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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이 착한 어느 마사지사
2012-12-03 15:28:49최종 업데이트 : 2012-12-03 15:28:49 작성자 : 시민기자   이선화
동네 목욕탕에 갈때마다 자신이 '해운대 처녀'라며 해운대 이야기 보따리부터 푸는 마사지사 '언니'가 있다. 동네사람들이 애용하는 목욕탕인데 우리가 그냥 '언니'라고 부르는 그녀는 해운대 처녀라는 이유로 성격이 억세고 드셀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지금 때밀이가 직업이 된것같다며 재미있는 수다를 떠는 마사지사다.

그녀는 그 목욕탕 3명의 마사지사 중 언니격이었다. 나이가 가장 위이기도 했지만 곱상한 얼굴에다 항상 웃는 모습으로 분위기 조성을 잘했다. 그 목욕탕에서만 7년차라고 했다.
그런데 동네 아줌마들로부터 인기가 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진짜 이유는 딴데 있었다.  그녀의 착한 심성 탓이었다.

우리네 젊은 아줌마들의 때를 밀때는 당연히 돈을 받지만 혼자 오신 할머니 손님이 계시면 반드시 모셔다가 때밀이 무료 서비스를 하곤 했다. 앙상한 손으로 이태리 타올을 들고 앉아있는 할머니들에게 다가가 "할머니, 제가 시원하게 해드릴께요"라며 나긋하게 말한다.
"아녀... 나 돈 없어"라며 마다하는 할머니. 그러나 이 언니는 "할머니, 돈 안받아요. 제 '싸비스'예요"라며 안심시켜 드리고는 유난히 앙상한 할머니의 어깻죽지부터 맛사지해 드리고 때를 밀어 드린다. 

예상찮은 서비스를 받은 할머니들이 그 전문가의 솜씨에 탄복하며 시원한 맛을 느낀후부터는 아예 공짜 맛사지를 받으러 목욕탕에 들르는 정도다. 자연히 손님 숫자가 많아지니  목욕탕 사장도 기분이 좋을수밖에 없다. 
오자마자 우리 딸 1등했네, 우리 아들 특목고 갔네, 우리 남편 승진했네 등등 제자랑 수다부터 떨기 시작해 물 실컷 퍼 쓰고 자기네들끼리만 놀다가 돌아가는 우리 젊은 아줌마들. 솔직히 그 언니를 보면 우리는 백번도 더 부끄러움을 느낀다. 
돈벌이 할 시간을 쪼개 무료 봉사하는 그 심성과 푸근한 인정, 타고난 낙천적 성격... 정말로 배울점이 많은 마사지사이기 때문이다. 그 마사지사를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최근에 그녀가 안보였다. 처음엔 잠깐 자리를 비웠으려니 하며 큰 관심 안뒀는데 2주일, 3주일... 목욕탕에 그녀가 계속 안보였다. 동네 목욕탕 마사지사 언니 한명이 안보이는 것 만으로 뉴스가 될 정도면 그녀의 인물 됨됨이나 유명세는 확실히 작은게 아니었다.

목욕탕 단골들의 궁금증은 오래가지 않고 곧 풀렸다. 
건강이 좀 안좋아서 고향에 가서 좀 쉬다가 그곳에서 목욕탕을 개업할거라고 했다. 건강이 안좋은 이유는 약간 놀라웠다. 마사지사를 오래 하다보면 폐가 상당히 안좋아 진다고 한다. 
그 이유는 때밀기와 마사지라는 일을 하다 보면 직업상 엄지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그 때문에 폐경락을 자극하여 탁한 기운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폐경락의 끝머리가 지압시 사용되는 엄지부위 라고 한다.

그 마사지사 언니도 엄지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폐 건강이 안좋아져서 약간의 요양이 필요하기에 당분간은 고향에서 쉬기로 했다는 것이다.
세상에나... 자기의 건강이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할머니들께는 꿋꿋이 무료로 맛사지를 해주고 있었다니. 다시금 놀랍고 존경스러워졌다.

어쨌거나 그동안 번 돈으로 고향에 가서 조금 쉰 후 목욕탕을 하나 차릴거라며 낙향했다니 거기서도 많이 사랑 받고 잘됐으면 좋겠다.  고향이 해운대라고 했으니. 심성만 착한줄 알았더니 알뜰하게 돈도 모았구나 하는 마음에 목욕탕 단골 아줌마들은 하나같이 마음속으로 빌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새로 시작하는 고향 목욕탕에서 돈 많이 벌고, 그곳 할머니들에게도 기분 좋은 마사지 서비스 많이많이 해주세요"라고....

정말 남을 위해 항상 배려하고 마음 쓰던 그 마사지사 언니가 잘 되고 목욕탕 사업이 번창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거듭 해본다. 착한 사람에게 하늘의 도움이 있을걸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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