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과 ‘전통의 맛’
최형국/역사학 박사,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 상임연출
2017-04-09 13:52:33최종 업데이트 : 2017-04-09 13:52:33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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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맛은 있는 그대로 본연의 참맛이다. 거기에는 깊은 세월의 맛과 담백한 사람의 맛이 스며있다. 억지로 화장을 통해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우며,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정갈한 맛이 나며 향기롭다. 그 전통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그 문화에 대한 은근한 공부와 진지한 기다림을 통한 성찰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단조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수원 화성에는 조선 성곽 건축의 백미들의 숨겨져 있다. 그 맛은 그리 달콤하지도 현란하지도 않지만, 은근한 끈기가 담긴 조선건축의 매력이 수원 화성에 숨어 있다.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만큼 깊은 애정과 공부가 필요하다. 사람의 몸과 몸을 통해 이어진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원형성은 한번 훼손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사람의 몸짓은 한번 변하면 그것을 되돌릴 방법이 전무하다. 그래서 무형문화의 전수활동에 관한 일은 더욱 신중에 신중을 더하는 것이다. 전통을 현대의 감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전통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올바른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그런 공부와 마음가짐을 통해 과거의 전통은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와 이어지고 미래를 펼치는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그런 공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없이 그저 대중의 입맛대로 움직이면 한때 시장을 주름잡았던 약장수의 차력쇼처럼 종국에는 쇼타임에 진행하는 얄팍한 상술을 가세한 의미 없는 몸짓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유무형의 전통은 그 존재 자체로 우리가 향유하고 미래 세대에게 건네야할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잘 보존된 전통문화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 가치와 생명력이 유효하다. 문화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고, 느끼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 오랜 세월 수원을 품어 준 화성을 바라보며 다시금 전통의 맛과 중요성을 고민해 본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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