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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가다】 문화재 답사는 낯선 문화와의 만남
아프로시압 박물관, 프레스코 벽화 눈길 끌어…고구려 사신 등장
2019-08-24 21:52:54최종 업데이트 : 2019-08-26 14:05:21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구르에미르', 티무르 왕가의 가족묘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구르에미르', 티무르 왕가의 가족묘이다.

여행은 낯선 문화와의 만남이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기 전에 그 문화에 대해 예습을 한다면 그 문화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얕은 지식으로 인해 신선한 느낌에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 때로는 사전 지식 없이 만났을 때의 경이로운 시선이 그 문화에 대한 선입견 없는 느낌일 수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일수도 있지만 안다는 자만심 때문에 꼭 봐야할 것을 놓칠 수도 있다. 교만하면 문화재 답사의 고수들도 오류에 빠지기 쉽다.

문화재 답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우리 문화가 우수하고 남의 문화는 열등하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런 관점에서는 편견에 사로잡혀 제대로 문화를 이해할 수도 없고 문화재를 볼 수 없게 된다. 문화적 상대주의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그들만의 역사와 문화를 편견 없이 이해할 수 있다. 문화재 답사여행은 일반 관광과 차원이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첨간산, 해발 3000m의 높이로 천산산맥의 산이다.

첨간산, 해발 3000m의 높이로 천산산맥의 산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의 보존, 연구, 홍보, 교육을 통해 축성정신을 계승하고 지역문화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순수 민간단체인 '(사)화성연구회'는 정기적으로 문화재 답사여행을 간다. 봄, 가을에는 국내의 문화재를 답사하고 여름에는 외국 문화재를 답사한다. 문화재 답사를 통해 수원화성과의 비교 분석이 가능해지고 수원화성의 상대적인 가치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각이 생긴다. 이런 자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을 보존하고 연구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화성연구회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실크로드 답사를 다녀왔다. 기자는 화성연구회 입회 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코스를 따라가는 답사에 이어 세 번째 해외답사였다. 평소에 가기 힘든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와 사마라칸트는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고 가슴이 뛰었다.

실크로드(Silk Road, 비단길)란 고대 중국과 서역 간에 무역을 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를 이어준 교통로였다. 기원전 2세기경에 처음으로 이 길이 열려 2000여 년간 이어지면서 동쪽으로는 신라 경주에서 서쪽으로 로마까지 1만 km가 넘는 길이다. 실크로드는 동서 문명의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 길을 통해 전쟁이 일어났고 제국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역사적인 길이다.아프로시압 박물관의 프레스코 벽화에서 만난 고구려 사신, 고구려 시대에도 실크로드를 통해 국제적으로 교류했다는 증거.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프레스코 벽화에서 만난 고구려 사신, 고구려 시대에도 실크로드를 통해 국제적으로 교류했다는 증거.

실크로드 중심에는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와 사마라칸트가 있다. 답사 첫날 타슈켄트에서 기차를 타고 사마라칸트로 갔다. 약 270여 km 거리를 가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이었다. 열하일기 답사 중에 만났던 만주벌판을 다시 보는 듯, 간혹 바위산이 보이는데 높지 않고 나무 한그루 없는 사막의 산이다. 사막의 오아시스에 세워진 푸른 도시, 동서무역의 중심지, 실크로드의 중심지인 사마르칸트에 도착했다.

사마르칸트는 몽골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14세기경 티무르 왕조가 부활시켰다. 그 당시의 주요 건물인 모스크와 이슬람 신학교인 레기스탄, 티무르 왕가의 가족묘인 구르에미르, 울르크베크 천문대 등의 건물이 많이 남아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해 보호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 있는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프레스코 벽화가 주목을 끈다. 7세기경 소그드 왕국의 바르후만 왕이 당시 주변의 여러 나라에서 온 사신들을 접견하는 그림이다. 당나라, 티벳 등의 사신과 함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었던 고구려 사신이 등장한다. 고구려 시대에도 실크로드를 통해 국제적으로 교류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박물관의 벽화는 실물을 옮겨온 것인데 복원과 보존처리를 우리나라에서 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가슴이 뿌듯했다.1940년 ~ 1974년까지 제5대 농장장으로 35년간 봉직한 김병화.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들의 삶을 접하니 눈물겨웠다.

1940년 ~ 1974년까지 제5대 농장장으로 35년간 봉직한 김병화 씨.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들의 삶을 접하니 눈물겨웠다.

우리나라의 문화재 복원 및 보존처리 기술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정치적인 논리와 '빨리 빨리'라는 문화에 함몰되어 빨리 해야 할 것과 오랜 기간이 필요한 것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문화재를 졸속으로 복원해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문화재 복원에 관한 것은 정치적인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은 1970년대에 복원하면서 정치적인 논리가 무엇보다 우선시 되었다. 정밀한 고증 없이 복원된 건물도 있고 졸속으로 복원된 시설도 있지만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사정을 알면서도 똑같은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화재를 대하는 자세는 가슴 뜨거운 정성과 열정이 필요하다.

실크로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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