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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압력밥솥 싸들고 외국 나간 수원시의회 의원들
언론인 김우영
2019-07-26 19:51:05최종 업데이트 : 2019-08-06 13:40:54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압력밥솥 싸들고 외국 나간 수원시의회 의원들

[공감칼럼] 압력밥솥 싸들고 외국 나간 수원시의회 의원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됨으로써 지방의회가 구성됐다. 지방의원들은 '4년 임기제'이긴 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책임 있는 공직자다. 지역발전을 위해,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성과도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곧 30년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국회의원도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 가끔 있지만 지방의원들에 대한 자질론 시비는 끊임없이 계속돼왔다. 세금으로 관광성 외유를 하면서 나라 망신을 시키거나 각종 이권이나 부당한 청탁에 개입하기도 한다. 공무원에게 '갑질'을 일삼는가 하면 청탁압력을 행사하고, 도박, 폭행, 성범죄, 음주추태 등을 저지르는 이들도 많다. 따라서 '지방의회 무용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지방의원 추태가 지난해 경북지역의 모 군의회의 의원들이 이른바 '국외공무연수' 도중 버스 안에서 현지 여행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요구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지방의회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다. 지역과 나라 망신을 제대로 시켰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지방의회 무용론은 다시 확산됐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은 무수히 많다. 2017년엔 엄청난 폭우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충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했다. 이때 당시 모 도의원이 국민을 쥐의 일종인 레밍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6박7일간 호주를 다녀온 인천시 모 구의회의 경우 연수 일정에 들어 있는 방문지 13곳 중 10곳이 사실상 관광지였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서울시 자치구 한 주무관'이라고 밝힌 공무원은 한 일간지에 이런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국외 연수엔 철저한 심사가 있어야 한다. 법령 보완을 통해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난이 거세지면서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에서 관광 일정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비난이 잠잠해지면 지방의회의 관광성 국외 연수는 재개될 것이라며 지방의원들을 불신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수원시의회가 관광·외유성 국외연수 대신 모범적인 연수를 실시했다. 한 텔레비전방송국의 '짠내투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수원시의원들은 더 짠 내나는 연수를 했다.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과 기획경제위원회는 지난달 27일부터 11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영국을 방문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영국 런던의 돌봄공동체와 치유농장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의 짐에는 특별한 것이 들어있었다. 압력밥솥과 밑반찬이었다. 하, 1970~80년대 텐트를 짊어지고 캠핑 떠나는 청춘들도 아닌데 솥과 반찬이라니...

뿐만 아니었다. 호텔 대신 비용이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했다. 인근 마트에서 쌀과 식자재를 사다가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먹었다. 일정상 피치 못할 경우엔 서너 번만 샌드위치와 파스타 등을 사 먹었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접 지은 밥을 먹는 수원시의회 의원과 공무원들(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조명자 의장)/사진 제공 수원시의회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접 지은 밥을 먹는 수원시의회 의원과 공무원들(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조명자 의장)/사진 제공 수원시의회

같은 공간에서 자면서 함께 밥을 지어 먹었다는 것은 곧 '식구(食口)'가 됐다는 뜻이다. 당연히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졌을 것이다.

동행한 조명자 의장의 말처럼 다른 지역의 의회도 이런 연수를 했으면 좋겠다. 물론 불편한 점은 있겠다. 그러나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호화 연수' '불필요한 관광성 연수' 등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지방의회의 위상은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고 주민들의 신뢰를 받게 될 것이 틀림없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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