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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 화성에도 있다
김재철/칼럼니스트, 농학박사
2014-06-09 11:08:52최종 업데이트 : 2014-06-09 11:08:52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신인류, 화성에도 있다_2
신인류, 화성에도 있다_2
기술의 발전, 가치관의 변화, 시간의 흐름 등 변화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인류가 탄생한다. 신인류 중 하나가 보보스족이다. 데이비드 브룩스가 창안한 이들은 경제적 면에서는 풍요로운 부르주아, 감수성 면에서는 보헤미안의 자유분방함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의 행복과 만족이 더 중요하다.
대표적인 특징은 자유롭게 사고하고 유행에 개의치 않으며 엉뚱하고 기발하며 일을 즐기고 여유가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소비 감각이 있으며 돈이 있더라도 낭비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이 옷을 고르는 기준도 고급 브랜드보다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더 중시한다. 뿐만 아니라 전원적인 것을 좋아하고 과일이나 채소를 즐겨 먹는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만족하며 사는가이다. 이들에게 돈이 중요한 이유는 돈으로 인해 자신의 자유를 제한받거나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이 싫어서이다.

자칫 자유분방함만 추구하는 것 같은 보보스족의 핵심은 이타심이다. 이들은 자신의 자유를 중시하는 만큼 타인의 자유도 중시한다. 겉멋에 치중하지 않고 내면의 깊이와 명상 등 영혼의 풍족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정신적 깊이와 예술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엄청난 부자가 반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문득 자동차를 사고 싶어 매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판매원은 허름한 차림의 부자를 쫓아버린다. 부자는 매장을 나오면서 데리고 간 아들에게 말한다. "양복은 부자들에게 고용된 사람들이나 입는 것"이란 말을 한다. 
로버트 프랭크 기자가 쓴 '리치스탄'에 나오는 일화이다. 고용된 직장인들은 출근할 때 회사에서 원하는 대로 옷을 입어야 하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 

신인류, 화성에도 있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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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키에 청바지와 검은 티셔츠 그리고 흰 운동화 차림, 많지 않은 나이에 희끗희끗한 짧은 머리의 스티브 잡스를 보면 수긍이 간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미국 부자들의 5%는 1년간 옷 사는데 단 한 푼도 안 쓰며, 정작 많은 돈을 쓰는 곳은 자선단체 기부였다고 한다. 자선단체 기부 다음으로 돈 쓰기를 즐기는 분야는 여행 그리고 교육비이다.   

당신도 부자처럼 살고 싶다면 대다수 부자들처럼 기부하고 새로운 경험을 위하여 여행하고 공부하는데 돈을 쓰라고 한다. 물론 지출액은 부자들에 비해 하늘과 땅 차이만큼 보다도 더 크겠지만 이미 부자들의 줄에 서서 마음의 돈 쓰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가 돌아왔다. 30여 년 간 정착했던 수원을 떠나 멀리 농촌마을에서 촌옹(村翁)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던 그가 돌아왔다. 때로는 고무신 차림으로, 때로는 자주 빛 터틀넥 스웨터 차림으로 태연히 출근하기도 했던, 호기심 많고 취미생활과 여행을 즐기며 노숙자들과도 통하던 그였다. 

술을 가까이 하고 영혼이 자유로운 신인류. 그러나 스마트폰과 하나 되어 눈을 떼지 않는 스마트포노이드, 자크 아탈리가 소개한 자동차와 최첨단 정보통신기기를 가지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삶의 질을 극대화하는 21세기형 떠돌이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는 아니다.

이웃을 배려하고 인간성을 강조하며 옛것과 낡은 느낌의 소품을 선호하는, 정 가운데 동을 감추며(靜中動) 유한자득(悠閒自得)하는 신인류. 벙거지 눌러쓰고 바랑 메고 탁발(?)에 나선 그는 지금 화성(華城)으로 돌아와, 이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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