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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도시의 쉼표
홍숙영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0-03-15 08:48:11최종 업데이트 : 2010-03-15 08:48:11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곳곳에는 크고 작은 휴식 공간들이 존재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원, 언덕이나 호수는 사람들에게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마음에 여유를 안겨준다. 
외국 영화나 사진을 보면 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기거나 산책을 하는 모습, 책을 읽거나 자전거를 타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수원에도 남부럽지 않은 명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며 한적하게 거닐 수 있는 화성행궁은 내가 즐겨 찾는 산책 코스인데, 외지인이나 외국인들에게 추천하는 아름다운 장소이다.   

수원시민들은 매탄공원이나 효원공원, 월드컵 공원, 만석공원과 같은 공원에서 시민들은 자연을 느끼며 고단하고 지친 삶에 따뜻한 위로를 얻고자 한다. 이곳에서는 가요제가 열리기도 하고, 미술대회나 공연, 이벤트 등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답답하고 좁은 집에 살지만, 공원이 있기에  아이들은 더 크게 꿈꾸고 마음껏 뛰놀 수 있으며, 어른들은 스트레스와 불만을 날려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가끔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못하는 공원의 모습을 보거나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꾸며진 곳, 방치되어 있는 공원을 보게 될 때면, 공원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미적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인조바위를 세우고 폭포를 떨어뜨리는 공원에서 아름다움의 가치를 발견할 수 없으며, 정원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여 황량한 곳에서는 이름과는 달리 허브의 향기를 느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나 놀이기구들의 색채나 디자인은 공원의 이름이나 전체 이미지와는 무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미적 감흥이나 안정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또한 방치된 공원들은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하고 있어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공원은 도시가 확보해야 하는 형식적인 공간이 아니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으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는 장소이다. 따라서 일인당 어느 정도의 면적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수치적 개념만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지와 거리, 주변 건물과의 통일성과 조화를 고려할 때 비로소 공원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공원은 동떨어진 곳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추억이 깃든 장소이자 주변 환경과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곳, 세상에 지친 우리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공원의 기능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비로소 공원은 우리일상의 진정한 쉼표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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