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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아파트 청약 당첨
어느 신혼부부의 아파트 청약 도전기
2020-01-17 14:23:03최종 업데이트 : 2020-01-20 11:38:07 작성자 : 시민기자   권미숙

'내 집 마련'은 예나 지금이나 누구든 가질 수 있는 목표다. 특히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이나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는 놓칠 수 없는 목표 중 하나다. 기자도 올해로 결혼한 지 4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식구도 늘고 살림살이도 늘었다. 이사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주변 아파트 시세였다. 기자가 사는 곳은 팔달구 인계동이다. 동수원 상권을 중심으로 앞으로 아이가 가야 할 초등학교 등을 고려해 적당한 후보를 정해놓았다. 매매가는 4억 후반대였다. 그리고 마침, 팔달 6구역 모델하우스 오픈 소식이 들렸고, 아파트 분양자격도 있으니 12월 16일에 경험삼아 방문을 해보았다. 그때부터 청약 초보의 도전기가 시작되었다.

팔달 6구역 모델하우스 전경

팔달 6구역 모델하우스 전경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행히 함께 동행했던 지인 중 24개월이 안 된 아기가 있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은 할 수 있었다. 모델하우스 1층에는 아파트  단지 모형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아파트의 장점을 쉬지 않고 설명하는 직원이 있었다.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은 매교역, 수원역과의 접근성이었다. 아무래도 역세권 아파트는 비역세권 아파트보다 평당 가격이 더 높다는 건 당연할 것이다. 2층에는 평형 타입별로 꾸며 아파트 내부 공간을 직접 볼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다. 기자가 관심 있게 보았던 타입은 30평대였는데 아마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 예상해 보았다. 모델하우스 특성상 깔끔하고 정갈하게 꾸며 놓은 인테리어 때문에 그랬을까. 
 

새 아파트에 대한 소망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갖고 있던 청약 통장을 쓰기로 했고 청약 신청 기간에 인터넷으로 접수를 했다. 먼저, 결혼한 지 아직 7년이 안 되었기 때문에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으로 12월 18일에 신청을 했고, 그 다음날인 19일에는 '일반분양 1순위' 자격으로 신청을 했다. 보통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자녀가 둘 이상인 경우에 당첨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별 기대는 못했었다. 하지만 일반분양은 갖고 있는 가점이 다소 높았기 때문에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84점 만점에 62점이었으니 말이다. 당첨자 발표가 나기까지 그 일주일을 떨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냈었다.



드디어 12월 27일 금요일, 자정이 되자마자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당첨 여부를 확인했다. 접속자가 많아 연결되는데 한참 걸렸다. 숨을 고르고 10분 뒤에 다시 접속해 보았다.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하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그 몇 초가 어찌나 더디던지.

결과는, '예비당첨'. 일반분양에서는 떨어졌고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마음껏 기뻐할 수도, 낙심할 수도 없었다. 말그대로 예비당첨이기 때문에 아직 기회는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예비당첨번호가 73번이었기 때문에 한참이나 동떨어진 순번이어서 고민이 되었다. 결국 되든 안 되든 다시 도전하는 마음으로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주민등록등본부터 가족관계증명서, 인감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건강보험자격득실 확인서, 출입국 사실 증명서, 각종 소득 증명서 등 수십장의 서류가 필요했다. 더군다나 기자는 아직 전입신고를 해놓지 않아서 분리세대에 해당이 된다. 그래서 준비해야 할 서류가 더 늘어났다. 민원24를 이용해 집에서 출력할 수 있는 증명서들을 우선 준비한 후에 주민센터에서 인감 관련 증명서들을 발급 받았다. 그리고 건강보험 관리공단에 방문하여 관련 서류를 발급 받았다.

여기까지는 수월하게 진행이 되었다. 서류 접수 마감 하루 전인 1월 5일에 남편이 직접 방문해서 제출했는데 몇 가지 미비서류가 발생했다. 배우자가 분리세대여서(기자 본인) 배우자가 속한 세대원들과 관련된 서류들도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기자가 아버지와 직접 다니며 미비 서류들을 보완했다. 수십 장에 달하는 서류들을 모델하우스 관계자들이 한 장 한 장 살펴보며 오랜 시간 확인을 했다. 다행히 통과가 되었고 이제 남은 건 추첨일이었다.    
 

서류접수의 현장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서류접수의 현장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1월 14일 화요일, 기자와 남편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1분이라도 늦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대형 중장비들이 여기저기서 흙을 고르고 파내는 현장에 주차를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모델하우스에 입장을 했다. 우리 말고도 예비 당첨자들은 무척 많았고, 모두들 우리와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했다. 오전 10시가 되니 담당자가 모델하우스 문을 굳게 닫았다. 가장 작은 평형부터 추첨이 시작되었다. 추첨 장소는 2층이었고 청약자 본인 한 사람만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두 시간 정도 흐른 후에 순서가 왔고 남편은 비장한 표정을 한 채 2층으로 올라갔다. 간간히 들리는 박수소리가 약간의 기대를 하게 만들었지만 그 박수소리는 우리의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편은 "추첨함에 손도 못 넣어보고 앞에서 끝났어" 라고 말하며 적지 않은 실망감을 표했다. 총 94세대 모집 중에 부적격 세대가 22개나 나와서 내심 기대했다고 했지만 남편 앞에 줄 서 있던 23명의 사람들이 차례차례 당첨이 된 것이다. 한 사람이 포기하는 바람에 23번까지 행운이 갔다. 

 

예비당첨자 추첨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예비당첨자 추첨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렇게 3주 간의 여정은 끝났다. 허무했던 추첨을 마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전입신고였다. 다음 청약을 위해 준비서류를 줄여보겠다는 의지에서였다. 비록 첫 청약에 낙첨되는 경험이었지만 부동산에 대해 전무했던 과거에 비하면 꽤 많은 공부를 한 셈이다. 3주 간의 생생한 현장 경험과 부동산 지식을 쌓는 동안 후보에 올려놓았던 4억 후반대의 아파트는 지금 무려 1억이나 올랐다. 그 아파트 뿐만 아니라 요즘 수원의 신축, 구축 아파트 값이 너나 할 것 없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아파트 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오르기 전에 매매를 했었어야 하나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이미 기회는 흘러 갔고, 다시 전략을 짜야 할 때이다. 낙첨의 쓴 맛을 곱씹을 새도 없이 다음 달에 있을 팔달 8구역 모집 공고가 올라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올 한 해 청약 도전은 계속 된다.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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