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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부활한 조선의 무혼 ‘무예24기’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1-16 10:49:09최종 업데이트 : 2018-01-16 10:49:18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기자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 가면 수원시립공연단의 무예24기 시범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최정예 부대인 장용영 군사 복장을 한 무인들이 펼치는 무술인 본국검, 조선세법(예도)과 권법, 창술과 월도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힘찬 동작의 스물네가지 무예는 보기만 하는데도 저절로 긴장되고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무예24기는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된 무예인데 열여덟가지 지상무예와 여섯가지 마상무예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정조대왕이 지시해서 편찬됐다.

정조대왕 시대는 조선 최고의 문예부흥기로 꼽혔다. 정조대왕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축성했고, 규장각을 만들었으며 수많은 저서를 남긴 '문화 성군(文化 聖君)'이란 평가를 받는다. 또 활을 쏘면 백발백중의 적중률을 자랑하는 무인(武人)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함께 활을 쏘는 신하들이 무안하지 않도록 일부러 한두 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쏘곤 했을까.

 

문과 무를 동시에 숭상하고 스스로 무예수련에 게으르지 않았던 정조대왕은 당대의 쟁쟁한 학자인 박제가, 이덕무, 무인 백동수 등에게 명하여 '무예도보통지'를 펴내게 했다. 이 책에 수록된 무예24기는 조선을 대표하는 정통무예, 호국무예다. 특히 당시 정조대왕과 화성을 수호했던 장용영 군사들이 집중 수련했을 뿐 아니라 과거 무과시험의 과목이기도 했다. 1795년 을묘 원행 때 수원화성행궁에서 실시됐던 정조 친림 낙남헌 별시(別試) 무과 시험 과목도 무예24기였다. 조선시대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열린 과거에 임금이 친림해 과거를 치른 곳은 수원이 유일하다.

 

정조대왕의 막강한 친위부대인 장용영 무사들은 무예24기를 주로 수련했으며, 특히 정조대왕의 꿈이 담긴 수원에 축성된 화성을 수호하던 장용외영 군사들은 무예 24기를 활발하게 수련했을 것이다. 수원 화성의 연무대는 실제로 장용영 군사들이 권법과 창‧검술을 훈련하고 말을 달리며 활을 쏘던 장소였다.

그렇기 때문에 무예24기는 우리 수원과도 연관이 깊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원은 현재 무예24기를 전문적으로 수련한 무인들을 모아 지난 2015년 우리나라 최초로 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을 만들었다.

 

임진왜란을 겪은 조선왕조는 창검무예를 장려했다. 선조 때는 중국의 기예인 장창과 쌍수도 등 6기를 조선의 군사들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풀이한 '무예제보'를 편찬했으며 광해군 시기에는 '무예제보번역속집'을 편찬해 군영에 보급했다. 이후 정조대왕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장헌세자)가 주도해 18가지 기예를 정리한 '무예신보'를 편찬했다. 이어 정조대왕이 즉위한 1776년에 아버지가 완성한 18가지 기예와 마상무예 4기에 더했다. 여기에 기마군(騎馬軍)의 훈련을 강화시키기 위해 마상재와 격구를 추가, '무예도보통지'를 펴내게 한 것이다. 이 기예들은 1785년부터는 무과 과거 시험과목이 됐다. 무예24기가 훌륭한 기록 유산인 것은 '본국검' '조선세법(예도)' 등 우리의 전통 무예 뿐 만 아니라 중국의 무예와, 심지어는 일본의 무예인 '왜검'까지 수록돼 있다는 것이다.

무예24기 공연 현장.

매일 오전 11시 수원화성행궁 광장에서는 무예24기 시범단의 공연이 열린다.

지난 2017년 11월 1일엔 '무예도보통지'가 제13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북한이 등재를 신청한 것이긴 하지만 '무예도보통지'의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아 기쁘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시범단 상임 연출자인 무예연구가이자 무인인 최형국 박사는 "수원시립 무예24기 시범단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무예도보통지' 수련공간이자 시범단이다. 이제는 무예24기시범단이 직접 북한 평양에 들어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무예도보통지'의 몸동작을 그곳에서 펼쳐내자"고 제안했다. 요즘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참에 최박사의 말처럼 우리 수원시립 공연단의 무예24기 시범단이 북한에 들어가서 공연하게 된다면 '무예도보통지'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의의가 더해질 것이다.

 

이와함께 수원을 무예24기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제안도 한 적이 있다.

수원 시민과 아이들이 항상 무예24기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수원시립 무예24기전수관을 설립해 그 안에서 시립시범단의 신규자원을 양성하고 시립전수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과 수련생을 모집, 새로운 문화교육콘텐츠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필자도 십몇년간 무예24기의 본국검과 예도 등을 수련한 바 있는데 호연지기를 기르고 심신을 가꾸는데 더없이 좋은 무예였다. ​겨울에는 전수관에서, 그리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화성행궁 광장에서 많은 수련생들이 각종 무기를 들고 수련하는 모습자체가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소림사 주변의 무예학교가 관광코스가 되는 것처럼.

수원에서 부활한 무예24기가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길 꿈꾼다.

 

김우영, 무예24기, 조선, 장용영, 수원시립공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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