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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미음식에 생맥주까지..‘28청춘 청년몰’이 좋다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8-27 09:15:32최종 업데이트 : 2018-09-14 11:19:22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예로부터 수원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팔달문 인근엔 시장이 많다. 영동시장, 팔달문 시장, 지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못골시장, 시민상가시장, 남문로데오시장, 남문 패션1번가, 구천동 공구시장 등 무려 9개소가 오손도손 모여 있다. 이들 시장이 파는 품목도 다양하다. 영동시장에서는 주로 한복이나 포목과 옷가지를, 미나리광시장은 곡물이나 고춧가루 등 식품을, 못골시장은 반찬과 각종 식재료 등 먹거리를 판다. 공구시장에서는 공구를, 시민상가시장과 남문로데오시장, 남문패션1번가에서는 주로 의류와 잡화가게, 식당 등이 영업을 한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이 등장한데 이어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상권까지 들어와 장악함으로써 전통 시장과 서민들이 근근이 운영해온 골목의 가게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의 급속 확산과 더불어 인터넷 쇼핑시대가 도래하면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이 고사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사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었다. 이웃동네 사람들이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며 친목을 다지던 지역공동체의 장이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발안 장터와 아우내 장터 등 장터에서 독립만세 시위가 많이 벌어진 이유다.
 

어찌됐거나 이런 전통시장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회생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SSM과 대형 쇼핑몰의 진출, 상권의 다핵화, 상인들의 고령화, 소비층의 온라인 쇼핑으로의 이동 등 넘어야할 산이 첩첩이다.

 

수원도 다르지 않다. 이런저런 원인으로 팔달문 인근 시장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수원시와 경기도, 중앙정부의 지원에 더해 시장 상인들의 자구(自救)노력이 결실을 거둔 곳도 있다. 못골시장이 대표적이다. 못골시장은 정부가 추진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일명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난 뒤 하루 방문객이 늘어났다고 한다. 상인회 관계자는 과거에 하루 3천 명 정도였던 고객들이 지금은 하루 평균 2만 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못골시장은 할인판매 이벤트, 공동 쿠폰 발행, 시장 라디오방송국 운영 등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관광과 쇼핑 명소로 되살아나 전국 전통시장의 롤모델이 됐다.

 

수원천 하나 건너 영동시장이 마주하고 있다. 영동시장은 수원의 대표적 재래시장 중 한곳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부활의 몸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곳 2층 유휴공간 660㎡에 수원시가 청년 상인을 육성하기 위해 '28청춘 청년몰'을 만들었다.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 입구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 입구

젊은이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획된 '28청춘 청년몰'은 중소기업청의 '2016 청년몰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된 것이다. '이팔청춘' 젊은이들이 28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전통시장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미로 '28청춘 청년몰'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영동시장 2층에 개장한 '28청춘 청년몰'에는 빵·파스타·스테이크·한식·분식 등 다양한 먹거리 점포, 네일아트숍·공예점·카페·사진관 등 다채로운 점포 28개가 입점해 있다.

중앙에는 광장처럼 넓은 휴게실을 조성해 쇼핑객들과 지역 노인들의 휴게공간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구석구석 조성해 놓은 벽화와 포토존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곳의 푸드코트 작은 음식점들은 시민과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연인과 가족,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앉아 각자 다양한 음식을 시켜놓고 생맥주를 기울이는 모습은 참 정겹다. 다양한 가게들이 있어 이것저것 입맛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혼자 와서 먹어도 눈치 볼 일이 없다. 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28청춘 청년몰 푸드코트

28청춘 청년몰 푸드코트

28청춘 청년몰 중앙쉼터   ​   ​

28청춘 청년몰 중앙쉼터 ​ ​

따라서 '28청춘 청년몰' 개장 이후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색다른 음식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시민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공간이 되고 있다. 입소문과 SNS를 통한 방문기가 널리 퍼지면서 이색적인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대로 잘 운영된다면 청년들과 전통시장의 모범적인 상생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수차례 방문해 봤는데 열심히 창의적인 자세로 일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게다가 음식들도 다양하고 특색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고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음식을 만드는 청년들과 다양한 음식을 시켜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 해도 재미있다.

창가에 앉으면 수원천과 건너편 지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못골시장의 활기 찬 모습이 보인다. 비나 눈이라도 내리는 날, 창가에 앉아 취향에 맞는 음식을 시켜놓고 생맥주를 기울인다면 운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지역적 특색과 운영의 묘를 더욱 살려서 청년들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이 누구나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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