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전년보다 5% 낮아진 22.6%였다. 이는 해당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우리가 평화를 바란다면 정의를 길러야 하지만,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논·밭을 함께 갈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1970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 보로그의 말 근세 1920년대의 일인당 곡물소비량은 쌀 9㎏, 보리, 밀 합쳐서 7㎏, 조 6㎏, 잡곡, 두류 등 6㎏으로 총 28㎏이었다. 그리고 기타 서류 등을 소비하였다. 이를 열량으로 환산하여도 지극히 낮은 수치이다. 지난 해 일인당 곡물소비량은 쌀 71.2㎏, 보리 1.3㎏, 밀 31.4㎏, 옥수수 4.5㎏ 콩 9.0㎏으로 모두 117.4㎏이다. 약 100년 전의 곡물소비량과 비교할 때 4배 가까이 늘어나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일인당 곡물소비량이 늘고, 게다가 경지면적이 지금처럼 감소하는 추세라면 우리의 먹을거리 수급은 머지않아 큰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다. 식량자급률 22.6%를 품목별로 보면 쌀 83.0%, 보리쌀 22.5%, 밀 1.1%, 옥수수 0.8%, 두류 6.4%이다. 우리는 1년에 약 500만 톤 가까이 식량을, 가축을 기르기 위하여 약 900만 톤의 사료용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쌀을 제외한 옥수수, 밀, 두류 등은 전량 외국에서 도입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엘리노, 라니냐 현상 등 기후 변화, 국제곡물상의 농락 등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이어진다면 어찌 되겠는가? 그러니 언제라도 먹을거리가 부족할 때를 생각하여 항상 이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번 망가진 경지는 쉽게 되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도입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노는 땅에 먹을거리를 많이 재배하여야겠다. 논을 이용하는 과수, 시설채소 재배면적과 배수 불량한 지역 등을 제외하면 약 65만 정보에 겨울철 보리, 밀, 호밀 재배가 가능하다. 여기에다 약 25만 정보의 밭 면적을 활용한다면 옥수수를 제외한 보리, 밀, 콩, 감자, 고구마 등은 자급이 가능하다. 극단적으로 국민 3/4이 굶을 수밖에 없는 식량자급률을 감안한다면 우리 먹을거리가 얼마나 심각한 위치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족 4사람 중 1명만이 살아 날 수밖에 없다면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하다. '배추가 부족하니 양배추 김치를 먹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정신 나간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주요 선진국 호주, 프랑스, 캐나다,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의 식량자급률은 176~74%에 달하여 선진국일수록 기본적으로 식량을 자급하고 있다. OECD 회원국 최하위 수준인 우리의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유엔은 올해 고온, 가뭄 등 기상이변으로 주요 식량수출국의 곡물재고량이 1974년 이래 최저 수준이라고 밝혀 명년도에 중대 식량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식량위기가 상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옥수수, 밀, 콩 국제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우리나라에도 그 여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평화를 바란다면 정의를 길러야 하지만,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논·밭을 함께 갈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1970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 보로그의 말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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