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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매실 도서관 홍우기 서예가의 작품 기증받았어요
2017-07-28 18:02:27최종 업데이트 : 2017-07-28 18:02:2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수원에는 좋은 도서관이 많이 있습니다. 가까이 있는 호매실 도서관도 건물은 멋지고 좋은데,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의 내실이 다소 부족한 듯했습니다. 사실 지금껏 공공기관에 한 작품도 기증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서예가로 활동하면서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좀더 의미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호매실 도서관에 도곡 홍우기 선생의 작품 기증받다
호매실 도서관에 도곡 홍우기 선생의 작품 기증받다

전통의 서예를 그대로 잇고 있는 도곡 홍우기 서예가는 최근 예술의 전당에서 '오늘의 한국 서예전' 에 출품했던 작품 1점을 호매실도서관에 기증했다. 등남문루(登南門樓) 라는 작품은 가로 138cm*세로 200cm의 대형 사이즈다. 2017년 5월 18일 제작하였다. 조촐한 기증식을 열겠다는 호매실 도서관의 이병덕 관장의 초청으로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다. 작품에 대한 해설을 직접 듣고, 눈으로 감상하니 감동이 컸다. 경쾌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글씨이며, 자유로운 개성까지도 담긴 듯하다. 

"등남문루(登南門樓)는 사실 저의 13대조 할아버지의 시입니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13년 전에 돌아가시게 되었죠. 병자호란 때 세자빈과 원손 등 왕족을 모시고 강화도에 건너갔으나 적은 강화를 쳐들어와 함락 당했죠. 신하된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고 여겨 화약고에 불을 붙여 그 위에 몸을 던져 순절하셨습니다. 그곳이 바로 강화의 남문루입니다. 나라를 생각하며 몸을 던지신 당시의 충절들이 빛나지만 나약한 국가의 비극이었죠." 

기증식 모습
기증식 모습

이렇게 시에 대한 해설과 함께 어떤 마음으로 글씨를 썼는가를 이야기했다. 서예에 대한 안목은 없지만 글씨에 담긴 강하고 힘이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서예는 단순히 글씨를 쓰는 일이 아니다. 글씨라는 틀 안에 내용을 담는다. 그곳에는 서예가의 감정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사랑해' 라는 말을 할 때 눈빛, 표정, 목소리 등을 담아 말을 전달합니다. 글씨라는 형식에 내용을 담은 것이 바로 서예이기 때문에 결국 서예가의 성격, 기분, 성품 등이 담기게 됩니다. 비가 내린 후 땅 속에 스며들었다가 다시 방출되는 샘물은 완전히 다른 것 처럼 말입니다." 

도서관에 의미있는 서예 작품이 전시된다
도서관에 의미있는 서예 작품이 전시된다

사실 홍우기 서예가는 자신의 글씨를 오래 보관하지 않고, 3년이 지나면 불태운다고 한다. 따라서 기증한 일도 처음. 올해 글씨가 다르고, 내년 글씨가 다르다. 작품을 누군가에게 주었을 때 이미 '내 것' 이 아니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순간이 영원히 남는 것" 이 글씨이기 때문에 결코 가벼이 여길 수가 없다. 이렇게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의지로 글씨를 쓰는 사람이 있을까. 

용인 포곡면 가실리에서 태어나 북중학교와 수성고를 졸업 후 대학 중어중문과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경기대학교에서 또다시 예술학을 공부했다. 열 아홉부터 서예를 했으니 40년의 세월이 넘었다. 타지를 돌고 돌아 이제 다시 수원이라는 터전으로 돌아와 수원 지역사회의 예술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한다. 호매실 도서관에 서예 작품을 기증한 것이 시작이 되지 않을까. 

이병덕 관장은 "호매실 도서관 개관 이후 작품 기증 받은 것이 처음이라서 의미가 큽니다. 도서관의 품격이 높아지는 듯합니다. 저도 서예를 배우고 있는데 홍우기 선생의 작품은 볼수록 감동이 벅찹니다. 좋은 작품 불태우지 않고, 도서관에 기증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표구를 하여 3층에 자리를 마련할 것입니다." 라고 웃으며 답했다.  

도곡 홍우기 서예가의 작품 앞에서...
도곡 홍우기 서예가의 작품 앞에서...

과거 서예는 선비들의 예술 행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타자기나 컴퓨터의 보급으로 더 이상 서예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예전에는 대통령이나 정치인들도 기본적으로 서예를 하였다. 글씨에 사람의 인품과 철학이 담겨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글을 그대로 쓰는 것을 뛰어넘어 온 마음으로 글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써 낸 글씨는 곧 서예가의 온전한 창조적인 세계다. 열흘정도 후에 작품을 표구하여 전시하게 될 때 다시금 찾아가 글씨를 보고 감상해야 겠다. 이처럼 앞으로 지역의 예술가들이 도서관에 의미있는 작품을 자발적으로 기증하는 일들이 생겨나면 좋겠다.  

호매실 도서관, 홍우기 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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