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설 대목장의 추억
설 명절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
2020-01-20 14:22:00최종 업데이트 : 2020-01-22 13:15:23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우리민족의 제일 큰 명절인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옛부터 섣달그뭄(음력12월31)날이면  뿔뿔히 흩어져 살던 직계 가족들이 고향 부모님을 찾아 뵈었다. 설날이면 떡국으로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다. 설날 떡국을 먹어야 나이도 한살 더 먹는다고 한다. 지금은 오색 떡국을 만들어 팔기도 하지만 흰 떡국이 우리의 전통을 이어온 설 떡국이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도 한살 더 먹는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도 한살 더 먹는다

흰색은 맑고 투명하고 깨끗하고 순수함을 상징 한다. 설날 떡국을 먹으면 질병이나 불행한 일이 없이 깨끗하고 맑은 한해를 보낸다는 믿음이 있어 설날 흰 떡국을 먹는 것이다. 70, 80대 노인들은 어릴적 설 명절의 추억들을 갖고 있다. 설날이 다가오면 주먹을 쥐고 손가락을 하나 둘씩 펼치면서 '설날이 몇밤 남았다', '오늘밤만 자고나면 몇밤 남았다 ' 하면서 설날을 기다렸다.

 

설날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었다. 설날이나 돼야 새 신발이나 새 옷을 얻어 입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발은 검정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 고무신이 찢어지면 어머니가 실로 꿰매서 신었고 바닥이 달아서 구멍이 나 물이 새면 아버지가 장에 가서 자전거 튜브로 몇 번씩 때워서 신고 다녔다. 옷도 마찬 가지다. 엉덩이나 무릎이 달아서 구멍이 나면 다른 헝겊을 대고 꿰매서 입었다.

설 명절에 잘 어울리는 남녀 한복

설 명절에 잘 어울리는 남녀 한복

설 명절에 입을 여성 한복이 우아 해 보인다

설 명절에 입을 여성 한복이 우아해 보인다

그러다가 설 막장날 아침에 아버지나 어머니가 지푸라기로 발 길이를 재신다. 신발을 사주신다는 뜻이다. 나도 "장에 따라가면 안돼요?" 하면 어머니는 "너는 집에 있어" 하신다. 시장에 데려가면 못처럼 장구경도 시켜주고 좋기는 하지만 입정거리(먹을거리)라도 사 먹여야 하니 가욋돈이 들기 때문이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쌀 한두말씩을 머리에 이고 가기도 하고 아저씨들은 지게에 장작 짐이나 솔가지 말린 나뭇짐을 지고 10리, 20리길을 걸어서 대목장을 보러 가신다.

 

장에 가서 쌀이나 나무를 팔아서 먼저 아이들 신발도 사고 옷은 눈대중으로 고르거나 나이를 대면 옷장사가 알아서 챙겨준다. 명절이니 육전에 가서 고기도 한칼(1근)을 산다. 어머니는 장에서 사온 옷이 잘 맞는지 입혀보고 장속에 넣어두신다. 신발도 아까워서 신고 다니도 못하고 방에서 몇 번씩 신었다 벗었다 하면서 설 전날 밤 까지 머리맡에 놓고 잔다. 그나마 형편이 어려운 집들은 설날에도 옷도 사주지 못하고 입던 옷을 빨아서 입히기도 한다. 노인들이 손자손녀 세배돈 마련 할려는지 나물과 잡곡을 팔러 나왔다

노인들이 손자손녀 세배돈 마련 할려는지 나물과 잡곡을 팔러 나왔다

부잣집 아이들은 좋은 한복에 금빛 복(福)자가 새겨진 두건까지 쓰고 설 명절이 즐겁고 기쁜날이 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기쁜날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부모 노릇도 제대로 못하니 어린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가슴아픈 날이다. 지금은 여러 문화 혜택을 받고 풍요로운 삶으로 옷도 몇 벌씩 신발도 몇 컬레씩 놓고 신으니 설 대목이라고 특별히 옷이나 신발을 살 일이 없다. 

과일전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손님들로 과일전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금은 설 쇠는 것도 천태 만상이다. 전통적인 조상님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도 있고 종교의 교리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고향에 부모님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교통도 불편한데 손자손녀들 고생 시킨다고 도시에 사는 자식들 집으로 와서 거꾸로 설 명절을 쇠고 가는 부모들도 있다.

 

설날에 자식들 먹이려고 음식 장만 하시느라고 부모님 고생 하신다고 아예 음식점을 예약 해놓고 설날 아침에 세배만 드리고 음식점에서 가족 만찬을 하는 자식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며칠씩 쉬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고향 부모님에게 용돈만 부치고 아이들을 데리고 국내나 해외로 여행가는 자식들도 있다.

 

설 명절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설을 쇠기 위해 모처럼 고향 부모님을 찾은 자식들이 부모님 모시는 문제나 몇푼 되지도 않는 부모님 재산문제 등의 갈등으로 설날에 부모님 마음 아프게 하고 돌아가는 자식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명절 끝 뒤치닥거리 등 여러 문제로 부부간에 갈등으로 명절끝 이혼율이 높다는 통계도 나온다. 이런걸 보면 설 명절이 있는것 보다 없는게 났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있다.

프린트버튼캡쳐버튼추천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