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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칠보산자유학교의 수업은 이렇다!
영화제와 연극제를 준비하는 중등칠보산자유학교 학생들
2018-09-13 00:13:42최종 업데이트 : 2018-09-13 17:29:0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아이는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집에 오지 않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인 재혁이는 중등칠보산자유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9월 29일에 있을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은 영화제와 연극제가 동시에 열리는데 아이들이 직접 쓴 대본으로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영화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도 제작한다. 주연배우라고 하면서 열심히 연기하면서 아이들과 협업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기특하다. 밤늦도록 영화를 찍는 이유는 영화 장르가 '공포물' 이기 때문이란다. 심지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의상이 매번 달라지면 안되기 때문에 4일째 같은 옷을 입고 학교에 등교하고 있다. 완전히 깜깜해진 칠보산에서 영화를 찍어야 하므로 밤 시간에 촬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주연배우로 활약중인 이재혁 군

주연배우로 활약중인 이재혁 군

밤 늦게 야간촬영하느라 귀가 시간이 매일 11시, 12시가 된다

영화찍는 재미에 푹 빠진 아이들은 영화가 즐겁다고 한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학교 다니면서 연극을 해보거나 영화를 찍어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교과서로 공부하고 시험보고, 체육이나 음악, 미술 정도 예체능 과목을 얕게 배우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수원중등칠보산자유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몸으로 배우고, 자신들이 탐구하는 수업을 이어나간다. 매일 선생님들의 수업 일기나 텃밭일지를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얼만큼 텃밭의 채소가 자랐는지, 배추나 무의 씨앗을 뿌리고 김장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글과 사진이 올라온다.

늙은 호박이 여섯 통 열렸는데 아이들이 칼과 도마를 들고 껍질 자르고 깍둑썰기하고 숟가락으로 속을 파내었다. 호박전도 부쳐 먹고, 호박죽도 끓여 먹을 수 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아이들은 노래도 부르고 이야기 나누면서 호박을 모두 다듬었다. 자신들이 먹을 것을 직접 키우고 준비하여 요리하는 모든 과정은 수업의 중요한 일부다.과학수업도 실험과 토론, 발표로 이루어진 수업이다

토론과 발표,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으로 배운다


더디고 느리게 배워나가는 시간

실험하면서 원리를 터득하는 수업


 실질적으로 많은 학부모들이 교과서의 지식은 전혀 배우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렇지만 대안학교에서도 학년에 맞는 교과과정이 있다. 과학이나 수학 역시 단순히 설명과 문제풀이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중학교 1학년 과학수업의 경우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되고, 아이들이 모둠 구성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예를 들어 '빛은 어떻게 진행하는가?' 에 대한 지식을 알기 위하여 빛의 굴절이나 물질을 통과하는 것을 실험으로 찾아낸다. 빛이 거울에 부딪혀 나아갈 때의 규칙성, 빛이 다른 물질을 통과할 때의 모습, 빛이 똑바로 직진하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 등을 모두 스스로 찾아낸다. 2명씩 짝을 지어 모둠을 구성하고 질문도 선택하기 때문에 자유로움이 있다. 전등, 레이저 등으로 빛을 비추어 실험을 하고 결과물을 그림과 글로 정리하며 발표까지 해내는 과정은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아이들은 자신감있게 발표하면서 자신의 배움을 내면화한다.

영어 수업의 경우 실질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대화문을 외워서 대화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한다. 한 번의 테스트로 끝내지 않고 여러 번 반복하여 암기하고 내면화할 수 있게 한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는 보드게임을 하거나 악기연주를 하거나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을 까먹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아이들이 협업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어야 한다. 감독역할, 배우나 카메라, 조명 등을 하면서 직접 참여하는 과정이 즐겁다. 아무리 늦게 집에 오거나 배가 고프다고 해도 마냥 신나기만 하다. 학교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한다고 했으면 짜증내고 화냈을 텐데 영화를 찍는 일은 그 자체로 놀이같다고 한다. 영화만드는 과정을 직접 참여하면서 배우게 된다. 아이는 다음부터는 영화가 얼마나 힘들게 만들어지는지 감사한 마음으로 보겠다는 소감도 전했다.
염소에게 먹이 주는 학생

염소에게 먹이 주는 학생


아침마다 농사짓는 학생들

텃밭농사는 중요한 하루일과

매일 파밭의 잡초를 제거하고, 꽃밭을 정리하고, 물을 주는 일은 아침 농사 시간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배추와 무를 심고 길러 일년 내내 먹을 김장 김치를 담그는 일, 심지어 이번에는 절임배추까지 학부모들에게 판매할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모두가 김장을 담그는 날이 기대될 정도라 한다.

두려움을 내려 놓으면 자유롭다. 자연을 느끼고 천천히 배우는 것은 오히려 삶을 바꾸는 일이다. 아침마다 호매실동의 논의 벼가 익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풍성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오늘은 어제보다 벼가 더 누렇게 되고, 점점 고개를 숙이는 것 같네" 라면서 자연을 관찰하는 대화를 나눈다. 우리가 먹는 것이 누군가의 수고로 이루어짐을 알게 되고, 세상의 모든 지식이 연결되었음을 터득하는 시간이다.

중등칠보산학교 아이들이 만든 연극 '후회'는 14일 금요일 8시 남문미리내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영화제는 9월 29일 토요일 오후 3시 호매실동의 '하늘나무교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지역주민 뿐 아니라 대안학교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 시민 누구나 영화제, 연극제에 참여해도 좋다.
늙은호박을 다듬고 있는 아이들 모습

늙은호박을 다듬고 있는 아이들


 

 

중등칠보산자유학교, 대안학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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