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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을 넘던 세람교의 또 다른 이름 '봉학교'
한신대 박물관에 보전된 봉학교비에 기록돼…봉학교 보수 기념 위해 1564년 건립
2020-01-13 19:05:02최종 업데이트 : 2020-01-14 09:39:0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한신대학교 박물관, 한성기 백제토기

한신대학교 박물관, 한성기 백제토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을 답사할 때마다 화홍문, 방화수류정 주변에 가면 보물 제14호인 '수원 창성사 진각국사 대각원조탑비'를 보게 된다. 북암문을 지나 언덕길 옆 비각 안에 있다. 이 비는 고려 공민왕 때 국사(國師)를 지내고 1382년에 창성사에서 입적한 화엄종 승려인 진각국사 천희(眞覺國師 千熙, 1307-1382)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한 비로 1386년(우왕 12)에 창성사에 세워진 것이다. 광교산 창성사 폐사지 터에 방치되어 있었는데 1963년에 보물 제14호로 지정하고 1965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여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 비를 볼 때마다 창성사지가 어디일지 궁금했다. 광교산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천년의 고찰이 폐사지가 되어 문화재로서 주목을 받지 못한 탓인지 광교산 등산로 어디에도 창성사지 가는 길에 대한 안내판이 없다. 상광교 버스종점 광교산 입구에 있는 광교산 등산안내도를 보면 창성사지가 토끼재 아래에 표시되어 있을 뿐이다. 창성사지 가는 길을 아는 사람과 동행하지 않으면 갈수가 없다.한신대학교 박물관, 용인 수지 유적 유물 및 화성지역의 백제 고분 유물

한신대학교 박물관, 용인 수지 유적 유물 및 화성지역의 백제 고분 유물

 
2016년 12월 22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고고학과 문헌을 통해 본 수원 창성사지의 역사적 가치'라는 주제로 한신대학교 수원 창성사지 학술대회가 열렸다. 2008년 수원시에서 창성사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였고 2014년부터 한신대학교 박물관에서 본격적인 문화재 학술조사에 착수하였다. 창성사지 시굴조사, 광교산 일원 지표조사, 상광교동 일원 민속조사, 문헌조사를 했고, 2015년에 창성사지 1차 발굴조사, 2단 구역 및 탑비 터 시굴조사, 2016년에 창성사지 2차 발굴조사, 5단 구역을 시굴 조사한 것에 대해 발표하는 학술대회였다.

학술대회를 본 이후 창성사지 답사를 고대하다가 기회를 잡았다. 당시 e수원뉴스 김우영 편집주간이 창성사지 가는 길을 잘 안다고 해 함께 가기를 부탁했다. 2017년 3월에 김우영 주간과 윤주은 기자와 함께 창성사지에 갔다. 새싹이 돋기 전 두껍게 쌓인 낙엽을 밟으며 멧돼지가 출몰할 것 같은 길을 한참이나 올랐다. 광교산 비로봉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남서쪽으로 뻗은 능선 사이 계곡 최상단, 해발고도 약 320m에 창성사지 터가 있다. 남서 방향으로 자리 잡은 터에서는 상광교, 백운산 능선, 북수원 등이 한눈에 보이면서 일망무제의 경관이 펼쳐졌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백두대간의 연봉들을 바라봤던 것처럼 장쾌한 풍광에 가슴이 벅찼던 기억이 있다.한신대학교 박물관, 수원고읍성 유물

한신대학교 박물관, 수원고읍성 유물

 
지난해 2월에 아는 후배가 창성사지를 가보고 싶어 해 함께 갔다. 첫 번째 갔던 기억을 더듬어 길을 찾았다. 상광교 버스종점에서 광교산 등산로로 진입하면 오른쪽에 폭포식당이 보인다. 식당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수원천을 건너야하는데 징검다리이다.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이 길만 찾으면 헤매지 않고 갈 수 있다. 텅 빈 유적지를 보면서 창성사지를 발굴한 한신대학교 박물관에는 어떤 유물이 있을지 궁금했다.

며칠 전 창성사지를 함께 답사했던 후배와 한신대학교 박물관에 갔다. 기대와는 달리 창성사지에서 발굴한 유물은 전시되어 있지 않았지만 수원 주변에서 발굴한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었다. 한성기 백제의 왕성이었던 풍납토성의 '왕실의 식료창고 – 경당지구 196호', 다양한 백제 토기, 외래계 유물, 와전 등이 전시되어 있다. 경당지구 206호 '왕성의 어정(御井)'을 통해서는 중앙과 지방 세력이 참여한 모종의 의례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한성기 백제의 '화성 화산고분군', '용인 수지 유적'과 '화성 가재리 유적', '화성 천천리 마을 유적', '화성 반송동 마을 유적', '용인 고림동 백제 마을유적', '오산 양산동 유적', '수원 고읍성' 등에서 출토된 유물을 볼 수 있다.한신대학교 박물관, 조선시대 황구지천을 넘는 다리의 흔적인 '봉학교비'

한신대학교 박물관, 조선시대 황구지천을 넘는 다리의 흔적인 '봉학교비'

 
특이한 유물은 조선시대 황구지천을 넘는 다리의 흔적인 '봉학교비'이다. 이 비는 2006년에 발견했는데 200여 자의 명문이 새겨져있다. 명문에는 홍수 등으로 훼손된 봉학교의 보수를 기념하기 위해 1564년에 건립된 것으로 공사를 주도한 승려, 시주자 이름이 명기되어 있다. 봉학교비(鳳鶴橋碑)가 발견된 지역은 조선시대 한양과 호서, 호남을 잇는 간선도로 중 수원부에서 독산성 방향으로 황구지천을 건너는 세람교(細藍橋)가 자리하던 곳이다. 봉학교는 사료에서 확인되지 않는 명칭인데 비문을 통해 봉학교가 세람교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알 수 있어 수원, 화성, 오산 일대의 지역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비석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신대학교 박물관은 1991년 3월에 개관했습니다. 고고, 역사, 민속 등의 유물을 수집해 정리, 보존, 전시하면서 학술적으로 연구하고 우리 역사문화를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표조사, 발굴조사 등 고고학적 조사활동을 하면서 급속한 개발로 인한 유적과 유물의 무분별한 파괴를 사전에 예방하는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한신대학교 박물관, 황구지천, 세람교, 봉학교,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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