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전통과 특정 종교의 충돌, 우리 집안에서도 발생
종교가 수천년 이어온 숭고한 민족적 전통을 이길수는 없다
2012-11-21 12:12:57최종 업데이트 : 2012-11-21 12:12:57 작성자 : 시민기자   남준희

전통과 특정 종교의 충돌, 우리 집안에서도 발생_1
전통과 특정 종교의 충돌, 우리 집안에서도 발생_1

이미 오래전부터 어떤 사람들은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명절때 차례를 안지내거나, 부모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등 선대의 제사를 안지내는 집안이 있기는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 집안에서는 그런 경우는 없었지만 친구, 혹은 먼 지인, 직원 주변에서는 간혹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그럴때마다 "쯧쯧.. 그래도 그건 아닌데"하면서 내심 옳지는 않은 일이거니 생각해 왔다.
또한 그럴때마다 "내 일 아니니까" 하면서 "그사람들이야 그러거나 말거나"하고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이게 내 일이 될 줄이야.
얼마전에 사촌형님 댁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상의좀 해야겠다는 전갈이었다. 
그동안 형님댁이 큰 집이었기에 우리 집에서는 기일에 맞추어 형님 댁으로 제사를 지내러 갔었는데 갑자기 두분의 제사를 상의하다니.

큰아버지와 큰어머님은 이미 작고하신지 오래 되었고, 형님이 장자이니 두분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 제사를 함께 모시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형님을 만난 나는 놀랍고 어리둥절 했다. 아니 충격적이었다. 나를 부른 까닭은 종교적인 이유로 앞으로는 제사를 모시지 못할수도 있기에 그걸 상의하자고 부른 것이다.

형님은 외아들이고 그 아래 위로는 여자들(내겐 사촌누님과 동생들)만 있기에 만약 형님이 제사를 지내지 않을 경우 큰아버님 부부는 친아들인 형님네가 알아서 한다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만큼은 제사를 안모실수가 없기에 나를 부른 것이다.

즉 두분의 제사를 날더러 모셔가라는 것이었다.
제사를 모셔오는 일은 어렵지 않은 것이다. 내가 앞으로 1년에 한번씩 내 할머니 할아버지를 정성껏 제사로 모시면 된다. 
하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제사를 모시지 않겠다는 사촌 형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게 "옳네 그르네" 하고싶은 마음조차도 사라졌다.
솔직히 말도 안되고 황당하고 화도 났기 때문이다.

제사는 종교문제 이전에 가족간 소중한 유대 공간을 제공하며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 그 부모님을 낳아주신 부모님께 대한 참으로 소중한 가족의 행사다. 아니 인륜지대사에 가족의 결혼과 장례 치르는 일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행사 아닌가. 
요즘처럼 핵가족으로 인한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가족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사랑과 더불어 행복을 위한 조상이 주신 축복의 자리이고, 한민족의 미풍양속으로 더욱 권장하고 정성스럽게 맞이하는 일이 바로 조상을 모시는 제사인 것이다.

그것이 개인들로는 부모와 조부모 등을 모시는 기일의 제사이고, 민족적으로는 추석과 설 을 통해 전국민이 한가족으로 만나는 명절인 것이다.
그런데 단지 나이 60세 가까이나 되어 믿게 된 종교 하나 때문에 그 소중한 예를 저버리는 형님께 너무나 화가 났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형님에게는 "이게 옳습니다" 혹은 "옳지 않습니다" 하는 일언반구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오랜만에 뵙고 차 한잔 마신 후 알았다며 내가 앞으로 기일날 두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실테니 큰아버님 부부는 형님이 알아서 하시라고 한 뒤 곧장 집에서 나왔다.
문득 하늘을 보니 내가 모시지 못하는 큰아버님과 큰어머님이 하늘에서 내려다 보며 눈물을 흘리시는 것 같았다. 내가 뭐라 드릴 말씀도 없었고 그렇다고 죄송하다 할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그저 한숨만 나왔다. 

어떤 민족과 국가라도 고유의 풍습과 더불어 예(禮)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가 조상을 섬기는 일은 너무나 소중하고도 합리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특정 종교 때문에 괴롭고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 되어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 것은 매우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몇천년 내려온 차례를 자기 종교적 이유로 거부하는 일은 정말 진지한 마음으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프린트버튼캡쳐버튼추천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