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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예술이 살아있는 도시는 행복하다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 / 시인
2009-11-10 10:51:48최종 업데이트 : 2009-11-10 10:51:48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모든 색채와 향기, 그리고 모든 생의 운기는 퇴색하려합니다. 
가을과 겨울의 건널목인 11월, 수원 곳곳에서는 예술이 의연한 자태의 국화처럼 피어오릅니다. 음악, 무용, 연극 공연이 줄을 이어갔기에 그렇습니다.  
 
모처럼 KBS수원아트홀에서는 카카오 초콜릿 같은 사랑이야기 '그남자 그여자'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라디오 드라마에서 베스트셀러로 최고의 감성 연극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작품입니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수많은 수식어가 붙어 움직이는 연극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연인들에게는 서로를 소중히 여기게 만들어 주는 마법 같은 작품입니다. 
'국민의 책'이라는 연극공연은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연극은 문학예술의 진정한 민중적 형태입니다.  
 
경기도문화의 전당 소공연장에서는 가을끝자락-사랑의 색소폰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클라리넷 패밀리 앙상블과 함께 펼쳐온 사랑음악회입니다. '전용섭 삶과 색소폰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우리 곁을 찾았습니다. 가을과 어울리는 감미로운 곡들로 채워졌습니다. 색소폰 중에서도 음색이 가장 아름답다는 알토 색소폰의 선율로 가을밤을 적셨습니다.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가족 같은 분위기속에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이 역역했습니다.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19년 전에 선교찬양을 목적으로 창단된 '하나님 앞에서'라는 뜻을 지닌 코람데오 남성중창단 정기연주회가 열렸습니다. '저녁노을 고운햇살 눈빛맑음의 소리' 라는 제하의 공연이었습니다. 
화성시 소년소녀합창단이 특별출연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미래의 주역인 소년소녀들의 음악적 재능을 개발하여 음악을 통해 생동감 있는 지역문화예술발전에 한몫하고 있는 합창단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북돋아 주는 맛깔 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청소년문화센터에서는 춤누리 무용단 창단 공연이 '나비의 춤'이라는 소재로 펼쳐졌습니다. 멋과 흥의 춤이 질펀하게 무대 위를 휘저었습니다. 
'손 하나만 들어도 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동작이 거의 없는 듯하면서도 그 속에 잠겨 흐르는 미묘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전통춤의 특성입니다. 전통춤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의 자산입니다. 춤누리 무용단이 추구하고자 하는 전통춤의 계승, 발전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어질 것입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수원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이 펼쳐져 시민관객들을 행복의 세계로 이끌어갑니다. 
요즘 물가를 걱정하는 소리가 자주 들립니다. 대다수 시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정도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은 인간다운 삶, 풍요로운 삶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물론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입니다. 그렇다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욕구가 '배부르고 등 따슨 한량'들이나 즐기는 사치라는 생각은 잘못된 착각입니다. 
신체적 만족을 주는 의식주와 정신적 만족을 주는 문화와 예술은 인간에게 똑같이 중요하고 근본적인 욕망인 것입니다. 문화와 예술은 결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사치재가 아닙니다. 
 
어떤 장르의 예술이건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설령 심금을 울리지는 못한다손 치더라도 어떤 절실한 것이 가슴에 와 닿는 경지라야 합니다. 소리나 몸짓을 빌려 예술은 움직이고 고뇌하는 인간 정신을 묘사합니다. 그것을 통해서 감동과 즐거움을 우리들에게 안겨 줍니다. 머지않아 칼렌다 위에 얼어붙은 설경이 펼쳐지면서 날은 점차 추워질 것입니다. 
예술이 살아있는 도시는 행복합니다. 고달픈 일상 속에서 예술공연장을 찾는 슬기를 통해 행복감에 젖는 계기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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