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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코로나19피해 남의 일이 아니었다
언론인 김우영
2020-04-27 11:40:26최종 업데이트 : 2020-04-27 11:41:05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코로나19피해 남의 일이 아니었다

[공감칼럼] 코로나19피해 남의 일이 아니었다

내 막내아우의 큰딸, 그러니까 내 조카딸이 외국에서 돌아왔다. 조카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좀 더 넓은 세상을 보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해외여행 중인 청년이 방문한 국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가하는 제도)차 호주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WHO가 팬데믹(pandemic: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선포할 정도로 코로나21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창궐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한국으로 서둘러 귀국하게 된 것이다. 

WHO는 1948년 설립됐다. WHO 출범 전 인류역사에서도 팬데믹 급 전염병들이 있었다.14세기 중세 유럽을 거의 전멸시킨 '흑사병'(페스트), 1918년 전 세계에서 50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독감'등이 있다. WHO 출범 후에는 100만 명이 사망한 1968년 '홍콩독감', 1만8500명이 사망한 2009년 '신종플루', 현재까지 17만 여명이 사망한 2020년 코로나19 등 세 차례 팬데믹이 선포됐다.

조카딸은 간신히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귀국 비행기가 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국에 있는 온 가족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매달린 끝에 '천우신조'로 표를 예매했다고 한다. 

그리고 호주를 떠나올 때 표를 구하지 못한 동료들로부터 "너는 참 좋겠다"는 부러움 섞인 축하인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들을 두고 혼자 귀국하는 조카딸의 심정이야 오죽했으랴. 

우여곡절 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가족 대신 수원시에서 마중을 나와 있더란다. 해외입국자가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의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과정에서, 또는 집에서 가족과 접촉하면서 2차 감염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카딸아이는 수원시가 보내준 별도의 차량으로 수원에 도착 한 후 가족과 만나지 못한 채 수원시가 운영하는 '무증상 해외입국자 임시격리시설'인 서둔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 이틀간 묵었다. 

수원시는 증상이 없는 해외입국자가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를 통보받을 때까지 머무를 수 있는 격리시설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을 지정했다. 확진자들의 가족과 직장동료 등 접촉자, 완벽한 자가격리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임시생활시설로는 수원유스호스텔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수원유스호스텔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은 옛 농촌진흥청 내에 있다.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가와 600m 이상 떨어져 있어 안전하게 운영이 가능한 곳이다. 수원시는 서둔동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어 이 시설을 해외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 활용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주민들 역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다. "지역사회의 위기 극복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는 것을 적극 수용하고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코로나19 무증상 해외입국자 임시 생활시설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숙소로 해외입국자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코로나19 무증상 해외입국자 임시 생활시설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숙소로 해외입국자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자가격리자들이 머무르는 수원유스호스텔을 소독하는 방역요원.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자가격리자들이 머무르는 수원유스호스텔을 소독하는 방역요원.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입국 당시 무증상자였던 조카딸아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 입소했는데 시설도 깨끗하고 쾌적한 데다 담당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매우 친절하고 잘 챙겨줘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카딸은 격리기간이 끝난 후 이곳에서 나와 홀로 2주간의 격리 생활을 했다. 

수원시에서 안심숙소로 호텔을 소개해줬다고 한다. 안심숙소는 수원시가 이비스 앰배서더, 라마다 프라자 등 수원시내 5개 호텔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입국자가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하는 동안 가족이 호텔을 최대 70% 할인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자가 격리 가족과 숙박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서비스다. 현재까지 수백 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카딸은 대학에 다니는 막내 동생의 원룸에서 격리생활을 했다. 대학이 개강을 못하고 막내가 집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방이 비어 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주 자가 격리에서 해제돼 그리운 가족과 만났다. 조카딸이 돌아왔음에도 내 걱정은 여전하다. 내 큰딸이 이탈리아에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 중 하나다. 이탈리아 전체 사망자는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얼마 전 보내온 문자를 보니 "벌써 두 달 넘게 숙소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다들 매우 조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딸이 있는 곳은 로마 근교 소도시인데 다행히 아직은 확진자가 드물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들이 어디 한 두 명일까? 내 딸 마르타,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오기만을 그야말로 '학수고대'한다. 
 

공감칼럼, 김우영,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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