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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의 공존사회
윤수천/동화작가
2016-02-11 10:35:40최종 업데이트 : 2016-02-11 10:35:40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 간의 바둑 대결이 오는 3월9일부터 15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벌어진다고 한다. 세인의 관심은 두말 할 것 없이 과연 누가 이 대결에서 이길 것인가에 모아져 있다. 인간의 승리냐, 아니면 컴퓨터의 승리냐.

구글의 자회사 답마인드에 의해 탄생한 알파고는 그간 끊임없는 학습으로 노력을 거치면서 지능의 향상을 꾀해 왔다. 특히 유럽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 바둑기사인 판 후이 2단을 상대해 다섯 차례나 꺾은 바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세돌 9단과의 5번기도 알파고에겐 '넘을 수 없는' 산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니, 판 후이 2단을 물리쳤을 때처럼 가벼운 트리이닝일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필자는 이 소식을 듣고 나서 이제 인간과 로봇은 싫든 좋든 간에 하나의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운명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만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공상의 세상이 드디어 도래한 것이다.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했다 할 수 있다. 

 인간과 로봇의 공존사회_1
사진은 '로봇 소리'의 한 장면(영화사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금년도 한 중앙일간지의 신춘문예 당선 동화에도 로봇이 등장한다. 놀랍게도 로봇이 상속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동화의 무대는 로봇 마을이다. 이곳 노인들은 누구나 로봇하고 산다. 로봇들은 노인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하는가 하면, 아침마다 건강 상태를 체크하여 담당 의사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로봇들은 노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강우 아빠도 예외가 아니다. 강우 아빠는 실망만 안겨주는 아들을 보다 못한 나머지 어렸을 적의 아들과 꼭 닮은 로봇을 만든 다음 진짜 아들을 내보내고 로봇과 산다. 그 재미가 쏠쏠하다 못해 행복하기까지 하다. 죽음이 가까워 오자 강우 아빠는 로봇에게 전 재산을 상속하겠다는 유언장을 남긴다. 그리고 얼마 뒤 저 세상으로 떠난다. 아빠의 죽음 소식을 들은 진짜 아들 강우가 나타난다. 소년이었던 아들은 쉰이 넘은 나이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진짜 아들인 자기를 밀쳐내고 로봇인 가짜 강우에게 전 재산을 상속한다는 것. 진짜 강우는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변호사에게 항변한다. 로봇에게 상속이라니 이게 될 법한 일이냐고. 그러자 변호사가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유언장은 정신감정까지 받고 쓴 것이라서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금까지 반려동물에게 상속이 이루어진 적은 있지만, 로봇에게 상속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 이게 첫 사례일 거라고. 다만 로봇의 법정 관리인을 진짜 아드님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결국 강우 씨가 실질적인 상속자가 되는 거라고. 단, 여기에 하나의 조건이 있는데, 그건 바로 가짜 강우를 내보내지 않고 돌봐 줘야 한다는 것. 

이 동화의 메시지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할 수 있다. 인간과 로봇의 공존 관계다. 동화의 끝부분이 이를 잘 말해준다. 진짜 강우가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울음을 터뜨리자 동생인 가짜 강우가 가만히 손을 내밀어 형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인간에겐 늘 위로가 필요하다고. 

만화의 세상이 현실이 돼 왔듯이 동화의 세상 역시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본다. 도움이 필요한 인간에게 도우미 로봇이 필요하듯 외로운 인간에게 위로를 베풀 로봇의 등장은 상상이 아닌 현실의 세계로 다가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예고한다고도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요구되는 것은 신기술이다. 따라서 사람도 두 부류로 나눠지는데, 신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구분이다. 그러나 사실은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 그건 바로 양심과 인격이라 하겠다. 제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졌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요소가 빠져 있다면 자칫 불행의 근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각종 테러 사건을 보면 이런 위험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칼과 활밖에 없던 시대에서는 그 피해가 한두 사람에 불과했지만 총기가 발달한 현대에서는 그 피해가 엄청나다는 것, 우리가 이미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만에 하나 악성惡性 코드의 로봇이라도 만들어져 거리를 활보한다면 그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인간과 로봇, 그 둘의 조화가 미래사회에 던지는 화두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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