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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글쓰기 1년 만에 책을 출판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2020-08-05 01:25:30최종 업데이트 : 2020-08-06 15:30:59 작성자 : 시민기자   권미숙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최고의 자기 표현 수단이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최고의 자기 표현 수단이다.


'시시때때로 글쓰기로 마음을 주고받는 놀이터가 되길 바란다.'

작년 10월에 김소라 작가가 엄마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열었다. 무려 1년의 과정을 계획하며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기자도 이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수업의 이름은 '여자의 글쓰기'. 평생학습관이나 도서관에서 여는 4주, 8주의 글쓰기와는 기간부터가 확연히 달랐던 1년의 글쓰기라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첫 시간에 모인 이들은 9명이었다. 돌 지난 아기를 키우는 엄마부터 대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까지 다양한 환경의 엄마들이 모였다. 글쓰기와 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만 있을 뿐이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생각>이라는 그림책과 파크 파머의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라는 에세이집으로 첫 달의 시간이 흘러갔다. '원함과 끌림'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자기만의 언어로 써내려가는 것까지 더해졌다. 이런 식으로 매달 모임과 수업이 진행되었다.
김소라 작가가 '여자의 글쓰기' 수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김소라 작가가 '여자의 글쓰기' 수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세 시간씩 짧지 않은 시간들이 모였고 매번 주어지는 과제들을 수행하는 동안 글들이 꽤 쌓이기 시작했다. '최근 나를 돌보는 일 중 어떤 것을 해보았나?', '관계 속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나의 재능을 발견한 적이 있다면?', '자신의 꿈 이야기', '어린 나에게 쓰는 편지' 등 30여 가지가 넘는 주제들로 글을 써왔다. 정기적으로 주어진 과제 말고도 영수증 일기, 인터뷰하기, 필사, 서평 등이 수시로 부여되어 글쓰기 내공이 점점 쌓일 수밖에 없었다. 모일 때마다 서로의 글을 나누며 웃고 울고 한지가 벌써 10개월째다.

이들이 요즘 글을 쓰는 것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일이 있다. 지난 2월, 수원문화재단에서 공모한 <2020 시민문화기획자 양성사업, 문화바람>에 선정되어 오는 10월에 전시회를 기획한 것이다. 그 전시회는 다름 아닌 '출판 기념 전시회'이다. 그동안 썼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고 책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긴 오브제들을 구상하여 전시할 계획이다. 전시회는 행궁동에 있는 예술공간 봄 제 3전시실인 행궁솜씨 골목 갤러리에서 10월 8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9명의 공저로 내놓는 책이지만 이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인생의 첫 책이니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월에 출판을 앞두고 있는 예비작가들

오는 10월에 출판을 앞두고 있는 예비작가들


'여자의 글쓰기'수업을 이끌어 오고 있는 김소라 작가는, "수강생들과 5분 글쓰기를 했던 날이었다.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그 시간 안에 푹 빠져서 각자의 생각을 써내려가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5분이라는 시간은 글 한 편이 써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라며 수많았던 수업 중에 그 장면 하나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특히 여자들에게 글쓰기를 권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여자들의 삶은 단순하고 시시콜콜한 일상들이 주를 이루기 쉽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는 힘들다. 글을 쓰면 하찮은 일도 하찮지 않은 일이 되고, 별로일 수도 있는 것이 근사해진다. 글은, 우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고 나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라고 답했다.

글을 쓰고 난 후에 달라진 점이 있냐는 질문에 수강생 이유나 씨는,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고 인간관계가 확장되었다. 노는 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직장동료, 동네 엄마모임과 같은 단순한 친목도모 위주의 관계를 꾸려갔었다. 그러나 지금은 책과 글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갖고 만난 사람들로 인해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글을 쓰고 난 후 인생의 새로운 막이 열리는 기분이다."라고 답했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러나 그 글을 바깥으로 내어 보이는 일은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혼자만의 것으로 묻어놓을 수 있었던 이야기를 이제 세상 밖으로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전시회에 발걸음 할 시민들에게는 마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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