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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화성에 주막촌을 조성하자
강대욱/경기도 박물관 초대관장, 화성연구회 회원
2010-04-19 10:56:13최종 업데이트 : 2010-04-19 10:56:13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포용한 수원의 지리는 삼남대로(三南大路)의 요충이다. 
18세기 후반 실학군주 정조의 화성축성이 충청, 전라, 경상도로 가는 길목인 수원으로 결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언필칭, 민족사의 궤적에 서린 경기도의 3대 상업도시로 회자되는 개성, 수원, 안성의 지역특성은 개성보부상, 수원의 깍쟁이 상인, 안성 장시(場市)가 그것이다. 

1790년 화산능을 참배한 후 새로이 건설되는 화성일원을 서장대에서 살펴본 후, 거리가 즐비하고 시가가 번창하여 기보(畿輔)의 대도회(大都會)를 화성이 이룩하기에는 짧은 시일로는 곤란하다고 노심초사한 정조대왕의 일화에서 실감할 수 있다. 

이 때 수행하던 채제공이 건의한 내용이다. 
시가를 즐비하게 하기위해서는 전방(지금의 상가)을 조성하는 길 밖에 없다고 전제, 서울의 부호가 30여호에게 무이자로 1천냥을 대부해주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집을 짖게하여 매가(賣賈:장사)에 이익을 보게 한 뒤, 화성주변에 매월 6개소의 시장을 개설, 한푼의 세금도 받지않고 교역을 자유롭게 한다면 전국의 상가가 소문을 듣고 운집해서 상업이 전주, 안성에 못지않게 번성할 것이라는 소신이었다. 

이 안은 화성에 육의전을 개설하여 물류의 집중, 유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그 후로 화성은 경기도의 상업도시로 대변되는 개성, 안성과 더불어 3대상권을 형성한 지역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수원깍쟁이'로 대변되는 수원상인의 기질은 보부상(등짐장수)들이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정착할 수 있었는데 수원, 안성, 개성에서는 발을 붙이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던 수원상인 특유의 응집력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지난날의 생활상이었다. 깍쟁이는 '고가(賈家)쟁이'에서 연유한 것인데 장사할 고(賈)자와 집 가(家)자, 즉 장사하는 집의 쟁이 '고가쟁이'가 깍쟁이로 변음된 것이다. 
'깍쟁이'는 곧 장사꾼(상인)을 이름이니, 장사꾼 수원깍쟁이는 경제적인 이해타산에 밝고 사업수단이 뛰어난 기질이 있음을 뜻하는 수원상인의 장점을 말한 것이다. 

수원상인의 중심촌이었던 팔부자거리가 지금의 북수동 옛길이다. 
전국8도의 부호가 상인들을 새수원으로 옮길 때 형성된 거리다. 이웃에 형성된 북수동 우시장은 매향중학교 수원천 건너편 인근이었다. 
그런가하면 팔부자거리는 북수동 옛길을 이르는 곳으로 장안동 네거리 뒷길 수원천쪽에서 북수동성당 뒷길과 청과시장을 거쳐 현재의 후생병원까지 이르는 길을 말한다. 1986년 간행된 '수원시사(水原市史)'에 보면 1920년대 팔달문 성밖은 초가집이 즐비하였고 수원성내에도 장안문 안쪽으로 거의 초가집이 들어선 것을 볼 수가 있다.

수원시에 제안하고픈 것은 북수동 옛길에 있는 1920년대 생활상인 한옥 여인숙(금보여인숙)을 수원시 향토유적으로 지정해 옛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고 방화수류정 북쪽 성벽밑 마을인 연무동이 철거되고 있으니 이곳에 초가마을을 조성해 우리민족의 전통 생활상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세계인이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즐겨찾는 오늘이다. 
한국인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관광상품의 백미다. 한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곳 초가마을에 전통주막집을 조성하여 옛 모습 그대로 외국관광객에게 막걸리를 맛보게 하는 주막집 주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한국인의 전통주 막걸리의 멋과 풍류를 여행객의 여정(旅情)으로 각인 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칼럼] 화성에 주막촌을 조성하자_1
윤한흠 작/장안문밖 옛풍경

필자는 화성을 민족문화의 요람으로 뿌듯한 자긍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외국의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관광객은 그 나라의 역사와 생활상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이 상정이다. 
주막집 벽면에 한국인의 여정 애환을 상징적으로 노래한 김병연(김삿갓)의 시를 액자 표구로 걸고 그 시를 번역한 영문, 일본어 동남아 각국어의 족자를 걸어 한국인의 생활의식과 시정(詩情)을 전하는 것도 무의미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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