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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覲親)’과 ‘반보기’ 하는 날, 추석
강원도 여행으로 쌓인 피로 풀어내고 새 기운 얻어
2019-09-15 12:39:13최종 업데이트 : 2019-09-19 15:16:43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추석연휴 여행으로 찾아간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추석연휴 찾아간 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음력 8월 15일을 '추석(秋夕)'이라고 한다. 가을이 깊어진다는 말이다. 모든 열매들이 결실을 맺어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하기에 추석을 '한가위'라고도 한다. 올 추석은 태풍 링링으로 인해 많은 걱정을 했다. 전통시장도 태풍으로 인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매상을 올렸다고 한다.

더구나 과수농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결실을 앞두고 태풍으로 인해 많은 열매들이 떨어지면서 올 일 년 농사를 망쳤다고 한다. 수확을 앞둔 과수농가는 그저 한숨만 몰아쉬고 있다. 가을 소득을 기대하면서 일 년 동안 정성들여 키운 과수가 못쓰게 되었으니 그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날 길을 떠났다. 평소에 수원을 벗어날 수 없는 기자로서는 예전보다 짧은 기간의 추석이지만 마음먹고 길을 나선 것이다.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강원도 여행이라 마음을 설레며 떠난 길이다. 추석귀성으로 인해 길이 막힌다고 하지만 수차례 강원도를 여행하면서 막히지 않는 길을 익혀두었기 때문에, 그리 고생스럽지 않게 강원도 고성군 최북단까지 갈 수 있었다.추석을 맞아 항구에 정박한 고깃배들

추석을 맞아 항구에 정박한 고깃배들

추석이 되면 모든 이들의 마음이 풍족해진다. 풍성한 먹거리들이 상위에 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풍요로운 계절이다 보니 부모를 떠나 멀리 외지에 나가있는 자식들도, 이날 부모형제를 찾아오는데 이를 '근친(覲親)'이라고 한다. 추석 때는 시집을 간 딸도 친정을 찾아 부모를 만난다.

시집간 딸은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친정으로 나들이 하기가 쉽지 않다. 농사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먹을 것이 풍부한 추석 때를 전후해서는 예외다. 근친을 할 수 없는 딸들은 친정과 시집의 중간 지점에서 부모를 만나게 된다. 이를 '반보기'라 한다. 이때는 좋은 음식을 서로 준비해서 만나게 되는데 근친과는 달리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기 때문에 그리움의 정은 배 이상이다.

기자야 근친도 반보기도 아니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며칠이라도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명절 때 뿐이라 추석연휴 기간을 택해 여행을 떠난 것이다. 추석이 되면 많은 사람들은 고향을 찾아 길을 나서지만,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근교에서 자란 기자로서는 고향이라는 곳을 찾아간다는 것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먼 길을 달려 근친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하는 것으로 낙을 삼고 있다.

2~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도심을 떠나 바닷가나 산을 찾아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새롭게 앞으로 해야 할 일 등을 정리하는 것으로 근친이나 반보기를 대신한다. 마침 최북단이라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산학리에 정수암이라는 작은 절이 있어, 그곳을 찾아가 일 년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자 길을 나선 것이다.탁 트인 동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

탁 트인 동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

추석을 명절로 삼은 것은 삼국시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제3대 유리왕 때 도읍 안의 부녀자를 두 패로 나누어 두 사람의 왕녀가 각기 거느리고, 음력 7월 15일부터 8월 한가위 날까지 한 달 동안 두레 삼삼기(베짜기)를 하였다. 마지막 날에 심사를 해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한턱을 내고 '회소곡'을 부르며 놀았다고 전해지는데, 이를 '가배'라 해서 추석의 시원으로 보고 있다.

풍족한 먹거리와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기는 추석. 올해는 일요일까지 4일의 연휴를 보냈다. 추석을 맞아 매년 일 년이면 몇 차례씩 만났던 사람들을 찾아본 여행. 물론 친정을 찾아간 것도 친정 식구들을 만난 것도 아니지만 그동안 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의형제들을 만나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새로운 힘이 솟는다.

올 추석은 기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의미있는 연휴가 되었다. 새로운 기분으로 일상생활로 돌아온 날, 근친과 반보기는 아니지만 마음만은 그에 못지않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새로운 기운으로 새 출발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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