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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응? '수원성'을 보러 융.건릉에 간다고?
언론인 김우영
2019-07-01 11:01:07최종 업데이트 : 2019-07-01 10:54:52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응? 수원성을 보러 융.건릉에 간다고?

[공감칼럼] 응? '수원성'을 보러 융.건릉에 간다고?

모처럼 약속이 없었던 지난 주 어느 햇살 좋은 날, 운전할 줄 모르고 차도 없는 '뚜벅이'인  내가 팔달문에서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융릉 건릉 앞에 내렸다.

잘 정리된 입구를 지나 능역(陵域)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고왔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빛나는 나뭇잎들의 산들거리는 손짓과 향긋한 풀냄새로 인해 내 단순한 정신은 또 행복해졌다. 덩달아 내 몸에서도 흥이 솟구쳤다.

건릉으로 먼저 길을 잡았다. 거기에서 중간 골짜기를 건너 융릉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곳에 펼쳐지는 풍경이 평화롭기 때문이다.

건릉으로 가는 숲길. 사진/김우영

건릉으로 가는 숲길. 사진/김우영

 
그런데 건릉 입구 왼쪽 언덕에서 젊은 여성 둘이 걸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저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싶었다. 경사가 제법 있는 길을 얼마쯤 걸어 올라가다가 주변의 풍경에 감탄사를 터트렸다.

​능선엔 잘 곧게 뻗은 우리 홍송(紅松)이 멋들어지게 우거져 있는데 반해 능선 서쪽으로는 기묘하게 구부러지고 땅에 눕기까지 한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융릉건릉을 감싸는 그 산책길은 최근 몇 년 간 다녀 본 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한 시간 정도면 일주를 할 수 있었는데 고요했고 아름다웠다. 올 가을 단풍이 물들 때나 겨울 눈 덮였을 때 다시 오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거기서 만난 감동은 또 있었다. 그 산책길이 나있는 북쪽 능선이 바로 수원고읍성(水原古邑城)이었던 것이다.

수원고읍성(水原古邑城) 토성이 아직도 남아 있다. 사진/김우영

수원고읍성(水原古邑城) 토성이 아직도 남아 있다. 사진/김우영

그러니까 옛 수원을 감싸고 있는 '수원성'인 것이다. 이곳에 능이 들어서기 전엔 수원부가 있었다. 수원관아와 관계 기관, 그리고 민가가 들어선 큰 마을이었다. 이 건물들이 모두 현재의 팔달산 아래로 이사하고 성을 쌓았는데 그게 지금의 '화성'이다.

'화성'은 일제시기에 '수원성'이라고 불렸다. 수원성은 따로 존재했는데도 말이다. 그러던 중 고 이종학 선생이 수원 화성의 이름을 바로 잡는 데 앞장섰다. 화성에 관한 수많은 수집자료를 바탕으로 정부기관에 청원서를 수차례 제출하는 등 적극 노력, 결국 제 이름을 되찾게 됐다.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 산1번지, 현재 융릉건릉을 감싸고 있는 옛 성곽은 지금 '수원고읍성(水原古邑城)이라고 불린다. 1986년 9월 7일 경기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됐다. 고려시대에 축성됐다고 하지만 백제시기에 쌓았다는 주장도 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포털에는 '고려 때 수원에 읍성으로 쌓았으며, 조선 정조 13년(1789)에 사도세자의 무덤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읍성을 쌓을 때까지 사용되었던 곳'이라는 설명이 있다.

'본래 낮은 산능성을 이용하여 계곡 아래의 평지까지 에워 싼 형태였으나, 성터의 대부분이 무너지고 남아 있는 부분은 길이가 540m 안팎이다. 흙을 다져 쌓은 것으로 보이는 성벽은 윗부분이 2∼2.5m이고 높이는 4∼5m이며, 동문터와 서문터로 추정되는 부분도 있다. 옛 기록에 의하면 성의 둘레가 1200m쯤 되며 성안에는 2곳의 우물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의 성벽을 자연지형에 따라 복원하여 보면 3500m쯤 되어 큰 차이가 난다'고 기록돼 있다.

문화재청은 이 성이 조선시대까지 읍성의 기능을 하다가 행정조직상의 정비와 사도세자(후에 장조로 추존) 능 이장에 따라 사용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한다.

사실 이 곳이 성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1990년대 초 신문사 기자노릇을 하고 있을 때 취재 때문에 온 적이 있으며 20여 년 전 쯤에도 (사)화성연구회 회원들과 답사를 온 적이 있다. 그래서 한눈에 저것이 수원고읍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성시에서는 이 산책길 정상부분에 '수원고읍성'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수원사람들도 정조대왕과 사도세자를 찾아가는 길에 수원고읍성을 한번 둘러보길 바란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운치있는 둘레길 임을 장담한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김우영, 수원성, 융.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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