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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한가족 축제 “외국여행 온 것 같아요”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6-18 15:31:44최종 업데이트 : 2018-06-18 15:55:50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수원시엔 참 재미난 축제들이 많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 축제 중 하나인 수원화성문화제를 비롯해, 수원연극축제, 여름밤을 즐길 수 있는 수원야행, 봉녕사 사찰음식축제, 제야 및 신년맞이 축제, 부처님 오신 날 연등축제, 시장거리축제, 수원국제음악제, 수원재즈축제 등 굵직한 축제와 함께 크고 작은 축제가 연중 열린다.

 

나는 축제 예찬론자다. 어떤 이는 '예산 낭비' 운운하며 축제를 없애야 한다 하지만 이 축제가 바쁘고 고된 일상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새로운 활력을 충전시키는 기회가 되는가. 이를 이해한다면 반대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효과도 있다.

 

이들 축제 가운데 독특한 축제가 있다. 다문화 한가족 축제다. 수원시민과 외국인 주민이 함께 소통하고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다. 나는 올해 11회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이 축제를 구경했다. 이 축제가 좋은 이유는 다양한 국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나라 사람들이 만든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골고루 맛볼 수 있다는 것도 내 취향에 딱이다.
 

특히 여행을 매우 좋아하는 나로서는 외국에 나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빠지지 않고 행사장을 찾게 된다.

제11회 다문화한가족 축제에 전통의상을 입고 나온 세계 각국 주민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

온 세계 각국 주민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17일 인계동 야외음악당에서 '제11회 다문화 한가족 축제'가 열렸다. 수원시 다문화 한가족 축제는 원래 5월 20일 세계인의 날을 전후해 열리는 데 올해는 6.13 전국 동시 지방선거·재보궐선거 때문에 선거 후인 6월로 미뤄졌다.
 

수원시와 수원출입국·외국인청이 공동 주최하고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가 주관한 이번 행사엔 연인원 4천여명이 참가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수원은 물론이고 인근 안산과 화성, 평택, 인천, 서울과 충청도, 대전 등지에서까지 많은 외국인들이 몰려들었다. 근로자·유학생, 결혼이민자 가족 등 외국인들은 동족들과 만나 객지의 외로움을 달랬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편견 없이 어울려 살기 위한 이 행사 취지에 호응하는 수원시민들도 많이 나왔다.

 

이날 전통 두레 길놀이 퍼레이드, 다문화를 상징하는 무지개를 형상화한 오색떡 나눔 퍼포먼스, 세계 전통의상 패션쇼, 세계·한국문화체험 등과 함께 가수 변진섭, 아이돌그룹 MVP 등이 출연하는 공연이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져 흥미를 끌었다.
 

특히 한국·중국·베트남 등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코너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한쪽엔 외국인들이 출입국·법률·취업 문제 등을 상담할 수 있는 상담창구가 운영돼 호응을 얻었다.

 

현재 수원시 외국인 주민은 4만여명이다.(2018년 5월 31일 기준) 이제 외국인 주민, 다문화 가족은 우리 시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야 할 동반자이다. 이에 수원시는 다양한 민족, 문화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상생·화합 정책들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내가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가 네팔이다. 무릎이 그나마 성할 때 안나푸르나 산기슭을 걸어보고 싶다. 내 주변의 용감한 여성 두 사람이 최근 여길 다녀왔다. 그 중 한 사람은 혼자 그 길을 걷고 왔다. 그러니 더 조바심이 난다. 하여 네팔 부스를 기웃거리다가 행사장에서 안면 있던 네팔 사람 구릉 씨를 만났다. 아니지, 지금은 우리나라로 귀화해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우리말도 참 잘한다. 네팔·인도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건실한 사업가로도 입지를 굳혔다.
 

테무라는 잘 생긴 몽골 젊은이도 만났다. "대전에서 기차타고 왔는데 벌써 이번이 세 번째 수원 다문화 한가족 축제에 온 것"이라는 그는 "여기서 같은 마을 사람도 봤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수원시의 다문화 한가족 축제는 이제 수원시의 당당한 축제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차제에 이 행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 축제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2010년 5회 행사부터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맘프(MAMF)'라는 다문화축제가 있다. 2017 맘프 행사 때는 22만4780명이 방문, 90여 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뒀다고 하는데 수원에서 열리는 다문화 한가족 축제도 이렇게 만들 수 있다.
 

수도권에 외국인주민들이 집중돼 있는데다가 경기, 서울, 인천의 인구를 고려하면 창원보다 더 성공적인 축제로 키우는 게 가능하다. 수원시가 경기도와 손을 잡고 함께 해도 좋을 것이다.

 

최근 국내 외국인이 200만명을 돌파했다. 한 다문화 행사장에서 했던 염태영 시장의 말처럼 이주민은 다문화정책의 대상에서 다문화사회의 주체가 됐다. 다문화 가정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여러 문화와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며 화합할 때 더 큰 풍요와 발전이 있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한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축제였다.

다문화 한가족 축제,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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