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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얄로바 시와 수원시의 끈끈한 우정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2-26 09:10:20최종 업데이트 : 2018-02-26 12:55:59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기자

서호초등학교 앙카라관 앞에 선 터키 얄로바시의 웨파 살만(Vefa Salman) 시장

서호초등학교 앙카라관 앞에 선 터키 얄로바시의 웨파 살만(Vefa Salman) 시장 (사진 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1999년 6월 11일 수원시와 국제 자매결연을 체결한 바 있는 터키 얄로바시의 웨파 살만(Vefa Salman) 시장이 지난 21일 수원시를 방문해 염태영 시장을 만났다. 수원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얄로바시 공중화장실 설치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이날 협약에 따라 수원시는 세계화장실협회(WTA)에 공중화장실 건립비를 공적개발원조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그리고 WTA는 이 보조금으로 3월부터 얄로바시 페리터미널 인근 해수욕장에 공중화장실을 건립할 예정이다.
WTA는 2007년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노력과 희생으로 설립됐다. WTA는 2017년까지 개발도상국 15개국 30개소에 공중화장실을 건립했는데 지난해만 해도 라오스 비엔티엔과 방글라데시 북다카시, 필리핀 바타네스주 바스코섬, 캄보디아 바탐방시 등 4개 도시에 화장실을 건립했다.

수원시와 얄로바시의 인연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해 6월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도시정상 회의에 참석한 심재덕 시장을 비롯한 수원시대표단 3명이 얄로바시를 방문했다. 이후 두 도시는 시정 정보 책자를 교환하고 상호 자매결연 체결 의사를 확인했다. 그리고 당시 외무부도 긍정적인 의견을 회신해왔다. 1997년엔 기획실장 등 4명 실무단이 얄로바시에 가서 자매결연 실무를 협의한 뒤 1999년 6월 9일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얻어 그달 11일 얄로바시에서 자매결연식을 개최한 것이다.

당시 심시장은 얄로바시의 6.25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방문해 위로했다. 니아지 아슬란타쉬 씨(당시 70세, 작고)였다. 6·25 때 용인 김량장리 전투에 참전했던 그는 전신마비와 실어증으로 누워있었는데 죽기 전에 한국에 꼭 오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해들은 심시장이 용인 김량장리 주변의 흙을 퍼서 담아간 것이다. 이에 아슬란타쉬 씨는 눈물을 흘리며 흙을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고 한다.

다음해인 2000년엔 얄로바시와 앙카라시에 사는 참전용사 10명이 수원시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염태영 시장도 지난해 7월 얄로바시를 방문했을 때 6·25 군우리 전투 참전용사 네딤 곡데미르 씨(86)와 베젯 아크빈 씨(92)를 만났다. 웨파 살만 얄로바 시장이 마련한 '도시의 날' 행사에서였다.

터키군은 6·25전쟁 당시 1만5천여명이 참전해 741명이 전사하고 2천68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175명이 실종됐고 234명이 포로가 됐다. 이들은 모두 차출이 아닌 자원병이었다. 터키는 원래 5천명 정도의 병력을 보낼 작정이었으나 모병 결과 1만5천여 명이 자원했다. 이 두 노병이 참전한 군우리 전투는 1950년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벌어졌는데 터키군 700여명이 이곳에서 전사했다.

이날 염시장이 참전용사와 터키에 경의를 표하자 웨파 살만 얄로바 시장은 "터키와 한국은 옛날 투르크와 고구려로서 혈맹의 형제 국가다. 위험에 처한 형제를 도운 것은 당연한 일이며, 또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개봉돼 터키국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는 영화 '아일라'는 한국 전쟁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군우리 전투에서 철수하던 터키 병사 슐레이만은 부모를 잃은 고아 소녀(아일라, 한국명 김은자)를 발견하고 부대로 데려가 정성껏 키우다 귀국명령으로 헤어지게 된다. 슐레이만은 아일라를 터키 정부가 세운 안카라 학교에 보내면서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한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한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에서 60년 만에 만났다. 그리고 지난해 터키에서 만나 영화 '아일라' 시사회에 함께 참석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12월7일 92세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때 아일라, 즉 김은자 씨가 다녔던 앙카라 학원은 수원에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우방국으로 참전했던 터키군 1개 대대가 수원지역(옛 농촌진흥청 일원. 서둔동 45-9번지)에 주둔하면서 앙카라 고아원을 세워 전쟁고아 640여 명을 돌보고 공부를 시키는 등 인도적 활동을 펼쳤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 2013년 6월 25일 서둔동 341-1번지(서호초등학교 옆)에 앙카라 학교공원 조성공사를 마치고 개장식을 가졌다. 이때 염태영 수원시장과 나지 사르쉬바 주한터키대사를 비롯한 내빈과 앙카라학원 출신 시민들도 참석했으며, 앙카라학원 출신의 브라스 밴드 등이 축하공연을 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다.

이처럼 수원과 터키의 인연은 깊다.

수원시가 얄로바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후엔 문화, 경제, 체육 등 상호 교류를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수원화성문화제 때 터키의 민속예술단이 와서 축하공연을 해주고 있으며 양국에서 열리는 수출상담회에도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1999년 터키 지진 때 현지에서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는 수원시 의료봉사단

1999년 터키 지진 때 현지에서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는 수원시 의료봉사단 (사진 수원시 포토뱅크)

특히 지난 1999년 터키 얄로바 지역에 지진 참사가 발생했을 때 수원시는 팔달구보건소장 등 시 공무원 7명과 성빈센트병원(8명), 아주대병원(4명), 동수원병원(3명)의 의사와 간호사 등 22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을 파견했다.

당시 할릴다으 터키 한국대사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터키가 지진참사를 당했을 때 수원이 보여준 뜨거운 우정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지구상의 어느 외교관보다도 행복했다"고 토로했다. 고국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건넨 수원시민의 우정을 생각하면서 눈시울을 적신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2000년 수원화성문화제 때 퍼레이드를 하는 터키 군악대 (사진 이용창)

2000년 수원화성문화제 때 퍼레이드를 하는 터키 군악대 (사진 이용창)

그리고 이듬해인 2000년 수원화성문화제 능행차연시 퍼레이드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행렬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터키의 전통복장을 한 군악대였다. 지진피해 때 수원시가 의료봉사단을 파견한 데 대한 보은의 차원에서 얄로바시가 40명 규모의 터키 군악대를 보낸 것이다.

 

앞으로도 터키 얄로바시와의 좋은 인연은 계속될 것이다. 터키로 배낭여행할 기회가 있는 시민들은 수원시의 자매도시 얄로바시에도 들러보시길. 참고로 얄로바시는 휴양 온천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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