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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주거이전비 사회보장적 배려인가 권리인가
법무법인 강산 임승택 변호사
2018-10-03 13:12:42최종 업데이트 : 2018-11-01 14:22:13 작성자 :   e수원뉴스
【법률칼럼】주거이전비 사회보장적 배려인가 권리인가

[법률칼럼] 주거이전비 사회보장적 배려인가 권리인가

자식없이 혼자 살던 70대 노인은 십수년동안 임차하여 살던 집이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철거대상이라는 통지를 받고 암담했다. 당장 이사갈 집도, 돈도 없는 상황인데 다행히 주거이전비인지, 이사비인지 하는 돈을 받을 수 있다기에 그나마 안심하였다. 돈을 받으면 집을 구하려던 차인데 느닷없이 법원에서 집을 비우라는 명도소송 소장을 받았다. 돈도 받기 전에 집을 비우라는 것이 황당하여 법정에서 따졌으나 주거이전비를 받으려면 따로 행정소송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눈물만 삼켜야 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상 재개발사업을 하는 경우 재개발조합은 사업구역 내 건축물들을 철거할 권리가 있다.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거주자들은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을 지급받고 이사를 나가게 되는데 그간의 판례는 이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은 거주자들의 조기이주를 장려하여 사업추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적인 목적과 주거이전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게 될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사회보장적인 차원에서 지급하는 성격의 금원일 뿐이므로 재개발조합의 주거이전비 등 지급의무와 세입자의 건물 명도의무가 동시이행관계가 아니라고 보았다. 즉 건물명도소송에서 주거이전비를 주어야 나간다는 임차인의 항변은 기각될 수 밖에 없고, 주거이전비를 받으려면 별도의 행정소송을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도시정비법은 거주자에 대한 건축물의 사용·수익박탈의 예외사유로 공익사업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아니한 때를 들고 있고, 수용절차에 대하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은 공익사업의 사업시행자에게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자를 위하여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는 공적 특별부담 앞의 평등원칙과 재산권보장에 생활권보장까지 포함하는 이념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재개발사업에 의하여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임차물의 사용수익제한이라는 손실을 입은 임차인에게도 토지보상법을 유추적용하여 이를 보상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손실보상제도에 부합한다. 그렇다면 이는 법률상의 권리인 것이지 사회보장적 배려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해석에 접근한 최근의 인천지방법원 판결이 주목할 만하다. 해당 판결은 재개발사업시행자는 토지나 건축물을 인도받으려면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만으로 부족하고 협의 또는 재결 절차에 의해 결정되는 손실보상을 완료해야 한다고 하면서,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가 보상받을 수 있는 주거이전비와 이사비는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손실 보상이라고 했다. 이는 시혜적 성격의 금원이 아니고, 생활 보호를 위한 사회보장적 차원이라는 성격, 사업 추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적 목적으로 지급되는 돈이라는 성격, 경제적 손실을 변상하는 금액이라는 성격 등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임차인은 주거이전비 등을 지급받기 전에 집을 넘겨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시했다.

근래에 재개발, 재건축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짐에 따라 오랜 기간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임차인들이 많다. 이러한 임차인들에게 지급되는 주거이전비, 이사비를 단순히 시혜적 성격의 금원이라거나 사회보장적 배려라고 인식하기에는 우리의 재개발, 재건축사업 등의 규모가 상당히 커졌고, 국민들의 권리의식도 높아진 만큼 명확한 근거규정과 그 성격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해당 거주지역이 재개발사업지구로 지정된 후에는 임차인은 한순간에 무단점유자가 되고 무조건 건물을 비워주어야 한다. 이는 명백히 재산권과 아울러 생활권의 침해라고 할 것이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어야 함은 당연하다. 임차인이 별도로 주거이전비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이중의 경제적 고통이 따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위 인천지방법원의 판결은 공익사업에 편입된 국민의 재산권뿐만 아니라 생활권도 정당한 권리로서 보장받아야 한다는 인식의 계기가 될 것이다.
임승택 변호사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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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이전비, 임승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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