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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꽃보다 화성
정수자/시인․문학박사
2009-04-22 14:08:11최종 업데이트 : 2009-04-22 14:08:11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칼럼]꽃보다 화성_1
[칼럼]꽃보다 화성_1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봄 한철/격정을 인내한/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분분한 낙화……/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지금은 가야 할 때," -이형기, '낙화' 부분

하르르하르르 지는 소멸의 아름다움이 절묘하다. 질 때가 더 눈부신 벚꽃 아래서는 특히 이 시가 제격이다. 하여 꽃철이면 꼭 읊조리는 대표시가 되었다. 그뿐인가, '가야 할 때'를 놓친 사람들 비꼬는 데도 곧잘 쓰는 대표적 표현이 되었다.

그런데 분분한 낙화에 취할 새도 없이 또 다른 꽃들이 피고 있다. 벚꽃에 이어 영산홍이며 새잎들이 연일 터진다. 그 만화방창 속에서 오늘도 변함없이 빛나는 꽃이 있으니, 철철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우리의 화성이다. 이즈음 화성을 보면 '꽃보다 화성'이란 표현이 절로 나올 만큼 넘치는 운치를 어쩌지 못하고 마구 뿜어낸다.

하지만 화성에도 '옥에 티'가 종종 발견된다. 모니터링은 그래서 꼭 필요한 활동이다. 아무리 훌륭한 문화유산이라도 복원, 보존, 관리 등의 허점을 살피고 따져야 오래 지키기 때문이다. 그만큼 문화유산의 온전한 관리와 향유에는 문화재지킴이들의 활동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화성도 지킴이들의 안 보이는 눈과 발길 덕에 더 오래 빛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에 살핀 팔달문 내부는 손상이 심해 곧 쓰러질 듯 위태롭고 안쓰러웠다. 참혹한 한국전쟁에서도 살아 '남은' 우리의 '남문'이 그동안 많이 늙고 지친 것이다. 함부로 보수할 수도 없는 문화재라 최선의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똑같은 자재를 구하기 힘든 게 목재문화유산 보수지만, 부디 최상의 보수로 우리 곁에 다시 늠름하게 서기를 바란다.

이렇듯 수원은 화성을 꽃답게 만드는 활동으로 분주하다. 화성 주변에 야생화 심기도 그 중 하나다. 많은 시민이 이 일에 기꺼이 동참했고, 직접 꽃을 골라 심었다. 야생화 가꾸기는 화성사업소 측이 지속적으로 펼칠 사업이라니 화성에 명풍경 하나를 더 얹겠다. 이 꽃들이 잘 자라도록 자주 가서 살피다 보면 화성 사랑의 꽃이 더 환하게 피어날 것이다.  

화성을 꽃 피우는 일은 또 있다. 시, 그림, 사진, 공예 등 거의 모든 장르의 예술적 형상화 작업들이다. 수원의 시인, 화가, 사진작가들은 오늘도 화성과 자기 예술의 진정한 개화를 위해 고심을 거듭한다. 화성만의 미학을 최대한 찾아 자신의 작품에 담고 또 담는다. 성돌 하나에 스민 시간의 무늬까지도 표현하는 노력들이 화성에 그윽한 예술적 격조를 더한다.

연극과 영화에서도 꽤 많은 작업이 있다. 화성을 공연장으로 시작한 화성국제연극제는 갈수록 화홍문, 성벽 등의 활용이 늘어 화성의 연극적 변용을 보여준다. 영화도 화성에서 찍은 게 여러 편이라 찾아볼 만하다. '청풍명월'의 방화수류정과 '왕의 남자'에서 서남암문이 자랑스러웠듯, 화성 장면 찾아보기도 화성을 아는 사람끼리만 나누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꽃보다 화성'도 사람과 함께여야 한다. 더 많은 이가 화성을 즐길 때, 사람 ․ 화성 ․ 예술의 꽃도 더 활짝 피어난다. 화성과 더불어 서로를 꽃피울 때, 미적 탐구도 다양하고 깊어진다. 그런 과정이 또 화성에 대한 세계적인 작품을 낳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꽃보다 빛나는 화성'의 향기를 더 오래 널리 드높일 날도 곧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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