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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남 주자…매월 열리는 그녀들의 작은 공연
휴센터 채움터 에서 열린 5월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 공연을 보고서
2019-05-21 17:44:19최종 업데이트 : 2019-05-22 12:24:5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20일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이하 휴) 3층 북 카페 채움터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5월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공연이 휴 동아리인 수원 시나브로 낭송회 주관으로 열린 것이다. 

시나브로 회원들은 심춘자 시낭송가의 지도로 일주일에 한 번씩 휴센터 두런두런 동아리실에서 시낭송 수업에 참여하며 시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아름다운 시어를 낭송가의 운율을 더해 감동 있게 표현하는 즐거움에 매진하는 시낭송 동아리다.

시나브로 회원들은 자신들이 배운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틈틈이 그 즐거움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공감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오픈된 공간에서 열린 행사를 마련한다. 배워서 남 주자는 취지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로 매월 세 번째 월요일 오후 휴 채움 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나브로 회원들이 전해주는 시낭송의 잔잔한 감성과 울림에 마주할 수 있다.
휴센터 채움터에서 열린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 공연은 시나브로 시낭송회 주관으로 열린다.

휴센터 채움터에서 열린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 공연은 시나브로 시낭송회 주관으로 열린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이미자의 찔레꽃 노래의 첫 소절부터 다함께 입을 맞춰 공연의 첫 시작을 노래로 열었다.  시와 노래는 빠질 수 없는 찰떡궁합의 단짝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중가요 속에서도 시를 가사로 하는 노래가 주는 감동에 빠진 적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어색함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흥으로 인해 마음의 긴장도 풀어지는 분위기다.

갈래머리와 모자로 멋을 낸 소녀의 감성을 담고 있는 고영서 회원이 '초여름 숲처럼' 시로 시낭송의 첫 포문을 열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의 원천이 궁금했다. 강하고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 시낭송은 시어를 하나하나 음미하게 만드는 또 다른 매력이 숨어 있다. 시 낭송이 끝난 후 사회자와 함께 하는 인터뷰 시간도 재미난 장면 중 하나가 된다.

시 쓰는 친구들과 함께 동인지를 만들 계획을 세웠고, 동인지 이름을 공모하는데 참여한 이야기를 나눈다. 평소에 시낭송을 하다 보니 시에 대한 관심과 애착, 그리고 다양한 시를 알게 되고 나눌 수 있어 좋았는데, 마침 좋아하는 시에서 만난 시어가 떠올라서 동인지 공모에 당첨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낭송한 이번 시에서 발견한 시어라 이 시에 대한 기억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서정주 시인의 신록을 낭송한 정경희 회원은 떨림이 있는 목소리로 잔잔한 여운을 안겨준다. 낭송자의 표정이 시에 푹 빠진 사랑스런 모습을 담고 있어 그가 낭송하는 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갖춘 회원이다. 암송하기 위해 시를 되 뇌이다 보면 내 것이 되어 있고, 내 몸짓으로 표현되는 것이 좋다며 시낭송의 장점을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 한다.

큰 키에 호리호리하고 가녀린 외모를 갖춘 정현주 회원이 들려주는 문정희 시인의 찔레는 다양한 음색으로 담아낸 시낭송이었다.
"오늘은 일부러 차를 가지고 오지 않는 대신에 우시장천을 걸어 왔어요. 조용히 걸으면서 오늘 낭송할 시를 입속에서 읊조려 보는데, 세상에나 완벽하게 암송이 되는 거예요." 공연 때 마다 음향을 담당하는 수고를 수고로 여기지 않는 정현주 회원의 이야기다.
시낭송 공연 중간에 열린 윤정미씨의 휘슬 연주가 분위기를 한층 돋우어 준다.

시낭송 공연 중간에 열린 윤정미씨의 휘슬 연주가 분위기를 한층 돋우어 준다.


이쯤에서 연주가 곁들여지는 순서다. 휴에서 음악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윤정미씨가 휘슬연주로 분위기를 더한다. '숨어 우는 바람소리' 연주에 이어 앵콜을 받아 '아름다운 것들' 또한 멋지게 연주해서 듣는 모두가 환호했다.

"매월 이렇게 꾸준히 공연하는 것이 참 부럽습니다. 저도 동아리 활동을 이끌고 있지만 이렇게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윤정미씨의 휘슬 연주가 공연을 빛내 주었다.


원색인 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서 환호를 받은 김정숙 회원은 조병화 시인의 '늘 혹은'의 시를 낭송해 주었다. 편안하고 자연스런 음색으로 속삭이듯 들려주는 편안한 시였다. 중간 중간 그리운 사람이 저절로 떠올랐으니 말이다.

시골에 텃밭을 마련해 그곳을 오가는 시간이 많아져서 가끔 이곳에 나오지 못할 때는 너무 아쉽고 그립다고 한다. 작년 텃밭에서 풋고추를 한 부대 따와서 회원들과 나눴던 이야기를 진행자가 들려준다. 올 가을에는 자신의 텃밭에 회원 모두 초대할 생각에 텃밭을 열심히 정성껏 가꾸겠다는 말에 회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멋진 공연을 보여준 시나브로 낭송회 회원들과 심춘자 사회자의 모습이다.

멋진 공연을 보여준 시나브로 낭송회 회원들과 심춘자 사회자의 모습이다.

채선옥 회원이 들려준 시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시낭송을 하면서 좋은 것은 모든 사물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을 보면 시의 감흥이 떠올라서 '아, 이래서 시낭송 배우기를 잘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한다는 회원이다. "내게 시낭송이란? 시낭송을 하면서 아름다운 시어를 입술로 고백하듯 내 놓을 때마다 마치 내가 꽃이 된 기분이라 내게 시낭송은 나를 꽃으로 만들어 준다" 라고 고백한다.

대학가요제에 입상함으로써 시와 시인이 알려진 시노래 '바다에 누워'를 고영서 회원이 가사 낭독과 함께 노래로 열창을 해주었다.
천성희 회원이 이형기 시인의 '호수'를 종달새처럼 맑고 낭랑한 소리로 고요하고 아늑한 호수가 떠오르게끔 낭송을 해주었다.
'따뜻한 봄날'의 시를 김옥희 회원이 낭송했다. 다른 회원에 비해 좀 늦게 이곳에서 시낭송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낭송할 때 마다 많이 긴장되고 떨리지만 이 시간이 좋다고 한다.
시를 외우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며 애정이 깊음을 고백한다.
관객으로 와서 무대에서 시를 낭송해본 참가자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라며 공연을 본 소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심춘자 사회자가 전해주는 말을 곱씹게 된다. 요즘 sns상에 보면 피천득의 오월 수필을 가지고 시라고 하면서 낭독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장르가 분명 수필인데도 불구하고 편의상 중간부분을 생략하고 짜깁기 하듯 시로 둔갑되어 낭송되어지는 요즘의 행태가 많이 아쉽다. 시 낭송가는 시를 제대로 전달하는 중간역할이므로 제대로 시를 해독하고 올바르게 알려줘야 하는 의무와 필요성을 갖춰야 한다는 그녀의 말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시와 시낭송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 같다.

공연 순서지에서 발견한 김용택 시인의 '그랬다지요' 시 한편을 읊조려 보면서 오랜만에 만난 시를 접한 반가움과 시나브로 회원들이 들려준 시낭송의 여운이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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