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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청의 ‘헌혈 영웅’ 이기영씨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3-15 09:30:11최종 업데이트 : 2018-03-15 10:30:37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기자

'헌혈을 하고 귀가한 날

아내는

잡곡밥에 김치만 먹는 사람이

미쳤다고 바가지를 긁었다

...(중략)...

그날 밤 아내는

내 곁에 얼씬하지 않았다'

수원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임병호 시인(71)이 1970년대 초에 쓴 시 '헌혈'의 일부분이다. 이 시에도 나타나듯이 당시 헌혈은 '큰 일'이었다. 피를 뽑고 나면 어지럽고, 그만큼 영양 보충을 해야 한다는 속설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가난하게 살던 시인은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어야했고 남편의 건강을 생각한 아내는 남편과 멀찌감치 떨어져 잤다는 이 시를 보면 지금도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나도 청년 시절엔 몇 번 헌혈을 해 본적이 있다. 그리고 헌혈증서도 기부해봤다. 그런데 신문사로 직장을 옮기고 거의 매일같이 술을 마시느라, 또 여행 다니느라 헌혈이 어려워지고 이제는 환갑 넘어 포기한 상태다.

하지만 지금도 헌혈을 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헌혈은 피가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거룩한 행위다. 지금 의학 수준이 발달했다고는 하나 사람의 피를 대체할 인공혈액은 만들지 못하고 있어 헌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헌혈을 하지 않으면 위태로운 생명을 살릴 수 없다.

 

지금 혈액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헌혈자는 주로 젊은 청년들, 즉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군인들이다. 그래서 방학을 맞는 1~2월, 7~8월엔 혈액이 모자라 병원에 비상이 걸리곤 한다. 그런데 방학이 끝난 지금도 혈액이 부족하니 문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의하면 이달 9일 기준 전국의 혈액 보유량은 적정 수준인 5일분에 훨씬 모자라는 3.9일분 밖에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혈액 수급 위기 수준은 '주의' 단계다.(혈액 수급 위기 수준은 관심-5일, 주의-3일, 경계-2일, 심각-1일 등 4단계)

관계 당국은 해마다 헌혈인구가 줄어든다고 걱정한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층의 감소로 혈액은 부족한데 고령자가 늘면서 혈액의 수요는 많아지고 있으니 큰일이다.

 

이런 시점에서 수원시 공직자 이기영 팀장(수원시 시설공사과 시설유지팀)은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하다.

헌혈영웅 이기영 씨

헌혈영웅 이기영 씨

이기영 씨는 지난 2005년부터 헌혈을 시작해 2018년 3월 현재 14년간 총 4만1천400㎖에 달하는 전혈․혈장․혈소판․혈소판혈장 등 혈액을 기증했다고 한다. 횟수로는 100번이 넘는다.

그래서 지난 11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유공장 명예장을 받기도 했다. 이 팀장은 지난 2013년 1월 헌혈유공장 은장(헌혈 30회)을 받은데 이어 1년 만인 2014년 5월 2일 금장(50회)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헌혈유공장 명예장을 받고 적십자 헌혈 레드카펫인 '헌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른다.

 

물론 이 팀장이 유공장을 받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등재하기 위해 꾸준히 헌혈을 한 것은 아니다. 주말 등 시간이 날 때 마다 수원시립전문요양원을 방문해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니 이웃사랑이 몸에 밴 사람인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헌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봉사입니다. 헌혈을 하면 혈액검사를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도 확인할 수 있고 혈액이 부족한 환자에게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라고. 아울러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이웃사랑․나눔 활동을 계속 실천하겠다고 밝힌다.

 

전쟁터에서 승리하거나 나라를 구한 사람을 영웅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자신의 피를 나눠줘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이기영 팀장도 분명한 영웅이다.

"헌혈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가진 것을 누구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기쁨" 이라는 이기영 팀장의 바람대로 건강한 사람들이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모두가 영웅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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