서 시달리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12월, 물론 연말이라고 흥청망청 송년회 분위기로 들뜨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귀를 즐겁고 행복하게 할 캐롤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각자의 mp3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이어폰을 꽂고 홀로 듣는 캐롤이 아니라 다 함께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싶은 생각뿐이다. 적어도 과거에는 들을 수 있는 '귀'만 있다면 어디서든 누구든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었으니 말이다. 

거리의 크리스마스 캐롤이 사라진 후부터 상점과 거리는 '화려한 트리장식'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것 같다. 수원역 애경백화점, 인계동의 갤러리아 백화점 정도를 가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정신없이 화려한 전구장식 불빛을 보면서 겨우 성탄의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보는 것은 화려해졌을지 몰라도, 우리의 귀는 가난해진 크리스마스다.

90년대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_1
90년대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_1

따뜻한 성탄 맞으시길

크리스마스는 가난한 이에게 부요함을, 사랑이 없는 자에게 용서와 사랑을 주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날이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를 기억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성탄절이라는 절기를 만들어 축제를 즐겼다. 

신의 탄생 이전에 인간에게 가장 행복하고 신나는 날이다. 크리스마스에는 적어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따스했으면 좋겠다. 
술과 비싼 음식만으로 파티의 분위기를 내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의 캐롤송만으로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제부터 사라진 길거리의 크리스마스 캐롤은 우리의 입을 무겁게 만들었다. 

모든 길 거리에서 캐롤이 울려퍼져 사람들의 마음만은 따뜻한 12월이 되면 어떨까.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운 축제의 분위기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90년대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_3
90년대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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